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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한식 배우러 온 슬로푸드대학생들 - 김성윤의 맛
한식 배우러 온 슬로푸드대학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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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먹겠냐"고 물었더니 서슴없이 낙지를 고른 학생들. 그래도 산낙지는 두려웠는지

볶음과 연포탕을주문하더군요. 매울텐데 낚지볶음을 엄청 잘 먹더군요.

이탈리아 미식학대학(University of Gastronomic Sciences·UNISG) 학생 아홉 명이 한식을 배우러 한국에 왔다.

UNISG는 세계 슬로푸드협회에서 협회본부가 있는 이탈리아 피에몬테(Piemonte)주 브라(Bra)시에 세운 대학이다. 음식을 가르치지만 요리학교는 아니다. 음식 분야에서 일할 전문가를 양성한다는 취지에서 철학, 과학, 역사 등 다양한 학문 분야를 통해 음식에 접근하는 새로운 개념의 대학이다. 학부생들은 매년 다섯 번의 수학여행을 세계 각지로 떠난다. UNISG 학생들이 한국에 온 건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6일 서울 신사구 한 낙지전문식당에서 만난 학생들은 “맛과 색 뿐 아니라 영양까지 균형을 맞추는 한식의 기본 원리와 철학이 대단하다”고 말했다. 이런 면에서 비빔밥을 한식세계화에 특히 경쟁력 있는 음식으로 꼽았다. 독일에서 요리사로 일하다 UNISG에 입학한 안드레아 포메렌크(26)는 “미국과 유럽에서 아시아음식에 대한 수요와 인기가 높다”면서 “한식은 충분히 세계시장에서 통할 경쟁력이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매운맛은 전혀 문제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인도 고급 호텔 ‘타지 마할’에서 요리사로 일하다 더 폭넓게 음식을 이해하고 싶어서 UNISG에 입학했다는 라훌 아나토(25)는 “인도, 태국음식 등이 유행하면서 매운맛에 대한 거부감이 줄고 선호도가 커지고 있다”고 말했다. 러시아계 아버지를 둔 이탈리아 여성 타냐 제르바시(23)는 “한국 고추장은 거칠지 않고 맛있게 맵다”며 낙지볶음을 젓가락으로 연신 집어 먹으며 “보드카와 비슷한” 소주잔을 기울였다.

지난달 31일 한국에 도착한 학생들은 서울은 물론 충북 괴산, 경기도 화성·양평 등 전국을 다니며 고추장 등 전통 장류 생산자와 사찰음식 전문가, 유기농 채소 재배농부, 축산장·육가공업체, 수산시장, 전통 한과업체 등을 만나며 한식의 기본 재료 생산과정부터 유통과 최종 소비까지 모두 살펴봤다. 음식에 대한 호기심이 왕성한만큼 전통 한정식부터 사찰음식, ‘산당’ 임지호씨의 창작요리, 길거리 포장마차에서 파는 간식까지 다양하게 맛봤다.

당장 수출해도 좋을 한국음식으로는 김과 멸치볶음을 꼽았다. “짭잘하면서도 고소하고 바삭한 김은 끝도 없이 먹겠더라구요. 멸치볶음은 달착지근하면서도 짠맛과 고소한 맛의 균형감이 절묘합니다.” 웬만한 음식에 주눅 들지 않는 이들이지만, 번데기 앞에서는 무릎 꿇었다. 캐나다 출신인 가브리엘 제프리스(24)는 “씹는 질감도 그리 좋지 않았지만 씹었을 때 흘러나오는 그 ‘오묘한’ 국물 맛이란오마이갓(oh my god)!”이라며 웃었다.

학생들을 인솔한 가브리엘라 모리니 교수는 “밀라노 등 이탈리아 대도시에서 제대로 된 한식당이 차츰 생기고 있다”고 말했다. 이들은 인기를 잃고 있는 중국음식점의 전철을 밟지 말라고 조언했다. 포메렌크는 “중식당은 가격으로 승부하면서 저렴하게 음식을 만들기 위해 인공조미료(MSG)를 사용했고 그 결과 ‘건강에 해로운 음식’이라는 인식도 생겨 더 꺼리게 됐다”면서 “한식이 ‘싸구려(cheap)’라는 이미지를 얻지 말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산업화와 근대화를 거치면서 유럽은 전통 음식을 잃었지만 한국은 여전히 간직하고 있는 걸 이번에 봤어요. 전통 한식은 세계 어떤 음식보다 균형 잡힌 건강식이에요. 잃지 않고 지키길 바랍니다."

/6월9일자 신문에 나간 기사의 원본입니다. UNISG는 제가 지난 1년 동안 연수하고 온 학교입니다. 학부생들이 온다는 소식을 들으니 어찌나 반갑던지요. 저야 대학원에서 석사 1년 했을 뿐인데, 그래도 후배들을 만난 느낌이었습니다. 구름에

1 Comment

  1. Quarantine

    2011년 6월 10일 at 7:50 오후

    재미있네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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