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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세 국내 최고령 CEO의 마지막 도전

‘팔리지도 않는 자연치즈는 도대체 왜 생산하려 하나?’

아침 8시 비행기를 타고 전라북도 고창군 상하면에 있는 매일유업 자연치즈공장 첫 제품 출시를 취재하러 가는 내내 떠오른 의문이었습니다.

매일유업은 지난 7일부터 이곳 상하공장에서 자연치즈 생산을 시작했습니다. 자연치즈는 보존제 등 첨가물이 들어가는 가공치즈와 달리 100% 우유만으로 만들어지는 치즈. 그동안 자연치즈는 국내에 생산되는 곳이 없어 전량 수입돼 왔습니다. 연간 판매량은 50~60여톤에 국내 치즈시장 점유율은 5%에 불과합니다.

자연치즈를 수입 판매하는 것도 겨우 이익이 날까말까인데, 250억여원이라는 적쟎은 돈을 투입해 공장까지 짓는다는 것은 무모하다는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매일유업에서도 이런 시장상황을 모르지 않습니다. 대다수 임원들이 “아직 국내에 자연치즈 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았다”는 이유로 공장 설립을 반대했다고 합니다.

상하공장 설립은 올해 84세로 국내 최고령 CEO인 매일유업 김복용(金福鏞) 회장이 “내 마지막 사업”이라며 강하게 밀어붙여 성사됐습니다. 이날 상하공장에서 만난 김 회장은 다소 상기된 듯한 얼굴이었습니다. 김 회장은 ‘우유 소비 확대’를 위해 공장을 설립했다고 설명했습니다.

그는 “이웃 일본의 경우 10년 전부터 자연치즈를 생산하기 시작했는데, 자연치즈 시장이 커지면서 우유 소비량이 확대됐다”며 “일본의 사례를 보고 우리나라에서도 자연치즈 공장을 세워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하더군요.

김 회장도 자연치즈 공장 설립이 그리 안전한 투자가 아님은 알고 있었습니다. 그는 “시장이 형성되지 않은 상태에서 자연치즈 공장을 만든 것은 일종의 도박이지만, 언젠가는 해야 할 일이기 때문에 결단을 내렸다”고 말했습니다.

그가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정력을 이 공장에 쏟아부었다”고 말할 때는 비장하게까지 들리더군요.

얼마 전 조선일보 산업부는 ‘도전을 두려워하는 재벌 2세들’이라는 기획기사를 연재했습니다. 자신이 일구지 않은 큰 기업을 물려받은 재벌 2·3세들이 망하는 것이 두려워 수입자동차 등 안전한 사업에만 치중하고 있다고 비판하는 한편, 기업가정신과’야생성’의 회복을 바란다는내용이었습니다.

큰 손해를 볼 수도 있지만 우유소비 촉진을 위해 자연치즈 생산 및 판매에 뛰어든 ‘무모한’ 김복용 회장. 그에게서 과거 기업인들의 거친 도전정신이느껴졌다면 너무 센티멘탈한 기자일까요.

상하공장에서 생산되는 자연치즈는 프랑스에서 시작된 ‘카망베르’(Camembert) 치즈입니다. 뽀얗게 하얀 껍질을 가르면 노란 속살이 크림처럼 부드러운 치즈죠. 상하공장에서 생산한 ‘상하 카망베르’는 기존카망베르 특유의짠맛과 쿰쿰한 향이 약한 반면, 입에서 덜 부드럽게 씹히더군요.제 입맛에는 그다지 카망베르 같지 않았습니다. 매일유업측은 “치즈에 익숙찮은 한국인 입맛에 맞춘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판단은 여러분께서 직접 하시죠. /구름에

1 Comment

  1. 모닝플러스

    2004년 9월 30일 at 10:32 오전

    저 이번 추석에 이거 선물 받았는데, 치즈에서 밤꽃냄새가 나던걸요? 처음엔 맛이 좀 이상한 거 같았는데 먹을수록 괜찮은 거 같기도 하고… 암튼 맛이 좀 얄딱구리하죠… ^^;;
    아무튼간에 치즈에 이런 비하인드 스토리가 있는 줄은 몰랐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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