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톤보리 구쿠루 다코야키박물관 분점.
다코야키(たこやき)는 오사카 사람들이 편애하는 간식이다. 오사카 시내 어디서나 다코야키 가게를 볼 수 있고, 웬만하면 길게 줄이 선다. 웨스틴오사카 호텔 홍보담당 구리야마 가즈코(栗山和子)씨는 “다코야키 만드는 도구 없는 오사카 가정은 드물 것”이라고 했다.
다코야키는 간단하게 말해 ‘문어빵’이다. 막처럼 얇은 겉껍질은 바삭하고, 속은 혀를 델 듯 뜨거우면서 크림처럼 부드럽다. 문어살이 탱글탱글 씹힌다. 원래는 쇠고기와 우무(곤약)를 넣었다. 이름도 ‘라디오야키’였다. 라디오야키는 다이쇼(大正·1912~1926) 시대부터 쇼와(昭和·1926~1989) 초기 즐겨 먹던 간식이다. 당시는 라디오가 보급되기 시작한 때. ‘라디오=새로운 물건’을 뜻했고, 이 새롭게 등장한 간식에도 라디오가 붙었다. 국도변에서 운전자들에게 스낵으로 팔았다.
문어가 들어간 오늘날의 다코야키가 탄생한 건 1935년. ‘아이즈야(会津屋)’ 사장이 “아카시(明石)에도 라디오야키 비슷한 게 있는데, 쇠고기 대신 문어를 넣더라”는 손님 말을 듣고 문어를 넣게 됐다.
다코야키는 지름이 대략 3㎝이다. 밀가루(박력분)에 다시마나 가다랑어(가쓰오부시)포 따위를 우린 국물에 달걀, 소금, 간장을 섞어 반죽을 만든다. 동그란 홈이 파인 철판에 반죽을 붓고 삶은 문어살 두세 쪽을 넣는다. 문어살 1개 크기는 1~1.5㎝. 발판은 식감이 좋으니 되도록 살린다. 튀김 부스러기(텐카쓰)를 넣어 바삭바삭 씹는 맛을 강조하기도 한다. 아래쪽이 익으면 90도 정도 돌리는 과정을 반복해 동그랗게 만든다. 표면이 건조해지면 솔로 기름을 발라주기도 한다. 다코야키는 본래 소스 없이 먹었다. 그러다 다코야키가 인기를 끌고 퍼지면서 우스터소스, 마요네즈, 가다랑어포 등 다양한 양념을 곁들이는 형태로 발전했다.
아이즈야(会津屋)_다코야키 ‘원조집’이란 자부심이 대단하다. 1933년 문 열었다. “다코야키란 소스를 찍지 않는, 손도 더럽히지 않는, 식어도 맛있는 것이 진짜”라 주장한다. 소금 또는 간장으로만 맛을 낸 원조 다코야키를 맛볼 수 있다. 라디오야키도 판다. 오사카에 7개 점포가 있다. 본점 주소 西城区玉出西2-3-1, 전화 06-6651-2311
고가류(甲賀流)_다코야키에 처음으로 마요네즈를 뿌린 가게로 역사에 이름을 새겼다. 달걀 노른자만으로 직접 만드는 마요네즈 맛이 독특하다고 자부한다. “사시미용 진짜 문어” “다시마 등 7가지 다시와 조미료를 섞은 반죽”이 특별한 맛을 낸다는 자평이다. 주소 中央区西心齋橋2-18-4, 전화 06-6211-0519
도톤보리 아카오니(道頓堀 赤鬼)_오사카 최대 먹자거리 도톤보리의 대표 다코야키점. 귀여운 아기 도깨비 모양 축제등이 간판에 붙어 있어서 찾기 쉽다. 가다랑어 육수에 여러 종류의 밀가루 섞어 반죽을 만든다. 뜨거운 육수에 잘 구운 다코야키를 찍어 먹는 맛이 각별하다. 주소 中央区道頓堀1-6-9, 전화 06-6211-0269
도톤보리 구쿠루(道頓堀 くくる)_도톤보리에서 아카오니와 자웅을 겨루는 다코야키 명가. 거대한 문어 모형이 간판에 붙어있다. 다코야키 외에도 20가지가 넘는 문어요리를 맛볼 수 있다. 문어를 살짝 데쳐 참깨나 폰즈소스에 찍어 먹는 ‘다코샤부’가 인기. 주소 中央区道頓堀1-10-7, 전화 06-6212-7381
다코야키박물관(Osaka Takoyaki Museum)_다코야키 먹으러 돌아다니기 힘들다면. 아이즈야, 코가류, 쿠쿠루, 야마창(やまちゃん), 주하치반(十八番) 등 오사카 인기 다코야키점 다섯이 모여있다. 다코야키의 역사와 종류를 자세하게 소개한 패널과 오사카 시내 유명 다코야키점 26곳 위치 안내 지도가 있다. 일본어로만 된 점은 아쉽다. 다코야키 만드는 도구, 반죽, 휴대전화 줄, 인형 등 다양한 다코야키 관련 상품도 판다. ‘유니버설 스튜디오 재팬’에 붙어있는 ‘유니버설 시티워크(Universal Citywalk)’ 쇼핑몰 4층, 전화 06-6464-3080
/늘 궁금했습니다. ‘일본사람들은 이 별 맛 없는 음식에 왜 그렇게 열광할까?’ 한국에서 먹어본 다코야키는 한번도 맛있었던 적이 없었거든요. 이번 오사카에서 비로소 깨달았습니다. 다코야키가 맛없는 게 아니라, 한국의 다코야키가 맛없는 것이었던거죠. 주말매거진에 쓴 오사카 맛여행 기사 중 하나입니다. 구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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