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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김치명인 김치비법 - 김성윤의 맛
김치명인 김치비법

지난주 김치명인들의 별미 김치 기사를 조선경제 섹션에 썼습니다. 김치 만드는 법을 문의하신 분들이 많아 이들 14명의 김치 레서피와 비법을제가 운영하는 ‘구름에클럽’에 올렸습니다. 기자클럽(http://club.chosun.com/reporter)에 가시면 쉽게 찾으실 수 있을겁니다. 기사 원문은 아래 다시 올립니다. /구름에

지난 10일 강원도 횡성 종가집 김치공장. 밖에서는 가을비가 추적추적 내렸지만, 공장 내 실연실(實演室)은 김치 솜씨라면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는다고 자부하는 전국 각지의 어머니 14명과 이들을 응원하는 가족들의 열기로 뜨거웠다. 이들 14명은 ‘김치명인’ 5명을 선발하는 결선에 올라온 쟁쟁한 실력자들. 종가집이 다양한 김치맛을 발굴·보존하기 위해 마련한 ‘2004 최고의 어머니 손맛을 찾습니다’ 행사에 응모한 2200여명의 경쟁자들을 물리치고 올라온 후보들이다.
이번 결선에 올라온 김치 중에는 몸에 좋은 늙은호박을 이용한 것들이 많았다. 경기도 수원에서 온 양인자씨는 삶아 으깬 늙은호박과 사과, 무, 배를 속으로 넣은 ‘백김치’를 만들었다. 산모 도우미를 해온 양씨는 “입맛을 잃은 산모에게 먹일 음식을 궁리하다 백김치를 개발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새콤달콤하면서도 시원한 국물이 입맛을 되돌리기에 그만이다. 배추김치를 담근 박정숙씨(서울 강동구)는 “배춧잎 사이사이 박아둔 늙은호박을 프라이팬에 지져 먹으면 아주 맛있다”고 말했다.
화학조미료 대신 과일이나 해산물 등 천연재료를 활용해 감칠맛을 내는 노력도 돋보였다. 경남 울산에 사는 변묘숙씨는 설탕 대신 배즙을 졸인 시럽을 사용했다. 변씨는 “배시럽과 멸장(멸치액젓), 굴이 어우러져 내는 톡 쏘는 맛은 어느 김치에도 없는 오묘한 맛”이라고 강조했다. 울산에서 온 이영순씨는 마른 멸치·새우·명태 등 건어물로 단맛을 냈고, “사이다처럼 쨍한 맛이 일품”이라는 평양김치를 만든 하금이씨는 “바닷가재나 꽃게를 끓인 국물을 식혀 부어준다”고 설명했다.
남은 음식이나 채소로 별미 김치를 만든 지혜도 눈에 띄었다. 충남 서산에서 예전부터 먹어왔다는 ‘게국지’는 먹고 남은 간장게장 국물에 배추와 무청, 호박 등을 갖은 양념으로 버무린 후, 숨이 죽으면 바로 찌개처럼 끓여먹는 별미. 시큼하면서도 구수해서 뜨끈한 밥 생각이 간절하게 했다. 게국지를 만든 김동열씨는 “겨우내 두고 먹어도 쉬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경기도에서 고추농사를 짓는 양오분씨는 남은 풋고추를 어떻게 하면 맛있게 먹을 수 있을까 고민하다 ‘고추소박이’를 개발했다. 반으로 갈라 소금물에 잠깐 절인 고추에 오이소박이를 하듯 소를 푸짐하게 채운다. 익은 고추가 달고 아삭하다. 양씨는 “고추가 ‘약이 올라’ 너무 매워지는 가을 이전에 딴 고추가 좋다”고 귀띔했다.
집안 대대로 전해져오는 독특한 김치들도 나왔다. 전남 나주 나씨 종갓집 맏며느리인 이종순씨는 시댁에서 대대로 전해 내려오는 ‘긁은지’를 선보였다. 통무의 속을 파내고 그 속을 배, 사과, 명태, 미나리, 쇠고기 조림, 잣, 은행 등으로 채웠다. 개성 보쌈김치의 ‘무 버전’인 셈이다. 경북 영천 출신 어머니로부터 전수받았다는 성경순씨의 ‘들깨동치미’는 동치미 특유의 시원한 국물에 들깨의 구수한 맛이 더해졌다.
이외에 김치에 곱게 간 갈치 살과 배추뿌리를 넣은 강선자씨, 호남의 ‘지픈’(‘깊은’의 전라도 사투리) 맛을 보여준 마삼순씨, 해조류의 일종인 청각을 넣은 서귀순씨, 무청김치를 만든 박명숙씨, 총각김치를 담근 김옥자씨(전남 목포)도 심사위원들로부터 호평을 얻었다. 최종 김치명인으로 선발된 5명은 오는 24일 발표된다.
/횡성=김성윤기자 gourmet@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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