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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아내가 재배한 포도로 와인을 만드는 남편-나파밸리 ‘파비아’ 와이너리 파비아-에릭슨 부부 - 김성윤의 맛
아내가 재배한 포도로 와인을 만드는 남편-나파밸리 ‘파비아’ 와이너리 파비아-에릭슨 부부

로버트 파커는 세계 와인업계에서 가장 영향력이 큰 미국의 와인평론가다. 그가 100점 만점으로 매기는 ‘파커 포인트(Parker Point)’에 따라 에 따라 와인 가격이 요동친다. 100점 만점 혹은 95점 이상의 높은 파커 포인트를 받은 와인은 출시되자마자 다 팔려 구하기조차 어려워진다. 가격이 폭등하는 건 물론이다. 이렇게 사고 싶어도 살 수 없는 와인 그 중에서도 특히 미국 나파밸리 와인을 ‘컬트 와인(cult wine)’이라 흔히 부른다. ‘숭배, 동경의 대상이 되는 와인’이라는 의미다.

포도재배자인 애니 파비아(Favia·41)와 와인양조자인 앤디 에릭슨(Erickson·45) 부부는 미국 나파밸리에서 ‘파워 커플’로 불린다. 대표적 컬트와인인 ‘스크리밍 이글(Screaming Eagle)’을 함께 만들면서 2007년 파커 포인트 100점 만점을 받았고, 자신들의 와이너리 파비아(Favia)에서 내놓은 2007년산 ‘라 막달레나(La Magdalena)’가 97점을 받으면서 새로운 컬트 와인으로 자리매김했다. 2007년산 스크리밍 와인은 3000병 정도가 만들어져 현재 시중가는 병당 700만원선, 2007년산 라 막달레나는 650여병만 생산돼 시중가는 80만~90만원 정도다.

하지만최근 서울을 찾은이들 부부는 “우리 와인은 컬트 와인이 아니다”고 했다. 이들과의 일문일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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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포도를 재배하면 남편은 그 포도로 와인을 만듭니다.파비아 와이너리의 포도재배자 애니 파비아(왼쪽)와 와인양조자 앤디 에릭슨입니다. /사진=김승완 기자

컬트 와인이라면 큰 영예 아닌가. 판매에도 도움이 되고.
“컬트에는 유행이라는 뜻도 있다. 한순간 인기를 끌고 잊혀지는 와인이 되기 싫다. 또 컬트라는 단어는 사람들을 주눅들게 한다. 우리는 따뜻하고 편안하게 해주는 고품질 와인을 만들고 싶다.”(파비아)

최고의 와인은 어떤 와인인가.
“한국음식을 좋아한다. 신맛, 매운맛, 짠맛, 단맛 등 온갖 맛이 서로 균형을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와인도 마찬가지다. 단맛, 신맛, 탄닌의 떫은맛, 그리고 향신료 등 다양한 맛과 향이 서로 조화를 이뤄야 한다. 우리가 추구하는 와인은 그래서 한국음식과 비슷하다.”(에릭슨)

매년 기온과 강수량이 달라지는 유럽과 비교해 기후가 온화하고 일정한 나파밸리는 뛰어난 와인을 생산하기 쉬울 것 같다.
“유럽 와인업자들은 매년 동일한 수준의 최고 와인을 만들어내기 위해 힘써야 한다. 포도의 당도를 높이기 위해 수확을 최대한 늦춰야 한다. 우리는 정반대 고민을 한다. 나파밸리는 날씨가 워낙 좋고 일정하다. 그러다보니 와인을 만드는 이들이 게을러지기 쉽다. 또 당도가 너무 높아서 산도가 적어지면서 균형이 깨지고 프레시(fresh)한 맛이 부족한 와인을 생산하게 된다. 포도가 너무 익기 전, 최적의 숙성 상태일 때를 놓치지 않고 포도를 수확해야 한다. 매년 뛰어난 품질이라는 점은 일정하지만 매년 생산되는 포도의 미묘한 차이를 담아내기 위해 노력한다.”(에릭슨)

나파 와인은 너무 걸죽하고 진해서 와인이 아니라 포도주스 같다는 비난도 있다.
“나파 와인은 변화하고 있다. 과다하게 익어서 당도가 너무 높은 포도를 수확하지 않으려는 노력도 와인의 산도와 신선함을 살리기 위해서다. 카베르네 소비뇽(cabernet suavignon)만 사용하지 않고 유럽에서 블렌딩(여러 품종의 포도를 섞어 와인을 만드는 것)에 즐겨 사용하는 카베르네 프랑(cabernet franc)을 섞는 와이너리도 늘고 있다. 우리도 그렇다. 음식을 덮어버리는 와인이 아닌 음식을 살려주는 와인을 추구한다.”(파비아)

부부가 함께 살기도 힘들다는데 같이 와인을 만든다니, 보통 일이 아닐 듯하다.
“둘 다 와인에 대해 애정이 크고 와인 만드는 과정에 대해 잘 알다보니 의견이 다를 때가 많다. 싸우기도 한다. 하지만 서로 맡고 있는 분야의 전문성을 존중한다. 포도 재배에서는 아내가, 와인 제조에서는 내가 최종 결정을 내린다.”(에릭슨)

/2월22일자 조선일보 문화면에 실린 기사의 원본입니다. 나파 와인은 너무 진하고 주스 같아서 그리 좋아하지 않았는데, 이번에 이들 부부와 맛본 파비아 라 막달레나는 무척 ‘올드 월드’ 스타일이더군요. 보르도와 비슷하달까. 하여간 훨씬 우아해진 듯합니다. 미국인 입맛이 성숙한 걸까요. 부부가 지긋이 서로 바라보는 모습이 그들의 와인과 닮았다는 느낌도 받았습니다. 구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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