서설, 구두 발자국

눈내리는새벽길을갑니다

발밑으로뽀드독,뽀드독..따라오는소리가

새벽고요를깨칩니다

엊저녁부터싸락눈이내리더니

밤내많은눈이내렸습니다

공원으로막올라서는데

눈앞이뵈지않게쏟아집니다

멍청히쏟아지는함박눈을바라봅니다

갑자기현기증마져들면서

눈발아래휘청~합니다

소나무에펑,펑,쏟아지는눈발을

고요함으로바라보려니

입니다

고즈넉함마져자아내는

상서로움이깃든

함박눈입니다

푸르른기상과

깨끗하니정갈한기운

속눈썹위로도소복소복

어깨에도수북수북

하늘중천으로펑,펑,펑,

어릴적생각없이부르던동요

여자아이들이고무줄놀이하며부르던노래

구두발자국

이동요가일제강점기에불려진

독립군노래라고합니다

갑자기숙연해지면서

쏟아지는눈발이장엄키까지합니다

눈발아래서서나직나직

독립군한이서려있을노래를새삼스레불러봅니다

하얀눈위에구두발자국

바둑이와같이간구두발자국

누가누가새벽길떠나갔나

외로운산길에구두발자국

도련님따라서새벽길갔나

길손드문산길에구두발자국

겨울해다가도록혼자남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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