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WP_Widget에서 호출한 생성자 함수는 4.3.0 버전부터 폐지예정입니다. 대신
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맛은 ‘호텔’ 가격은 ‘분식집’-홍콩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맛기행 - 김성윤의 맛
맛은 ‘호텔’ 가격은 ‘분식집’-홍콩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 맛기행

세계적 레스토랑 평가서 미슐랭 가이드(Michelin Guide)가 홍콩에 진출한 건 지난 2009년. “식당 선정과 평가가 서양인 입맛에 맞춰 값비싼 프랑스 레스토랑에 편향됐다”는 비난을 의식한 것일까. 지난해 말 발간된 2011년 홍콩판은 중국 토속·전통음식점이 대량 포함됐다. 특히 허름한 국수집, 밥집이 여럿 소개된 것도 눈길을 끌었다. 유독 눈에 띄는 식당 일곱 곳을 다녀왔다. 가격은 홍콩달러(HKD) 기준으로, 환율은 HKD1=약 140원. 알라카르트(a la carte)는 메뉴판에서 골라먹는다는 뜻으로, 1인당 3코스로 먹는다는 가정 하에 계산된 가격이다. 대부분 봉사료 10%가 별도로 붙는다.

팀호완 Tim Ho Wan·添好運 ★

P6105102.jpg

분위기는 완전 분식집입니다. 이렇게 쌓아놓고 먹었는데도 1인당4000원쯤 나왔던가?하여간 가격 대비 만족도는

아주 높았습니다. 사진=김성윤

“세계에서 가장 싼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으로 화제가 된 딤섬식당이다. 별 1개를 받았는데, 미슐랭에서 계산한 1인당 평균 식사값은 HKD30~50, 그러니까 한화 4200~7000원에 불과하다. 가장 싼 딤섬이 HKD10이고 1인당 보이차(普洱茶)를 1잔씩 반드시 주문해야 하므로, 이론상으론 1인당 최저 HKD12(약 1680원)에도 가능하다. 별 받은 식당은 비싸다는 인식을 뒤엎은 셈이다. 홍콩 최고급 호텔 포시즌즈(Four Seasons) 딤섬 담당 요리사가 호텔을 관두고 차렸다. 맛은 호텔, 가격은 분식집 수준이니 당연 손님이 몰린다. 2시간씩 기다리는 일도 드물지 않다. 식당 앞 카운터에서 일행 수를 말하면, 평생 한 번도 웃지 않았을 것처럼 생긴 중년 여성이 번호표를 뜯어 건네준다. 홍콩사람들이 대개 저녁식사하는 오후 7시보다 한 시간 앞선 6시에 간 덕분일까. 한 시간 정도 기다리자 우리 일행의 번호를 처음엔 광동어로, 두 번째는 영어로 불렀다. 지저분하진 않지만 쾌적하거나 고급스럽진 않다. 새우만두(steamed fresh shrimp dumplings·HKD20), 돼지고기새우만두(steamed pork dumpling with shrimp·HKD20)처럼 기본적인 메뉴는 최고급 딤섬집 못잖게 재료가 신선하고 맛이 훌륭했다. 나머지는 평균이거나 이하. 하지만 이 가격이면 정말 참하다.

– 주소: 8 Kwong Wa Street, Mong Kok, Kowloon
– 전화: 852-2332-2896
– 영업시간(마지막 주문): 10:00~21:15
– 가격: HKD30~50

P6105089.jpg

팀호완 전경. 항상 이렇게손님들이 순서를 기다리고 있습니다. 사진=김성윤

선통록 新同樂·Sun Tong Lok ★★★


가장 논란이 된 미슐랭 3스타 레스토랑이다. 상어를 멸종 위기에 몰아넣은 상어지느러미(shark’s fin) 먹지 않기 운동이 세계적으로 활발한데, 이 식당은 홍콩에서도 상어지느러미로 유명하다. “이런 식당에 별을 줘야하느냐”는 동물애호론자들의 비난이 쏟아졌다. 뻑적지근한 파티가 자주 열리는 곳으로 원래 유명했다. 상어지느러미 하나가 통째로 들어가 호사스럽기 그지 없는 수프가 1인분 1그릇 HKD438. 양심에 걸리거나 지갑 사정이 여의치 않다면 점심세트를 추천한다. 6코스로 구성된 식사가 1인당 HKD180, 8코스 HKD250. 상어지느러미는 없지만 모든 요리가 최고 수준이다.

