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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동해안 낭만가도 - 김성윤의 맛
동해안 낭만가도

강릉 금진항 근처 이경호.jpg

해안도로를 따라 바다 풍경도 자동차도 불빛도 흐른다. 강원도 강릉 금진항 근처에서 보름달 뜬 밤 찍은 사진입니다. 이경호 기자의 작품입니다.

동해안을 타고 흐르는 7번 국도는 한국을 대표하는 드라이브 코스이다. 물론 한반도에서 이만큼 아름답고 긴 드라이브 코스는 찾기 어렵다. 하지만 실제 자동차로 달려보면 7번 국도 모든 구간이 바다를 따라 달리지는 않는다는 걸 알게 된다. 내륙으로 파고들어 바다가 보이지 않기도 하고, 왕복 4차선으로 넓어지는 구간은 고속도로와 크게 다르지 않기도 하다.

그래서 강원도가 조성하고 있는 것이 ‘낭만가도(浪漫街道·Romantic Road of Korea)’이다. 새로운 길을 내는 건 아니다. 7번 국도와 7번 국도 주변 풍광이 빼어난 지방도, 해안도로를 연결했다. 고성에서 시작해 속초와 양양, 강릉, 동해를 지나 강원도 남쪽 끝 삼척까지 총거리 240㎞. 27개 중세(中世) 도시를 따라 340여㎞의 관광루트를 만든 독일의 낭만가도를 벤치마킹했다. 2009년부터 도로 표지판을 설치하고 편의시설을 정비하고 있다.

지난 주말 낭만가도를 끝에서 끝까지 달려봤다. 7번 국도와 겹치는 구간이 절반 이상이라 크게 다르지는 않다. 길이 좁거나 마을을 통과하는 구간이 많아 조금 더 신경 써서 운전해야 하기도 하다. 하지만 동해를 더 가깝게 끼고 달리는 느낌은 확실하다. 낭만가도는 18개의 구간으로 나누어져 있다. 어느 구간이건 기본 이상의 경치를 지녔다. 찾는 이가 특히 많은 ‘정라 중심 낭만가도’(삼척 정라동) ‘속초 중심 낭만가도’(속초 대포동) ‘금진 중심 낭만가도’(강릉 안현동) 세 구간을 집중 소개한다.

삼척 정라 중심 낭만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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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 삼척 새천년해안도로. 사진=유창우 기자

한재밑해수욕장에서 삼척해수욕장까지 약 10㎞ 구간이다. ‘한국의 아름다운 길 100선’에 포함된 ‘새천년해안도로’를 품고 있다. 한재밑에서 7번 국도를 타고 강릉 방면으로 올라가다가 정라삼거리에서 삼척항 방면 오른쪽으로 들어서면 새천년해안도로로 이어진다. 삼척항에서 삼척해수욕장까지 약 4㎞의 길로, 1999년 새천년을 앞두고 개통했다. 바다를 따라 구불구불 이어지는 해안도로의 전형을 보여준다. 못생겼지만 국물 시원하기론 따라올 생선이 드문 곰치에 신 김치를 넣고 끓이는 곰치국을 여름에도 먹을 수 있다. 하지만 여름에는 성게비빔밥을 먹어보자. 제철 맞은 싱싱한 성게를 까서 갖은 채소와 함께 따뜻한 밥에 올려 낸다. 초고추장에 비비기도 하지만 간장에 비벼 먹어야 특유의 향이 더 산다. 웬만한 횟집, 식당이면 요즘 다 낸다. 한 그릇 1만원쯤 한다.

속초 중심 낭만가도

정암해수욕장에서 장사항까지 약 19㎞ 구간이다. 영랑호를 끼고 있다. 정암에서 속초시 방향으로 올라가다가 영랑호반길 표시가 나오면 좌회전이다. 영랑호 둘레가 약 8㎞, 꽤 긴 호반 드라이브가 가능하다. 산책로도 훌륭하니 차에서 잠시 내려 걸어도 좋겠다. 이 구간에는 속초를 찾는 여행객이면 빠지지 않고 들르는 대포항이 있다. 좁고 긴 통로를 따라 빽빽하게 늘어선 노점상들이 온갖 간식거리를 팔지만, 대포항에 왔다면 역시 새우튀김은 먹어야 한다. 큰 새우 1마리 1500원, 작은 새우 5마리 5000원. 껍질을 벗겨 튀긴 큰 새우가 더 먹기 편하지만, 껍질째 튀기는 작은 새우가 더 감칠맛 난다. 식사로는 물회(1만5000원)가 괜찮다. 과거 강원도 물회는 오징어였으나, 비싼 데다 잡히지도 않아 오징어는 맛보기로 조금 넣고 가자미 위주로 변했다.

강릉 금진 중심 낭만가도

어떤 이는 ‘동해 해안도로 최고의 절경’으로 여기를 꼽는다. 최고라는 데 동의하지 않더라도 풍광이 훌륭한 건 분명하다. 남쪽 옥계해수욕장에서 북쪽으로 금진항과 심곡항, 정동진, 등명해안을 지나 등명락가사까지 약 13㎞ 길이 구간이다. 정속 주행하면 25분쯤 걸린다. 정동진은 숙박시설과 술집, 밥집이 빽빽이 늘어서 드라마 ‘모래시계’를 추억하는 이들에겐 너무나 동떨어진 모습으로 변해버려 아쉽다. 차라리 액셀러레이터를 밟아 빨리 지나치는 편이 마음 편할지도 모르겠다. 드라이브에는 왠지 커피가 어울린다. 강릉은 전국적으로 커피맛이 좋기로 꼽히는 도시이다. 이 명성의 중심에 테라로사(경포점 033-648-2780)가 있다. 원두를 직접 고르고 볶아 뽑아서 낸다. 보헤미안(033-662-5365)도 커피 풍미가 훌륭하다.

강원도 관광안내: (033)1330
낭만가도 문의: 강원도청 관광진흥과 (033)249-3238

/8월25일자 주말매거진에 쓴 기사입니다. 올해는 여름도 없이 끝나가 했더니, 억울했는지 늦게서야 여름이 심술을 부리네요. 동해안으로 가도 여름을 즐기기에 충분할 기온과 날씨인 요즘입니다. 낭만가도 전체 지도는 아래 있습니다.구름에

동해안 낭만가도.jp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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