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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강원도의 힘? 강원도의 맛!-성게물회 - 김성윤의 맛
강원도의 힘? 강원도의 맛!-성게물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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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게와 해삼과오징어.뜨겁고 싱싱한 여름바다의 맛이 입안에서 폭죽처럼 터집니다. 성게물회입니다.

사진은 김승완 기자가 찍었습니다.

주황에 가까운 진한 노란색 성게알이 검붉은 해삼과 함께 빨간 국물 한가운데 섬처럼 떠있다. 성게알과 멍게를 숟가락으로 듬뿍 떠서 입에 넣는다. 성게알이 크림처럼 부드럽다. 씹을 틈도 없이 혀 위에서 녹아내린다. 고소하다 못해 달다. 성게알이 우아하고 세련된 감칠맛이라면 해삼은 야성(野性)이 넘친다. 오독오독 단단한 해삼은 씹으면 씹을수록 성게알과는 다른 종류의 감칠맛이 배 나온다. 성게알과 해삼이 서로의 감칠맛을 배가하고 증폭시킨다. 달궈진 해안을 식혀주는, 초저녁 바닷바람이 입안에 분다. 여름 바다를 한입 가득 머금은 기분이다.

성게물회는 동해의 여름 별미다. 강릉 ‘장원물항각’ 주인 홍순철씨는 “성게는 8월까지가 제철”이라고 했다. “보라성게와 불그스름한 말똥성게가 있어요. 말똥성게가 조금 더 나아요. 가시가 짧아 밤톨처럼 생긴 말똥성게는 7월 말부터 알이 차기 시작하니까 조금 더 있어야 먹지요. 가시가 길고 색이 검은 보라성게는 지금도 충분히 맛있고요.”

성게는 그동안 국내에서 쉬 맛볼 수 없었던 별미이다. 그런데 최근 동해 어느 항구이건 흔하게 보게 됐다. 까닭이 있다. 성게는 거의 전량 일본으로 비싼 가격에 수출됐었다. 일본에서 성게는 운단(雲丹)이라 하여 귀한 대접을 받는다. 서민들은 구경도 하기 어렵다. 지자체와 어민들은 일본에 수출하기 위해 어린 성게를 동해안 일대에 대량 뿌려놨다. 그런데 값싼 중국산 성게에 밀려 경쟁력을 잃어 수출이 크게 줄었다. 천적인 돌돔 등이 남획되면서 개체 수가 줄어들자, 성게 천지가 됐다.

요즘은 성게가 미역과 다시마를 닥치는 대로 먹어 치우며 생태계와 어장을 파괴하는 천덕꾸러기 신세가 됐다. 강릉 사천 ‘돌고래횟집’ 주인 최금순씨는 “요즘은 금어기도 없고 아무 때나 잡는다”고 했다.

만드는 법은 어렵지 않다. 우선 싱싱한 성게를 반으로 가른다. 노란 성게알 네 덩이가 보인다. 숟가락으로 조심스럽게 알을 떠낸다. 냉면 사발에 가늘게 썬 오이와 양파, 부추, 쪽파 따위 채소를 푸짐하게 담고, 초장을 풀고 식초로 새콤달콤하게 간 한 국물을 붓는다.

국물은 식당마다 나름의 노하우가 다르다. 장원물항각에서는 초고추장을 동치미국물에 푼다. 사이다를 전혀 넣지 않았는데도 톡 쏘는 탄산 느낌이 나니 희한하다. 식초와 물엿은 새콤달콤한 맛을 살릴 정도로 자제한다. 여기에 해삼이나 전복을 넣는데, 풋풋한 여름 바다 내음 물씬한 해삼이 성게와 가장 어울린다고 한다. 남은 국물에 소면을 말아 먹는다.

돌고래횟집은 북어와 다시마 우린 육수를 사용한다. 여기에 초고추장과 청양고추, 양파, 배, 사과 따위를 갈아 넣는다. 성게에 채 썬 오징어, 해삼을 곁들인다.

장원물항각이 성게 자체의 맛과 향을 최대한 끌어내는 데 초점을 맞춘 반면, 돌고래횟집은 성게에 다른 해산물을 더해 감칠맛을 더 깊고 넓게 만드는 데 목표를 둔 듯하다. 입맛 차이가 있을 뿐, 어느 쪽이 더 낫다 말하기는 어렵다.

동해안을 따라 널린 횟집마다 성게물회를 낸다. 대개 한 그릇에 1만원 받는다. 성게알을 뜨거운 밥에 비벼 먹는 성게알밥이나, 성게를 넣은 성게부침도 대개 1만원씩 받는다.

▨장원물항각 강릉 교1동 1820-5 (교동택지 경포초교 근처) (033)644-0327·0325

▨돌고래횟집 강릉 사천진리 해안도로 뒷섬 앞 (033)644-1237

/7월23일자 주말매거진에 쓴 강원도 별미여행 기사에서 가장 먼저 소개한 성게물회입니다. 이번에 맛본 강원도 여러 음식 중 최고의 맛이었습니다. 이제라도 강원도에 가시게 된다면 꼭 드셔 보라고 권해드립니다. 구름에

2 Comments

  1. 등대지기

    2009년 8월 24일 at 4:26 오후

    입에 침이 잔뜩 고여요…
    어떤 맛일지 궁금합니다.   

  2. 구름에

    2009년 8월 25일 at 9:38 오전

    성게는 달고 부드럽고 촉촉하고요, 멍게는 뜨겁게 달궈진 모래사장을 식혀주는 바닷바람 같고요, 전복은 오독오독합니다. 말로는 표현이 안되네요. 드셔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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