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해 섬여행

여행은언제나

마음이푸근해집니다

새벽일찍멀고먼남쪽바다로떠나는데

안해는마치소풍을떠나는아이같은마음이됩니다

여행의묘미는중간휴게소에들러

여행객특유의여유로움의한갓진마음에있습니다

안해는그좋아하는우동한그릇에

나는시레기국밥으로따뜻한아침식사를합니다

그리곤남으로남으로달려내려가다가

풍경이마치이름봄날같은풍경에서차를세우고는

겨울한가운데서벗어난따스한풍광을

한동안무연히바라봅니다

무작정하고달리기만하는여행법은사양합니다

어찌목적지만여행지입니까

민물과바닷물이만나는지점의하구에서는

청둥오리가갈대와함께마치한폭의풍경화를그려냅니다

다시차를멈추고

다사로운풍경앞에서서

멀리떠나온여수에잠겨봅니다

구름한점없이맑은좋은날의여행지

남녘최남단까지족히4~5시간은

추월차로아닌주행차로를

정속주행을하면서

아름다운풍경을차창으로이리저리구경하면서

가다쉬다여유로움으로달려왔습니다

목적지로만내달릴것이아닌

이것이참다운여행법이지..싶습니다

팔영산이랍니다

여덟개산봉우리가아름답습니다

물에비치는음영이

가히일품이라고합니다

단촐하니다정다감으로

세부부여섯명만이전체회원인

思友會

부부모임겸한해를보내는

조촐한휴식겸사반가운모임을

각자집에서반찬음식을

한두가지준비

이렇게훌륭한만찬의

식사의즐거움을어디다견주겠습니까

뒤곁동백나무가한창입니다

화단에도마치봄볕을쬐듯

부드러운해풍으로

봄화단입니다

맑디맑은바다가

마당아래로만조입니다

팔영산언저리를돌아

드라이브를하기로합니다

봄날의풍경들이아스라히펼쳐지는

따스한봄길을달려갑니다

폐교를미술관으로만들었습니다

남포미술관에마침안해가지대한관심을갖는

옛선현들의서예전시회를합니다

묵향이은은히번져가듯

마음이깊이모를침잠으로들게합니다

옛선비의풍류를따라왔습니다

고고하지만외롭지않은기상

국민핵교적복도를거닐듯나직나직

동백꽃도나직나직고요히피었다가

봉오리째소복소복동백나무아래

불긋불긋낙화입니다

바닷가로나가너른백사장

모래밭을걸어가면서

눈은수평선에

둡니다

많이보고싶었습니다

지나간추억들이

저녁빛에사위어갑니다

얌전한파도소리에나직한파도가

모래사장으로올라옵니다

너른수평선을안아

파도소리를듣노라면마음이단아해집니다

글씨를모래밭에쓰고는

반가움에미소를짓는안해의해맑간표정

덩달아행복해지는내마음이

물새가총총총남긴발자국을따라바다기슭을갑니다

참한갓진마음으로

바닷가를걷다가사진을박다가

조개껍질을줍다가는

다시모래사장발자국을따라갑니다

고운모래밭끄트머리에는

저녁빛은모래가고요롭게도반짝입니다

봄빛이펼쳐지는아름다운풍광

멀리멀어지는서녘바다의

銀波가섬과섬사이를돌아나와

해안선으로반짝이며

눈이부시도록

아름다운풍경이됩니다

저녁빛을받아

고즈넉한전망대찻집에앉아

섬과그넘엇바다수평선을무연히바라봅니다

섬이름자를적어놓아

다시금섬들을하나씩바라봅니다

파도없이저무는바다는

명경같이고요롭기그지없습니다

노란저녁빛이

가득들어오는탁자에앉아

이런저런한담을나누는

친구부부들과의

따뜻한시간

그러다가먼수평선에만

눈길을주다가

너른바다를지나가는배한척에다

마음을실어봅니다

영업시간이다하여일어나야하는아쉬움

금빛노을이지는

바다저편을뒤돌아보며

숙소로돌아옵니다

집앞바다는

저녁을맞을준비로바다가차분합니다

이윽고밤방파제아래

배들도물결도잠이듭니다

건너편

섬마을의불빛들이

바다에비쳐아름답습니다

방파제끄트머리로

밤낚시를나갔습니다

밤기온이제법쎄합니다

한마리낚으며

친구가불락이라고합니다

이밤중에끝내잡아올린바닷고기이름따라

추운밤공기에버티다버티다불락한마리만내주는밤바다

난공불락이지싶습니다

손을호호불어가며숙소로돌아오니

토방의따뜻한훈김으로저녁식사가기다립니다

부산에서

대구에서

진천에서

가져온정성된식단이

입에꼭맞습니다

져넉상을물리고

부산친구의대금연주로한식경을보냅니다

그러다가이어지는끝없이긴긴겨울밤이야기는

50년대를거쳐70년대의눈물고개를넘다가

눈물찔끔,가슴평평,이어지다가

노래방없이이불을펼쳐놓고빙둘러앉아

생음악으로목청껏6,7080의옛노래가

유장토록돌아갑니다

밤이슥토록

노래가한번도겹쳐지지않게돌아가면서

배꼽잡고웃다가애절토록옛생각에마음찡하다가는

잠을잊는중핵교적감성으로돌아가

자정이넘어가고새벽으로

치닫는데잠은안오고

목이잠기고쇳소리가목구멍을넘어오도록

노래를부르고또부르며

청승토록한맺힌목관악기특유의

밤깊어대금소리토방가득히흐드끼며

새벽세시를넘어갑니다

이불속방바닥은쩔쩔끓고

목은잠겨오고

옆방으로잠자리를찾아가는사람에

눈이더욱쌩쌩하게빛을발하는사람에

옆으로스르륵몸이기울어가는사람에

몇십년간

마음속응어리진중년들의한맺힘을꺼내

이불자락에펼쳐놓고는울먹울먹눈시울이젖어드는

가슴울컥해지는이상한분위기가끝모르게편안토록깊어지면서

이제껏가져보지못한진정스러움의

특별한송년회밤이되었습니다

옛날식정서에흠뻑젖어들어

자꾸만행복해지는마음

토방에가득

더머물고픈편안키그지없는

따순분위기를아쉬워하며

문창살에다

편안한옛꿈을다시펼칠

잠자리에깊이듭니다

아름다운사람들과

호젓히밝힌한밤중에서새벽으로

고요히고요히행복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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