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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로마의 젓갈 ‘가룸’을 아시나요-세계 젓갈의 역사 - 김성윤의 맛
로마의 젓갈 ‘가룸’을 아시나요-세계 젓갈의 역사

젓갈의 역사는 유구하다. 수천 년 전 동남아 메콩강과 중국 남서부 일대에서 시작됐다고 추정된다. 내륙에서 해안으로 퍼져 나갔다. 강과 바다에서 잡은 작은 생선을 어떻게 썩지 않게 보관할까 궁리하다 생선을 소금에 절이게 됐다. 소금에 생선을 절이면 단백질이 분해되면서 글루탐산나트륨(monosodium glutamate)처럼 감칠맛을 내는 성분이 풍부하게 발생한다는 것을 우연히 알게 됐다. 이후 젓갈은 인류 미각의 역사에서 빠질 수 없는 재료가 됐다.

작은 생선은 소금에만 절여 발효시켰다. 새우젓 따위 한국의 젓갈, 태국 카피(kapi), 베트남 맘(mam), 일본 시오카라(shiokara), 필리핀 바궁(bagoong), 인도네시아 페다(pedah)·트라시(trassi), 말레이시아 벨라칸(belacan) 등이 대표적이다. 큰 생선은 소금에 절인 뒤 쌀 등 곡물이나 채소·과일 따위와 섞어 발효를 촉진시키는 방법을 썼다. 곡물이나 채소·과일이 발효되면서 생성되는 산과 알코올이 생선을 썩지 않고 보존하는 데 도움을 줬다. 한국의 식혜나 일본 초밥의 원형이 이에 해당한다.

북극부터 열대까지 문화마다 문명마다 나름의 젓갈을 담가 먹어왔다. 고대 로마에서도 젓갈을 즐겨 먹었다. 가룸(garum)이나 리쿠아멘(liquamen)이라고 불렀다. 생선을 소금에 절여 여러 달 햇볕을 쬐며 살이 문드러지도록 숙성시킨 뒤 걸러서 사용했다. 이 짙은 갈색 액젓을 음식 간을 할 때 양념으로 사용하거나, 와인이나 식초와 섞어 상에 올리기도 했다. 이베리아 반도에서 고등어로만 만든 제품을 최고로 쳤다. 16세기 이후 사라졌으나 최근 실험적 요리사들이 조금씩 인기를 회복시키고 있다.

/6월16일자 주말매거진에 쓴 글입니다. 요즘 유럽에서는 가룸을 다시 사용하는 방법을 다양하게 연구하고 있더라구요. 특히 새로운 맛을 항상 추구하는 오트퀴진 레스토랑 요리사들을 중심으로요. 제가 맛보니 한국의 액젓과 거의 같았습니다.구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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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Comments

  1. kleetraveler

    2011년 6월 20일 at 11:41 오후

    Garum 이라는 용어에 대하여 제대로 설명 하신 글을 처음으로 보았습니다.
    저는 매년 스페인 안달루씨아 지역에 있는 Malaga 라는 도시 근처로 피한을 갑니다.
    이 도시의 중심에 있는 Alcazaba 라는 무어인이 세운 옛날 성벽 앞에 Garum 이라는
    음식점이 있어 몇번 식사를 했지요. 이 집 이름인 가룸의 뜻을 주인에게 물어 보았더니
    로마 시절 생선 젓갈 이었다고 알려 주던 군요.
    이 블로그에서 가룸이라는 말을 발견 하고 하도 반가워서 한자 적어 놓고
    제 블로그로 모셔 갑니다.
    젓갈은 동서고금 만국 공통의 식품이었던 같습니다.   

  2. 구름에

    2011년 6월 23일 at 11:59 오전

    로마시대 때부터 이베리아반도 그러니까 오늘날의 스페인 가룸이 유명했다니, 그 흔적이 남아있는 걸까요? 다시 조금씩 인기를 유럽에서 회복하는 것처럼 보이던데요. 식당 이름도 가룸이 있다니 반갑네요. 그나저나 매년 말라가로 피한 가신다니 부럽습니다. 피카소의 고향 말라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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