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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검정에 가까운 짙은 보랏빛이 매력적인 여름채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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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 제철을 맞은 가지가 요즘 싸고도 맛있습니다. 많이들 드세요. 멋진 사진은 김승완 기자 작품입니다.

검정에 가까운 짙은 보랏빛이 매력적인 가지는 여름이 제철인 채소다. 크게 애쓰거나 신경 쓰지 않아도 무덥기만 하면 무성하게 잘 자란다. 그래서 도시인들의 텃밭이나 주말농장에서 흔히 볼 수 있고,특산지도 따로 없이 국내 전 지역에서 두루 나는 작물이다.

원산지는 인도이나, 기록으로는 6세기 중국 농업백과전서 ‘제민요술(齊民要術)’에 처음 등장했다. 길다란 몽둥이 모양부터 달걀, 콩 등 모양과 크기가 다양하나, 한국에서는 주로 긴가지 품종이 난다. 중국 송나라 ‘본초연의(本草衍義)’에 “신라에 일종의 가지가 나는데, 모양이 달걀 비슷하고 엷은 자색에 광택이 나며, 꼭지가 길고 맛이 단데 지금 중국에 널리 퍼졌다”고 기록된걸로 미뤄 한반도에서도 꽤 오래 전부터 재배했음을 알 수 있다.

유럽에는 13세기 아랍을 통해 가지가 소개됐지만, 오랫동안 이상한 채소로 취급하며 관상용으로 재배할 뿐 먹기를 꺼렸다. 가지를 의미하는 이탈리아어 ‘멜란자나(melanzana)’나 그리스어 ‘멜리차나(melitzana)’는 사과를 뜻하는 라틴어 ‘말라(mala)’와 ‘광기(madness)’를 뜻하는 ‘인사나(insana)’가 합쳐진 말인걸 봐도 알 수 있다. 200년이 지난 15세기쯤부터 차츰 먹다가, 프랑스 남부 프로방스 지역을 대표하는 요리인 라타투이(ratatouille)와 그리스 대표음식 무사카(moussaka)에 들어갈 정도로 지중해지역을 대표하는 채소로 자리잡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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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민족은 오래 전부터 가지를 요즘 그 인기가 유난하다. 특유의 짙은 보라색을 내는 안토시아닌 덕분이다. 안토시아닌은 폴리페놀 플라보노이드의 일종으로 암·동맥경화·노안·고혈압·시력저하·야맹증 예방과 간기능 보호, 항산화·안티에이징 효과까지 가지고 있다고 알려졌다. 한국채소소믈리에협회 김은경(46) 회장은 “블루베리 덕분에 안토시아닌의 효능이 알려지면서 파랑·보라색이 나는 음식들의 인기가 덩달아 올라갔다”고 말했다. 칼륨이 풍부한 편으라 이뇨작용을 도와 부기를 억제하는 효과가 있다.

아랍권에서 가장 인기있는 가지요리로 ‘이맘 바이일디(imam bayildi)’가 있다. ‘성직자가 기절했다’는 뜻의 이름이다. 아내가 요리한 가지요리가 너무 맛있어서 기절했다는 설과, 요리에 사용되는 식용유의 양이 너무 많아서 기절했다는 설이 있다. 어떤 것이 맞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요리해보면 가지가 기름을 엄청나게 많이 흡수하는 것을 알 수 있다. 가지의 조직이 스펀지처럼 성근데, 이 ‘스펀지’가 기름을 쉽게 흡수한다. 덕분에 체내 지방질을 흡수하고 혈관 내 노폐물을 배설시키는 효과가 있다. 또 고기 먹을 때 가지를 함께 구워 곁들여 먹으면 좋다.

가지가 누구에게나 맞는 건 아니다. ‘며느리에게 가지를 먹이지 말라’는 말이 있다. 한방에서는 가지를 차가운 성질로 본다. 여성 특히 몸을 따뜻하게 유지해야 하는 임산부는 조심해야 한다는 의미가 담겨 있다. 또 성대를 상하게 할 수 있으니 천식이나 기침을 하는 사람에게도 좋지 않다고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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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지가 몸에 좋은 건 알지만, 요리로 만들었을 때 특유의 물컹한 식감이 싫다며 꺼리는 이들이 꽤 있다. 스펀지 모양 조직이 수분을 잔뜸 품고 있기 때문에 그대로 요리를 하면 물러지면서 이러한 식감을 낸다. 김은경 회장은 “카레나 스튜 따위에 넣고 오랫동안 푹 끓여서 양념 맛이 흠뻑 배어들고 부드럽게 해서 즐기는 방법과, 데치거나 꾸들꾸들하게 말려서 물컹한 식감을 제거하는 두 가지 정반대되는 요리 요령이 있다”고 알려줬다.

가지를 고를 때는 표면이 주글주글하지 않고 팽팽하면서 윤기가 돌아야 좋다. 빛깔이 짙으면서 흡집 없이 깨끗해야 상품(上品)이다. 너무 크면 껍질이 두껍고 질겨 맛이 덜하다. 꼭지가 말라붙거나 시들이 않아야 싱싱하다. 수분이 많아 쉬 무르므로 너무 낮은 온도에서 보관하면 좋지 않다. 필요할 때마다 먹을만큼 구입하고 가능한 짧게 보관한다. 김치냉장고 ‘딤채’를 만드는 위니아만도 연구소에서는 “가지를 섭씨 7~10도 정도에서 보관하는 것이 이상적”이라고 말했다. 김은경 회장은 “가지는 꼭지를 통해서 숨을 들이쉬고 내쉰다”면서 “꼭지 부분만 물 적신 종이타월로 감싼 다음 전체를 비닐랩으로 씌워두면 더 오래 보관할 수 있다”고 말했다.

/7월20일자 문화면에 실린 ‘제철우리맛’ 시리즈 7월편으로 가지를 소개했습니다. 그 기사의 원본입니다. 구름에

2 Comments

  1. 김진아

    2012년 7월 20일 at 6:35 오후

    저의 아이들은 가지를 아주 부드럽게 ,조금 국물이 있게끔 해서 먹는 것을 좋아합니다.
    올해 가지..아주 맛있습니다. ^^   

  2. 구름에

    2012년 7월 27일 at 11:30 오전

    아이들이 물컹한 걸 좋아하기는 드문데, 특별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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