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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단풍산도 식후경 - 김성윤의 맛
단풍산도 식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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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풍이 곱다고 너무 서둘러 오르지 마세요. 탈 날까 걱정됩니다. 맛있는 음식도 먹고막걸리도 마셔가면서

천천히올라가세요. 사진은 유창우 기자가 찍었습니다.

단풍이 아무리 고와도 배고프면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단풍산(丹楓山)도 식후경(食後景)’이다. 단풍으로 유명한 산 주변, 단풍의 아름다움도 가릴 음식과 식당을 골랐다.

내장산(전북 정읍)

한일회관_ 반찬 그릇이 그릇 위에 얹어지고 포개진다. 울긋불긋 단풍 진 산봉우리들이 겹쳐진 모양이다. 주인 신영술(75)씨가 50년 전 개업했을 때만 해도 내장산공원 입구 앞에 식당이나 가게가 거의 없었다고 한다. 고수, 돌미나리, 취나물, 돌나물, 고들빼기, 고추나물, 산마늘 등 각종 나물과 홍어찜, 불고기 등 30여 가지 반찬이 나온다. 산채한정식 1만5000원, 산채비빔밥 7000원, 버섯찌개백반 8000원, 도토리묵·감자전·고추전·버섯전 각 7000원. 내장산 공원파출소 뒤 (063)538-2546·3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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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회관 산채한정식. /조선영상미디어 유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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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창우 기자가 촬영 준비하는 동안옆에서 제가 찍은 사진입니다. 반찬을 사진에서처럼 반찬

위에 포개서 내시더군요. 반찬 가짓수가 워낙 많기도 하지만, 이 집만의 독특한 스타일이기도 하죠.

인도네시아 어떤 지방에서도 이렇게 내던 게 기억 납니다./김성윤

백학정_ 떡갈비가 너무 달지도 짜지도 않다. 질 좋은 한우 암소 고기 맛을 살릴 정도로만 절제한 양념 솜씨가 노련하다. 삼대를 이어온 솜씨답다. 떡갈비 주변이 20여 가지 반찬으로 빽빽하다. 발갛게 색이 날 정도로만 고춧가루를 넣은 민물새우탕이 아주 시원하다. 구수한 청국장, 각종 나물, 젓갈 등 떡갈비가 없더라도 행복할 밥상이다. 참게장은 짙은 참게향 만큼이나 짠맛도 세다. 떡갈비백반 2만2000원, 백반 7000원, 갈비탕 9000·1만6000원, 참게장백반 1만5000원. 전북 정읍 태인면 태성리 532 (063)534-42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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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학정 떡갈비. /조선영상미디어 유창우 기자

산외한우마을_ 정읍시 산외면은 전국 방방곡곡에 들어선 ‘한우마을’의 시초다. 마을 전체가 고깃집이나 마찬가지다. 마을을 관통하는 도로 양쪽으로 정육점 50여 곳이 들어찼다. 정육점에서 원하는 부위를 구입해 식당으로 가져간다. 한우 암소 보통육(보통 서울 고깃집서 먹는 고기는 1등급으로 이들보다는 육질이 처진다) 기준 등심·안심 600g 2만5000원. 식당에선 상을 차려주고 600g당 7000원 정도 받는다. (063)535-0551, 537-8539(번영회 회장 이재용 010-5374-9345) www.sanoee.co.kr

태인막걸리_ 태인주조장 송명섭씨는 100% 쌀로, 그것도 자기가 직접 농사한 쌀로 막걸리를 만든다. 감미료 등 첨가제는 섞지 않는다. 단맛이 거의 없이 시큼하고 묽은 편이다. 달착지근하고 진한 막걸리에 혀가 길들었다면 별로라고 느낄 수도 있지만, 막걸리 본래 맛에 가깝다. 살아있는 막걸리다. 병마개에 가느다란 홈이 파여 있다. 이 홈이 없으면 막걸리가 발효를 계속하면서 가스가 생겨 병이 터진다. 그래서 택배로 받은 고객에게 “막걸리가 왜 터졌느냐”는 항의를 받기도 한단다. 20병 1박스 단위로 판다. 1만6000원, 택배비 포함 2만1000원이다. 전북 정읍 태인면 태흥리 392-1 (063)534-4018

설악산(강원도 속초)

학사평순두부_ 너무 알려져 굳이 소개해야 싶지만, 많은 사람이 찾는다는 건 그만큼 훌륭하단 소리. 설악산 왔다가 학사평에 들러 두부를 먹지 않으면 왠지 허전하다. 뽀얀 두부 덩어리가 입속에서 씹힐 틈도 없이 사르르 녹아 사라진다. 고소한 감칠맛만 입에 남는다. ‘김영애할머니순두부’(033-635-9520), ‘재래식초당순두부’(033-635-6612) 등에서 순두부백반·모두부를 대개 6000~7000원 받는다.