– 주소: 4F, Miramar Shopping Centre, 132 Nathan Road, Tsim Sha Tsui, Kowloon
– 전화: 852-2152-1417
– 영업시간: 점심 11:30~15:00, 저녁 18:00~23:00
– 가격: 점심 세트 HKD150~7689, 알라카르트 HKD220~5000. 저녁 세트 HKD498~7680, 알라카르트 HKD220~5000
– 웹사이트: www.suntunglok.hk

힌호 커리 레스토랑 Hin Ho Curry Restaurant·恆河咖喱屋 ★

P6105118.jpg

큰 길가에 있는데도 찾기가 쉽지 않았습니다. 사진=김성윤

홍콩식으로 재해석한 인도음식을 선보인다. 인도에서 종교·전통적으로 거의 먹지 않지만 중국요리에선 빠질 수 없는 돼지고기를 탄두르(tandoor·인도식 화덕)에 구워 낸다거나, 수족관에서 유유히 수영하는 싱싱한 생선을 토막 내 커리로 양념해 낸다던가 하는 식이다. 서로 다른 문화의 요리법과 재료를 뒤섞는 시도가 성공하면 퓨전요리라고 칭송하고, 실패하면 잡탕이라고 비난받는다. 이 식당은 퓨전이랄 만하다. 주인은 한 번도 인도에 가보지 않았다고 한다. 물론 요리사들은 대부분 인도계이다. 마살라 양고기, 어린 돼지다리 탄두리, 생선요리가 특히 훌륭하다.

– 주소: 90 Shau Kei Wan Road, Sai Wan Ho
– 전화: 852-2967-8348
– 영업시간(마지막 주문): 점심 11:00~15:00(14:45), 저녁 18:00~23:00(22:45)
– 가격: 점심 세트 HKD40~110, 알라카르트 HKD80~150. 저녁 세트 HKD75~110, 알라카르트 HKD80~150
– 웹사이트: www.hinhocurry.com/hk

P6105130.jpg

마살라 양념한 돼지고기 요리. 돼지고기를 이용한 인도요리라, 참 낯설지요? 사진=김성윤

라틀리에 드 조엘 로부숑 L’Atelier de Joel Robuchon ★★

L

라틀리에 드 조엘 로부숑오픈 키친을 둘러썬 바(bar)자리. 외국사람들은 여기를 제일 선호하는데,

한국사람들은 어쩔지 모르겠네요. 사진=홍콩관광청 제공

프랑스 최고 요리사 조엘 로부숑의 홍콩 분점. 프랑스 고전 요리를 현대적으로 재해석해 낸다. 붉은색과 검정색으로 어둡고 장중하게 연출한 인테리어와 음식이 잘 어울린다. ‘로부숑의 작업실(atelier)’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모든 조리 작업 과정을 손님이 볼 수 있도록 주방을 개방했다. 이 오픈 키친을 둘러싼 바(bar) 좌석이 가장 상석(上席)이다. 바에 앉아 요리 장면을 쇼처럼 관람하면서 식사할 수 있다. 능숙한 요리사가 정교하게 요리했다는 느낌을 받는다. 푸아그라(foie gras·거위간)이 전채부터 주요리까지 너무 반복돼 나온다는 게 흠이라면 흠. 3000가지가 넘는 방대한 와인리스트에서 요리와 정확하게 궁합이 맞는 와인을 골라 마실 수 있다. 테이블에 오붓하게 앉아서 식사를 즐기려면 정원(Le Jardin) 자리를 예약하시라.

