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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브리오시 콘 젤라토 - 김성윤의 맛
브리오시 콘 젤라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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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칠리아의 태양은 한여름이 지난 9월 중순이었음에도 뜨겁고 건조했다. 와인업체 돈나푸가타(Donna Fugata)를 방문 중이었다.

뙤약볕 아래서 포도밭 여럿을 돌았더니 진이 빠지고 나른했다. 우리를 안내한 알레시아(Alessia)가 젤라토를 잔뜩 담아 내왔다. 바닐라, 레몬, 피스타치오. 고전적이랄까 가장 뻔하달 세 가지 맛이었다. 젤라토 옆에는 브리오시(brioche)가 수북하게 쌓인 접시가 있었다. 알레시아는 브리오시를 칼로 반으로 가르더니 레몬 젤라토를 듬뿍 채웠다. 시칠리아에서는 여름에 점심식사로 이렇게 즐겨 먹어요.

브리오시 콘 젤라토(brioche con gelato). 쉽게 말해 아이스크림 샌드위치다.

이 애들 간식 같은 걸로 점심을 때우란 말인가 실망하며 한 입 베어 물었다. 기가 막혔다. 차갑고 달콤한 젤라토와 부드럽고 포실한 브리오시의 식감이 예상보다 훨씬 잘 어울렸다. 레몬 젤라토에 이어 피스타치오, 바닐라 젤라토로 각각 속을 채운 브리오시 두 개를 더 해치웠다. 지치고 늘어진 몸과 마음이 상쾌하게 되살아나는 듯했다.

보양식이 더위에 지친 심신의 원기를 회복시켜주는 것이라면, 이보다 나은 보양식이 또 있을까. 찌는 듯 덥고 지긋지긋하게 비 내리는 서울의 여름 한가운데서, 나는 시칠리아의 브리오시 콘 젤라토를 그리워하고 있다.

/현대백화점에서 발행하는 월간지 ‘스타일H’에 쓴, 한여름 생각나는 보양식에 관한 글입니다. 레몬 젤라토로 채운 브리오시 점심, 아직도 입안에 그 맛이 맴도네요. 사진은 초콜릿 젤라토와 피스타치오 젤라토를 넣은 브리오시입니다. 구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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