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 황혼기

땅거미가지고

인생황혼기로급저물어갑니다

어떤60대후반인생과

마주앉음

그황혼기에도아직

[철들자망령난다]는옛속담을

한참이나생각케하는저녁이었습니다

그니가자취없이떠나가고도아직도상황파악내지는

자신의반성과처지를제대로인식치못하고

설왕설래하는영감님

안해는자꾸안됐다는마음으로

밑반찬이며식사를대접하자고하여

오일장을빌려두번째로마주앉는

막걸리에순대국자리

아직도떠나간부인을향해

炳新같은年이라고..

막상떠나간그니는

당장에단칸방에서생활고가닥쳤음은자명한데

텃밭이외의땅을매도한영감은몇억을손에거머지고는

기고만장의탱자탱자하지만영감또한급닥쳐든

홀로생활의곤고함은감출수가없는

비루하게궁색을넘어초라함

살면서안해가

조그마치라도아픈기색이면나는

만사를제쳐두고선에그에모든집중을모읍니다

아침부터치과에갔으면하는안해의혼잣말에

급서둘러치과에내려가바로치료

함께걸어서올라오며멀리돌아

운동을겸해도란두런걷는부부지간의동행길

영감님은아직도돈이면세상모든만사가이뤄질듯

크나큰착각과혼돈속에살아갑니다

"네가게맛을알아?라는

옛날광고카피한대목과같이

돈으로만살아질듯만만해뵈는인생살이의

쓰디쓴맛을이젠알아가려니..했으나

아직도한참멀어보입니다

울부부의오지랖으로자칫

남의가정사에끼어들기는뭣하지만서도

그니와친자매같이지내온터라

장날을빌려서간곡히

간언을할요량

가정이란저렇듯한겨울임에도

여리디여린토란대가흙을밀고올라오듯

따스함으로이룩되는것이아니던가베

영감스스로달포를홀로살아닥쳐보니

어찌돈으로세상만사가다만만하게되기나하던가?

택도없는소아기적졸렬함을조금은

깨달아가겠지..하였지만

아니었습니다

평생따스함으로일궈지는진정스러움의가정을

한번도가져보지못하고살아온나날의

황혼기적위기의봉착을

절감치못함에

안해이야기끝에정말나서고싶잖았던내가나섰습니다

지난십년세월금방지나갔듯앞으로십년

금새닥쳐왔다가지나가거늘

뭔돈다발싸들고양로원들어가면그만이라?

그곳의틀안에갇혀있지못할성정과

반갇힌몸이될터인데

양로원은당치도않다

떠나간사람에게여지를남겨주시라

밭떼기매매대금에서얼마간떼서따님을통해부쳐줘보시라

자식들에게체면이서는일이며

잃었던아버지자리를다소나마회복하는길이러니..

거실안에들여놓은화분속의

어여쁜사랑초는생명력이질기고억척스러운것

쉽사리얼어죽지도않커니와죽은듯하다가는소생하는기운

여느화초보다월등하다는것을아시는지

삶이란자연과많이닮아있어

조그마치의온기만불어넣어줘도되살아날사랑초

다시금생각을깊이숙고하시압

"그럼..한천만원부처볼까?"

막걸리집을나와찬바람부는장터를돌아

집으로오면서까지반신반의

가당찮음의씁쓸함

철들자망령나듯

영원토록삶의진정함을모르고살아갈지..싶었습니다

사람얼굴이각양이며각색이듯

어떤일에대한생각또한천차만별로상상이상인사람들

우리주위에는숱하게많음을봅니다

남들보기에외양만번듯하니전원주택에살면서

속으로는허물어지고문드러져

인생의황혼기를

쓸쓸함과곤고함으로살아가려는영감님

다시한번광고카피를속엣말로외쳐봅니다

"네가게맛을알어?"

황혼기의부부지정이란

진정무엇입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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