감자옹심이_ 감자를 갈아서 녹말을 걸러내 반죽한 감자옹심이는 무미(無味)한 듯 담담한 강원도의 맛을 대변하는 음식이다. 소화가 잘 되고 숙취해소에도 좋다고 한다. 속초 중앙시장 ‘감나무집감자옹심이’(033-633-2306), 청학동사거리 ‘감자바우식당’(033-632-0734)에서 대개 한 그릇 6000원 받는다.

청량산(경북 봉화)

봉화한약우_‘거세육’은 생식기를 제거한 수소 즉 ‘거세소’의 고기다. 거세육은 수소 특유의 누린내가 없지만 맛이 밋밋하단 단점이 있다. 봉화에선 이 단점을 보완하려고 거세소에게 천궁, 당귀 등 한약재를 먹인다. ‘한약우’라고 부른다. “누린내가 나지 않고 육질이 연하면서도 고소한 맛이 보완된다”는 게 봉화한약우영농조합의 설명. 아직 생산량이 적어 봉화 바깥에서 맛보기 힘들다. 봉화군청 근처 ‘봉화한약우본점 식육식당’(054-672-1091)에선 생등심 150에 1만6000원 받는다. 서울과 비교하면 ‘착한’ 가격이다. 갈빗살 1만8000원, 왕소금구이 1만원. 모두 150 기준.

송이버섯_ 봉화는 송이의 고장. 싸지는 않지만 도시에서 보다는 푸짐하게 즐길 수 있다. ‘용두식당’(054-673-3144) ‘산송이솥밥’(1만5000원)은 송이향을 가장 맛있게 즐기는 방법 중 하나. 주문을 받으면 흰쌀과 흑미, 좁쌀, 대추, 잣, 은행 따위가 들어간 영양밥을 돌솥에 안친다. 뜸들이기 직전 얇게 썬 송이 몇 조각을 밥에 얹는다. 송이 향이 밥 전체에 스며든다. 대개 나물과 고추장을 넣고 먹지만, 송이향을 즐기려면 나물과 고추장을 대신 간장양념장에만 비벼 먹는 편이 낫다. 밥 지으려면 20분쯤 걸린다. 송이를 쇠고기와 함께 구워 먹는 ‘산송이 불고기’(4만원)도 맛나다. 쇠고기(100)와 송이(100)를 불판에 깔고 알루미늄 포일로 덮는다. 송이 향이 밴 고기가 혀와 코를 동시에 자극한다.

주왕산(경북 청송)

닭불고기_ 경북 청송군 진보면 신촌리는 칼슘과 철, 마그네슘이 풍부한 약수가 유명하다. 이 약수에 닭과 쌀을 넣고 끓인 닭백숙을 먹던 손님들은 가슴살만 남겼다. 퍽퍽한 닭가슴살을 맛있게 먹는 법을 고민하다 탄생한 닭불고기다. 닭가슴살을 곱게 갈아 고추장, 간장 등에 버무려 숙성시킨다. 석쇠에 닭가슴살 반죽을 가스불에 직화로 굽는다. 슬쩍 맵지만 전체적으로 달콤찝찔하다. 신촌리에는 ‘신촌식당’(054-872-2050) 등 닭불고기와 닭백숙을 내는 식당 네댓이 모여있다. ‘닭불백숙’(1인분 1만원)을 주문하면 닭불고기와 닭백숙 둘 다 나온다. 닭불고기만 주문하면 8000원, 닭백숙 9000원이다.

덕유산(전북 무주)

어죽_ 덕유산을 끼고 있는 무주는 어죽(魚粥)으로 이름났다. 깊은 골 맑은 물에서 자라는 민물생선에 채소를 듬뿍 넣고 걸쭉하게 끓인다. 얼큰하고 시원하다. 앞섬 주변에 ‘섬마을’(063-322-2799), ‘금강식당’(063-322-0979) 등 어죽 잘하는 식당이 몰렸다. 섬마을에서 빠가어죽 6000원, 빠가매운탕 3만5000원·4만원, 빠가국밥 7000원 받는다.

