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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깨 있었지만 혀는 졸고 있었다-오스테리아 에오

창조적이고 완성도 높은 이탈리아 음식으로 이름 높은 서울 청담동 ‘리스토란데 에오(Ristorante Eo)’의 어윤권 셰프가 지난해 말 신사동 가로수길에 두 번째 식당 ‘오스테리아 에오(Osteria Eo)’를 냈다. ‘리스토란테 에오’보다는 캐주얼하지만, 어 셰프의 솜씨는 고스란히 느낄 수 있을 것이라 기대되는 ‘오스테리아 에오’를 찾았다.

2층에 있는 오스테리아 에오에 들어가려면 1층에 있는 또 다른 이탈리아 레스토랑 ‘논나(Nonn)’를 가로질러 계단을 올라가야 한다. 헷갈린다. 요즘은 셋집도 입구가 따로인데, 어색하다.

오스테리아는 이탈리아어로 편안하게 와인과 음식을 즐기는 식당을 의미한다. 이곳의 인테리어는 고급 갤러리 라운지에 가깝다. 흰색과 거울로 장식된 실내에 하얀 의자와 하얀 격자로 장식된 넓은 창은 오후의 홍차나 한밤의 칵테일이 더 어울릴법하다.

웨이터는 “인기 메뉴는 전복 파스타, 게살 탈리아텔레 등 파스타류”라고 했다. 아뮤즈부시(amuse-bouche·식전 입맛 돋우는 음식)와 전채 2가지, 파스타류, 고기나 생선 중 선택 가능한 메인, 디저트와 차로 구성된 저녁코스메뉴는 4만8000원으로 가격이 합리적인 편이다. 아뮤즈부시로 파르마햄과 멜론이 나왔다. 멜론이 덜 익긴 했지만 여기까진 무난했다.

이 식당은 맛보다는 ‘비주얼(visual)’에 집중한 것 같다. 젤라틴에 넣고 굳힌 문어 다리의 단면이 동그랗게 드러나도록 얇게 썬 ‘문어 테린’은 아름답다. 하지만 간이 심심하다 못해 밋밋하다. 쫄깃한 문어보다는 과하게 쓴 젤라틴 냄새가 도드라진다. 문어 테린 이후로 나온 모든 음식이 단조롭고 밍밍했다. 사과 향이 빠진 사과와 돌나물을 곁들인 ‘돼지 안심구이’는 설명과 달리 안심이 아닌 삼겹살을 썼는데도 육즙 빠진 안심처럼 퍽퍽하다. 모짜렐라치즈와 파르미지아노치즈를 얹은 가지 라자냐는 구운 가지 특유의 아린 맛과 쓴맛을 잡지 못했고, 치즈와 베이컨을 넣은 감자 뇨끼는 끈적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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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스테리아 에오의 전채요리 ‘문어테린’. 조선영상미디어 허재성 기자

압권은 고구마를 곁들인 농어구이와 쇠고기 안심구이. 굽기는 잘 구워서 먹을 만한데, 퍽퍽한 고구마를 곁들인 이유를 모르겠다. 사프란 리조토(이탈리아식 쌀요리)를 곁들인 오소부코(ossobuco·이탈리아식 송아지 정강이 찜요리)는 수분과 함께 풍미도 증발했다. 마른 오소부코를 먹다 목을 축이려 연신 물을 마시지만, 종업원을 불러 부탁해야만 빈 잔을 채워 줄 만큼 눈치가 없다.

두 시간여 식사시간 동안 미각(味覺)이 한 번도 깨어나지 않았다. 어윤권 셰프는 “식당을 오픈할 때 참여했지만 이제는 손을 뗀 상태”라고 말했다. 식당 주인은 “어 셰프가 주방을 맡아 책임지고 있지는 않지만 현재 주방장이 어 셰프의 제자이며, 어 셰프가 전화로 꾸준히 맛을 관리하고 있다”고 했다. 과연 에오라는 이름을 공유해도 될지 의심스럽다./음식평론가 식탐(필명)

★★(5개 만점=맛·가격·분위기·서비스 총점)

주소_서울 강남구 신사동 534-18(가로수길 중간 ‘논나’ 2층)

전화_(02)3443-1280

영업시간_점심 정오~오후 3시, 저녁 오후 6~10시

메뉴_문어테린 1만8000원, 전복파스타 3만원, 게살 탈리아텔레 2만7000원, 한우 안심구이 3만2000원, 오소부코와 사프란리조토 3만원, 점심코스메뉴 2만7000원, 저녁코스메뉴 4만8000원·부가세 10% 별도

주차_대행서비스(valet parking) 가능

1 Comment

  1. 희란야

    2009년 4월 9일 at 7:50 오후

    군침,군침 ..시장기가 발동을 ..
    명품요리 맛보러 가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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