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rive&Dine-미니 컨버터블&수제 햄버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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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니 컨버터블. 서울 신사동 가로수길과 아주 잘 어울리죠?

귀엽고 똘똘한 강아지.

BMW가 지난 26일 국내시장에 출시한 뉴 미니 컨버터블(New Mini Convertible)의 첫인상이 그랬다. 길이 3.699에 폭 1.913로 마티즈보다 약간 큰 정도. 아담한 체격이다. 크롬 도금한 원형 헤드램프는 크진 않지만 반짝반짝 빛나고, ‘씩’ 웃는 입처럼 생긴 라디에이터 그릴에서 장난기도 볼 수 있었다.

미니를 처음 데려간 곳은 서울 남산 순환도로. 녀석도 흥분한 모양이다. 엔진이 ‘웅웅’ 기분 좋은 소리를 낸다. 그런데 이 녀석, 버릇없을 줄 알았더니 상당히 잘 훈련됐다. 주인 명령에 군말 없이 즉각 복종한다. 멈추라면 멈추고, 달리라면 달린다. 액셀러레이터를 밟으면 즉시 속도를 올리고, 브레이크를 밟으면 제때 선다. 운동신경도 상당하다. 뒷바퀴가 바깥으로 밀려나가는 느낌 없이 깨끗하게 코너를 돌아 나간다.

옛날 자동차 계기반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레트로 디자인’의 내부는 외관만큼 귀엽다. 생각보단 넓다. 미니 컨버터블은 스티어링 휠 뒤 타코미터 왼쪽에 ‘오픈타이머(Always Open Timer)’란 게 붙어 있다. 주행 중 지붕을 얼마나 오래 열었는지 기록하는 장치다. BMW측에서는 ‘오픈 본능을 자극한다’고 설명하나, 과연? 취향 차이겠으나, 털이라는 완벽한 옷을 입은 강아지에게 굳이 입히는 애완견용 옷 같다.

CD플레이어와 라디오가 속도계 아래 배치됐다. 뛰어난 ‘독일 사육사’ 손에서 크고 훈련됐지만 영국이 고향인 미니에 맞는 음악은 역시 영국 팝송이다. 한국에서도 인기 높은 미카(Mika)의 달콤하면서 통통 튀는 ‘롤리팝(Lollipop)’, ‘러브 투데이(Love Today)’가 미니와 궁합이 맞았다.

양수리로 데려 가볼까도 했지만, 미니는 장거리 교외 드라이브보단 도시에 어울렸다. 딱딱한 서스펜션 덕분에 탁월한 코너링 능력과 도로를 움켜쥐고 달리는 듯한 접지력을 갖췄지만, 도로의 굴곡과 요철이 발과 엉덩이, 허리, 등에 온전히 전해진다. 컨버터블이어서인지 ‘정숙한 실내 분위기’와는 거리가 있었다. 오래 타고 달리기에는 피곤한 감이 없지 않다.

힘 넘치는 미니와 몇 시간 놀았더니 배가 고팠다. 미니를 타고 가기엔 고급 프랑스 레스토랑이나 전통 한정식집은 아니다 싶었다. 그렇다고 녀석을 데리고 백반이나 자장면을 먹으러 가기도 어색했다. 격식을 차리지 않지만 그렇다고 싸구려도 아닌 곳.

이태원 ‘비스트로 코너(Bistro Corner·02-792-9282)’로 갔다. 이태원 후미진 구석에 있다. 테이블 대여섯 개가 고작인 작은 식당. 하지만 값싼 잡육이 아닌, 제대로 된 쇠고기를 사용해 공들여 수제(手製) 햄버거를 만든다. 미니처럼 작지만 제대로다. 호주산 쇠고기 목등심과 양지로 만든 패티를 숯불에 구워 느끼하지 않다. 맑은 육즙이 고소하고 고기향이 투명하다. 햄버거 6500원, 베이컨 치즈버거 85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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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 도산공원 앞 ‘트리플오즈’의 ‘디 오리지널’ 햄버거.

강남에선 ‘트리플오즈(Triple O’s·02-512-2970) 수제 햄버거가 먹을만하다. 도산공원 앞 호림미술관 분관에 있다. 디 오리지널(The Orignal·7400원)이 대표 햄버거다. 햄버거 위에 늘어진 오이 피클이 인상적이다. 호주산 소 앞다리 살과 어깨 살로 만든 패티가 1/4파운드(약 113)으로 두툼하다. 베이컨과 체다치즈가 추가된 BC버거(Bacon Cheese Burger) 9600원.

햄버거를 먹으니 입이 느끼하다. 홍차의 나라 영국에서 온 녀석이지만 커피, 그 중에도 양은 적지만 강한 압력을 이용해 순식간에 커피의 맛과 향을 최대치로 추출하는 에스프레소(espresso)가 어울린다. 에스프레소가 너무 진하면 에스프레소에 뜨거운 물을 탄 아메리카노(americano)가 있다.

이태원 ‘닐스 야드(Neal’s Yard·02-794-7278)’도 미니에 어울린다. 영국 패션디자이너 폴 스미스(Paul Smith)의 재킷 안감처럼 알록달록한 색감의 실내는 미니와 비슷한 분위기다. 에스프레소 3500원, 아메리카노 4000원. 초코와플(1만3500원)을 곁들이면 좋다.

강남에서 미니를 타고 신사동 가로수길에 있는 ‘에스프레사멘테 일리(espressamente illy·02-510-5051)’로 간다. 세련된 젊은이들과 독특한 가게로 가득한 가로수 길은 미니와 가장 어울리는 길일지 모르나, 좁고 복잡하고 주차공간 찾기가 불가능에 가깝다. 그럼에도 에스프레사멘테 일리는 에스프레소 맛보러 일부러 찾을 만하다. 이탈리아 대표 커피브랜드 일리에서 운영한다. 제대로 뽑은 에스프레소(4000원)와 에스프레소 응용 음료가 다양하다.

카페를 나오며 입가를 닦는데 미니가 나를 본다. 더 놀자며 눈을 반짝거린다. 그래, 아무리 피곤해도 너랑 놀아야겠다. 미워할 수 없는 녀석이다.

/자동차 특집섹션에 지난 4월 쓴 글입니다. 자동차의 성격과 특징을 잡아, 그 차와 어울리는 음식과 음료를 찾아 소개하는데, 생각보다 재밌네요. 앞으로 ‘드라이브&다인(Drive&Dine)’이란 이름으로 매달 한 번씩 연재하게 됐습니다. 구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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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로수길에서 주인을 기다리는 미니 컨버터블. 강아지처럼 귀엽죠?

1 Comment

  1. 반짝

    2009년 5월 14일 at 2:41 오후

    서울에 산다면 한번 먹어보고 싶다 >ㅆ<//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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