지리산(전남 구례)

평화식당_ 구례에서 ‘비빔밥’ 하면 가장 먼저 언급되는 식당. 길가에서 세월에 삭은 기와가 보일 정도로 지붕이 낮은 집이다. 뜨겁게 데운 스테인리스 사발에 뜨거운 밥에 콩나물, 녹두나물, 시금치, 배추숙지, 육회, 김가루 따위를 얹어 낸다. 누룽지 가루와 찹쌀가루를 섞어 넣은 고추장 맛이 깊다. 숟갈 적시라고 따라나오는 돌새우 국물이 아주 시원하다. 육회비빔밥 5000·6000·7000원, 육회 3만원. 전남 구례 구례읍 봉남리 315 (061)782-2034

목화식당_ 겉보기엔 허름한 가정집이지만, 20년 내공을 자랑하는 해장국집이다. 선지, 곱창, 양, 허파 따위가 들어간 국물이 보기엔 맑지만 맛은 진하다. 소내장탕 5000원. 전남 구례 구례읍 봉남리 120 (061)782-9171

양미한옥가든_ 지리산에 방목한 닭은 육질이 질기달만큼 쫄깃하다. 후추, 참기름, 마늘로만 간하고 숯불에 구워 닭고기 자체의 맛이 그대로 느껴진다. 산닭구이 4만·4만5000원, 한방백숙 4만원. 전남 구례 산동면 좌사리 55 (061)783-7079

선운산(전북 고창)

장어구이_ 선운산 올라가는 길목을 따라 장어구이집 수십 개가 늘어섰다. 소금구이와 양념구이 두 가지가 있다. 대개 1인분 1만8000원 받는다. ‘신덕식당’(063-562-1533)과 ‘동백정’(063-562-1560)이 오래됐다. 동백정은 장어도 유명하지만 20여 가지 반찬이 푸짐하게 나오는 백반(6000원)이 아침식사로 훌륭하다.
선운산에서 좀 떨어진 고창읍에는 ‘자연화(化)갯벌장어’라고 내건 식당이 꽤 있다. 양식장어를 6개월 정도 갯벌에 풀어두고 사료를 주지 않는다. 양식이지만 자연산 비슷한 맛이 난다. 구워보면 일반 장어보다 기름이 적다. 육질도 포실포실하다기보다 탱탱한 편이다. ‘우진갯벌장어’(063-564-0101), ‘용궁회관’(063-564-1331) 등이 알려졌다. 우진갯벌장에선 자연화갯벌풍천장어 1인분(1마리) 1만5000원, 1㎏ 6만원, 풍천장어구이(일반 양식산 장어) 1인분 1만3000원 받는다.

대둔산(전북 완주)

산수장가든_ 경천저수지 주변 붕어찜집 중 역사가 오랜 곳이다. 붕어찜 말고도 민물고기찜, 매운탕, 민물회 등 하여간 생선 들어간 음식을 다 잘한다. 공짜로 주는 누룽지가 유난히 구수하다. 붕어찜 1만2000원, 메기찜 1만4000원, 메기탕 3만·3만5000·4만원, 새우탕 2만5000·3만·3만5000원. 전북 완주 화산면 화평리 25 (063)263-5078

원조화심두부_‘모두부’를 시키면 썰지 않고 큼직한 덩어리째로 나온다. 숟갈로 퍼먹는다. “칼을 대면 두부 맛이 떨어진다”는 게 이 집 주장. 주장이 맞는지는 모르겠지만, 갓 만든 두부 맛이 기막히다. 모두부 3500원, 순두부백반·두부김치찌개 5000원, 굴순두부백반 7000원, 두부부침 6000원, 두부탕수육 1만1000원. 전북 완주 소양면 화심리 520 (063)243-8952

할머니국수집_ 퍼지지 않게 잘 삶은 국수를 맑은 국물에 말고 고운 고춧가루와 파를 올려 낸다. 담백하면서 얼큰 개운하다. 부뚜막을 가운데 두고 ㄴ자로 배치된 의자에 앉아 먹는 맛이 정겹다. 할머니국수 3000·3500·4000원. 전북 완주 봉동읍 장기리 330 (063)261-2312

/10월 중순, 올해 단풍이 가장 아름답게 불타오를 기간이 코앞에 다가왔습니다. 단풍구경 다니시면서 맛있는 음식도 드시고 오세요. 9월 말 주말매거진에 쓴 기사의 원본입니다. 구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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