– 주소: Shop 401, 4F, The Landmark, 15 Queen’s Road, Central
– 전화: 852-2166-9000
– 영업시간(마지막 주문): 점심 12:00~14:30, 저녁 18:30~22:30
– 가격: 점심 세트 HKD 390~1850, 알라카르트 HKD500~1500. 저녁 세트 HKD 560~1850, 알라카르트 HKD500~1500
-웹사이트: www.robuchon.hk

LE CANARD.JPG

푸아그라 애피타이저. 진짜 푸짐하고 신선하더군요.세트메뉴에는 푸아그라가

애피타이저에도 나오고 메인에도 나와서 너무 겹친다는 느낌이었습니다. 하지만

푸아그라만큼 손님에게 만족감을 쉽게 주는 재료도 없겠죠. 사진=홍콩관광청 제공

얀토힌 Yan Toh Heen·欣圖軒 ★

interior.jpg

전망이 음식 맛에 걸맞는 식당입니다. 사진=인터컨티넨탈호텔 제공

‘기쁜(欣) 경치(圖)를 지닌 집(軒)’라는 이름에 걸맞는 전망을 가졌다. 구룡반도 끝에 걸리듯 세워진 인터컨티넨탈호텔에 속한 덕분에 맞은편 홍콩섬 고층빌딩이 눈앞에 병풍처럼 펼쳐진다. 광동요리의 전통을 살리면서도 현대적인 맛을 가미했다. 옥(玉)을 깍아 만든 젓가락·숟가락 받침대, 가녀린 곡선의 백자가 음식에 격을 더해준다. 새우를 넣은 딤섬(HKD58)처럼 흔하디 흔한 음식도 얼마나 우아하고 섬세할 수 있는지 보여준다. 홍콩의 고급 중식당이 대개 그렇듯 ‘게살로 채운 게딱지(HKD120)’, ‘게장과 우유로 볶은 바닷가재(HKD650)’ 등 해산물요리를 특히 잘한다. 세트메뉴 중 특히 딤섬 세 가지와 요리 넷, 볶음밥 따위 식사로 이어지는 점심세트(HKD318)가 특히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다. 최고급 프랑스 레스토랑에 뒤지지 않는 서비스도 돋보인다.

– 주소: GF, Intercontinental Hotel, 18 Salisbury Road, Tsim Sha Tsui, Kowloon
– 전화: 852-2313-2243
– 영업시간(마지막 주문): 점심 12:00~14:30, 저녁 18:00~23:00
– 가격: 점심 세트 HKD318~498, 알라카르트 HKD300~1800. 저녁 세트 HKD988~1968, 알라카르트 HKD320~1800
– 웹사이트: http://www.hongkong-ic.intercontinental.com

P6115149.jpg

얀토힌에서 점심 세트를 주문하자 나온애피타이저. 네 가지를 한 접시에 예쁘게 담아줍니다. 사진=김성윤

P6115147.jpg

점심 세트에 딸려 나온 딤섬 세 가지 중하가우. 하가우는 특별할 것 없는 평범하고 흔한 딤섬이라 별 기대 안했는데, 확연히 맛이다르더군요. 사진=김성윤

