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지팥죽
BY glassy777 ON 12. 22, 2015
안해와함께제법먼거리를운동삼아
사찰음식인동지팥죽을먹으러
배낭을챙겨걷는다
산사에오르기도전에당도하는
극락마을이란다
충청도에서경기도를넘어서는
사계절풍경이아름다운길
지난폭설에나무밑둥이꺾여져쓰러진
설해목하나에두손을모아
합장을해본다
삶의무게를견디지못하고
스러져가는영혼들을향하여두손을모아본다
걸어서넘어가느라좀늦은공양간에서
새알옹심이가부화하여날아간
팥죽을두그릇거뜬히
동치미의시원함으로
맛나게비웠다
다시접시한가득
찰시루떡의감칠맛은또말해무엇하리
마치스님들의모습을닮은모습의
순하디순한개한마리가
떡하니누웠는모습
개는주인을닮는다고하더니만
행동거지가스님이다
단청을칠하지않는대웅전
그처마아래로
풍경소리
맑다
마치새봄같은날씨에다
나무가쟁이끄트머리에대롱대롱매달린
물방울의영롱함이나무마다에달렸다
봄님이겨울을건너
올해는맞바로오시려나보다
물에서도봄내음봄맛이다
산신각용마루위로도봄빛이다
따사롭기까지한햇볕을쬐며
오래도록해바라기를하다
건너산으로도봄날같이
좋은날
옅은명암이교차하는
앞산머리
논배미로쏟아지는햇살이
부드럽고곱다
두메저수지수변에다차를세워두고
냉이를뜯다가집으로돌아가는
동지팥죽구수한길
안해가보온병에준비해온블랙커피에
엊그제대구친구가사서실어준
에이스에따끈한커피를
담궜다가먹는
환상의맛
쉼표가있는차창으로
내다보는산천이
봄날이다
울부부에게는
세상무엇과도견주지않을
소소한시골살이의
즐거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