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맥주 따르기의 달인, “맥주잔에 따르지 말고 병째 마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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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이네켄 글러벌 드래프트 마스터인 프랭크 에버스씨가’완벽한 한 잔의 맥주’를 따르고 있다. /사진=성형주 기자

프랭크 에버스(Evers·44)씨는 세계적 맥주회사 하이네켄의 ‘글로벌 드래프트(생맥주) 마스터’이다. 세계를 돌며 각국 하이네켄 직원과 맥줏집 주인들에게 ‘완벽한 한 잔의 맥주’ 따르는 방법과 원리를 가르치는 것이 그의 일이다. 그는 “고향 네덜란드에서 술집을 운영하면서 맥주 따르는 방식에 따라 맛이 바뀐다는 것을 알게 됐고, 맥주 따르는 법을 연구해왔다”고 했다. 맛있는 맥주 따르는 법을 한국 하이네켄 직원과 맥줏집 주인들에게 교육하러 한국을 찾은 에버스씨를 18일 만났다.

맥주를 서빙할 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인가.
“‘헤드’(head)라고 부르는 맥주 위에 얹어지는 거품이다. 맥주와 공기 접촉을 차단해 맥주의 산화를 더디게 한다. 맥주가 산화하면 신선한 맛이 떨어지고 텁텁해진다.”

이상적인 헤드 기준이 있나.
“250mL 잔 기준 처음 따랐을 때 높이가 2.5㎝라야 한다. 보통 2.5~3㎝ 정도면 된다. 거품이 275초(4분 35초) 동안 사라지지 않는 게 좋다.”

어떻게 따라야 이상적인 헤드를 만드나.
“깨끗하고 차가운 잔에 따라야 한다. 잔에 기름때나 이물질이 묻어있으면 거품이 빨리 없어진다. 잔이 미지근해도 마찬가지다. 맥주를 따르기 전 반드시 잔이 깨끗한 지 확인하고, 찬물로 깨끗이 닦고 물기를 턴다. 잔을 약 45도 각도로 기울인다. 맥주잔과 일정 간격을 유지하면서 빠르게 따라 잔을 채운다. 천천히 따르면 이산화탄소가 많이 빠진다. 잔이 거의 가득 찼을 때 직각으로 세운다. 거품이 올라오다 넘치기 직전 따르기를 멈춘다. 잔 윗부분을 스키머(skimmer·맥주 거품을 훑어 제거하는 도구)나 나이프를 이용해 수평으로 훑어 흘러내리도록 한다. 그러면 아래에서 촘촘하고 단단한 거품이 다시 올라오면서 보기 좋게 봉긋한 헤드가 완성된다.”

거품도 맥주다. 맥주를 버리란 소린가.
“술집 주인들도 아까워한다. 하지만 이 거품 맨 윗부분에 텁텁한 쓴맛과 쇠맛을 연상시키는 시큼한 맛이 들어있다.”

집에서 술 마실 때도 이렇게 거품 윗부분을 제거하고 마시라는 건가.
“병맥주도 이렇게 하면 더 훌륭한 맛을 낸다. 그렇지 않으면 잔에 따르지 말고 병이나 캔에 든 그대로 마셔도 괜찮다. 병이나 캔은 공장에서 완벽하게 따른 다음 밀봉한 잔이나 마찬가지니까. 나도 집에선 맥주를 잔에 따라 마시지 않는다.”

맥주는 차가울수록 맛있나.
“그렇지는 않다. 하이네켄이나 한국의 OB, 하이트 등 라거(lager) 맥주의 경우 알코올 도수가 높으면 맥주 온도도 높여야 맛이 난다. 5도짜리 맥주라면 섭씨 5도, 9도면 섭씨 9도가 좋다. 초콜릿·캐러멜 풍미가 있는 기네스처럼 맛이나 향이 강한 맥주는 차갑지 않게 마셔야 맛과 향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한국에선 맥주잔을 얼리기도 한다.
“나쁘지 않은 방법이다. 단 냉동고에 잔을 뒤집어 보관하지 않도록 한다. 냉동고를 열면 따뜻한 바람이 아래에서 위로 들어가는데, 이때 잔 안쪽을 데워 물방울이 생길 수 있다. 물기가 있으면 거품이 단단하게 형성되기 어렵고 쉽게 꺼진다.”

/2월22일자 조선일보 문화면에 쓴 인터뷰 기사의 원본입니다. 구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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