옐로우도어키친 Yellow Door Kitchen·黃色門廚房 Bib Gourmand

‘빕 구르망(Bib Gourmand)’은 미슐랭 가이드의 한 섹션으로, 별을 받지는 못했지만 가격 대비 만족도가 높은 식당들을 소개한다. 구체적으론 3코스에 HKD300 이하인 식당들이다. 옐로우도어키친은 ‘프라이빗 키친(private kitchen)’이라는 최근 홍콩에서 각광 받는 스타일의 식당 중 대표다. 프라이빗 키친이란 정식 식당이 아닌, 일반 가정집에서 주문제로 손님을 받는다. 2000년대 초, 홍콩 경기가 한창 나쁠 때 은퇴한 요리사 또는 음식 솜씨가 있는 예술가 등이 자신의 집에서 음식을 팔던 것에서 비롯됐다. 친구집 같은 분위기로 인기를 끌다가 이제는 하나의 식당 스타일로 자리매김했다. 홍콩에서 쉬 맛보기 어려운 상하이·사천·북경식 등 중국 북방 음식을 내는 곳이 많다. 옐로우키친은 사천식이다. 8가지 소채(한국의 반찬과 비슷하다)가 나오고, 6가지 메인 요리에 이어 국수 따위 식사와 후식이 이어진다. 생각보다 양이 적으니 걱정할 필요 없다. 예약 필수. 프라이빗 키친 스타일 식당이 대개 그렇지만, 식당이 있을 법하지 않은 건물 6층에 있어 찾기 어려울 수 있다.

– 주소: 6F, Cochrane Street, Central
– 전화: 852-2858-6555
– 영업시간(마지막 주문): 점심 12:00~14:30, 저녁 18:30~22:30
– 가격: 점심 세트 HKD120~250. 저녁 세트 HKD298
– 웹사이트: www.yellowdoorkitchen.com.hk

P6115244.jpg

옐로우도어키친 입구.사무실이나 아파트가 있는 건물 6층에 있어서 여기가 식당

맞나 싶더군요. 사진=김성윤

카프리스 Caprice ★★★

홍콩 미식여행을 왔다면 부담 되더라도 여기를 빠트리면 안된다. 미슐랭 스타 레스토랑의 전형을 보여주는 프랑스 레스토랑이다. 은은한 조명을 한 입구, 거대한 샹들리에, 홍콩항이 한눈에 들어오는 탁월한 전망, 푹신하고 안락한 의자, 빳빳하게 풀 먹인 최고급 리넨 테이블보로 연출한 화려하고 고급스런 분위기가 음식에 대한 기대를 한껏 부풀린다. 보석상자처럼 장식된 오픈 키친에서 조리돼 나오는 음식은 기대를 실망시키지 않는다. 최상급 재료를 완벽하게 조리한다는 게 무엇인지 보여준다. ‘고추냉이(와사비) 젤리를 곁들인 새우 카르파치오(HKD440)’처럼, 전통 프랑스요리에 동양의 재료를 살짝 가미했다. 전형적이나 진부하지 않은 맛이다. 눈에 보이지 않다가 뭔가 필요하다 싶다고 느끼는 순간 어김없이 나타나는 웨이터들은 진정한 서비스를 체감하게 해준다. 치즈가 무지하게 다양하다.

– 주소: 6F, Four Seasons Hotel, 8 Finance Street, Central
– 전화: 852-3196-8860
– 영업시간(마지막 주문): 점심 12:00~14:30, 저녁 18:00~22:30
– 가격: 점심 세트메뉴 HKD420, 알라카르트 HKD800~1100. 저녁 세트메뉴 HKD880~1280, 알라카르트 HKD800~1100
– 웹사이트: www.fourseasons.com/hongkong

/6월23일자 주말매거진에 쓴 기사의 원본입니다. 본래 식당 7곳을 했다가 지면 사정상 5곳으로 줄여야했지요. 역시 홍콩은 세계의 다양한 맛을 즐기기 최고의 도시 중 하나였습니다. 그리고 미슐랭가이드는, 논란이 있기는 하지만 꽤 신뢰할만한 가이드였습니다.

일주일 동안 케냐에 다녀왔습니다. 케냐에서 겪을 일과 먹은 음식은, 차차 말씀드리겠습니다. 구름에

1 Comment

  1. 문복록

    2011년 6월 28일 at 11:00 오전

    하루3번 먹는 음식…한번 폼잡고 먹겟다고 2시간 운전하고 그런시절도 잇엇지..허기야 비행기 타고 홍콩가서 저녁먹고 온다..좋지 한번 시도 할만하다…전주 비빕밤 먹어로 가서 김천서…엉뚱하게 차레먹고 오면서…참 비빔밥 먹고 와야 하는건데…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