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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요즘 봄산에 흔한 나물 - 김성윤의 맛
요즘 봄산에 흔한 나물

신혜정씨는 “사람들이 너무 두릅만 따 가서 아쉽다”고 했다. “봄이면 버스 타고 단체로 우르르 산에 와서 제대로 자라지도 않은 두릅을 막 따 가요. 두릅만 아니까요. 다른 나물은 잘 모르는데다 잘못해 독초라도 딸까 봐 그렇지요. 어떨 때는 더덕이 바로 밑에 있는데도 두릅만 따 가더라고요.” 그에게 이맘때 산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나물을 구분하고 먹는 법을 들었다.

취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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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취. /사진=이경호 기자

‘취’는 나물이라는 뜻의 채(菜)에서 유래한 말. 그러니 취나물을 풀면 ‘나물나물’이 된다. ‘나물 중의 나물’로 기억하면 쉽다. 봄철 산에는 여러 종류의 취나물이 있다. 보통 취나물이라고 할 때는 참취를 말한다. 작은 깻잎처럼 생겼다. 곰취도 깻잎과 생김새가 비슷하지만 조금 더 둥글고, 단풍취는 단풍잎과 닮았고, 벌개미취는 잎이 난처럼 얇고 길다. 신혜정씨는 “곰취와 비슷하게 생긴 동의나물은 독성이 있으니 조심해야 한다”고 알려줬다. “생김새는 비슷하지만 곰취는 잎 표면이 까슬까슬한 반면, 동의나물은 매끈매끈해요. 독초는 매끈한 것들이 많더라고요. ‘화장실 바닥이 미끄러우면 자빠져 죽는다’고 외우면 쉬워요.” 곰취의 제맛을 즐기려면 생으로 먹는다. 된장과 썩 어울린다.

우산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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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정도가 딱 먹기 좋은 상태입니다. 잎이 활짝 펴져서 우산처럼 보이면 너무 자란 것입니다. /이경호 기자

신혜정씨는 “취나물이 있는 그늘진 습지에는 우산나물도 많다”고 했다. 다 자라면 좁고 긴 잎들이 우산 모양으로 동그랗게 펼쳐진다. “쌈 싸 먹으면 맛있는데, 덜 펴져야 먹어요. 솜털이 보송보송하면서 우산을 접어놓은 듯한 모양일 때요. 우산나물하고 비슷하게 생긴 독초로 ‘삿갓나물’이라고 있는데요, 이것도 동의처럼 잎이 매끈해서 구분할 수 있어요.” 다 자란 우산나물은 나물로 먹기는 뻣뻣하지만, 약초로 이용할 수 있다. “관절염이나 타박상에 효과가 있고, 중풍이나 마비 증상을 앓는 이에게 좋다고 해요. 그래서 저는 먹을 때가 지난 우산나물도 꼭 챙겨 와요.”

바디나물

당귀와 비슷하다고 해서 ‘개당귀’라 불리기도 하는 나물이다. 잎이 줄기에 3~5장씩 뭉쳐서 어긋나며, 날카로운 톱니가 있다. 당귀와 비슷하지만 더 둥글고 넓적하다. 보드라운 어린 잎을 따서 쌈 싸 먹거나, 살짝 데쳐 고추장에 찍어 먹으면 맛있다. 된장과 참기름, 다진 마늘·파에 조물조물 무쳐 먹어도 좋다. 달콤하고 향이 그윽하다. 기침과 천식, 관절염, 당뇨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바디나물의 뿌리는 한방에서 전호(前胡)라 불리며 약재로 사용된다.

더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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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호 기자

“오, 생각보다 크네! 향이 확 나네!” 남편 정경주씨가 호미로 더덕을 캐내자 신혜정씨가 신이 나서 소리쳤다. 더덕 특유의 쌉싸래하면서도 신선한 향이 주변에 확 퍼졌다. 밭에서 재배한 더덕보다 씨알이 작았지만 향기는 훨씬 짙었다. 야생 더덕은 끈끈한 진액도 훨씬 더 많이 묻어 나온다. 더덕은 땅 위로 나온 잎을 보고 찾아낼 수 있다. “거의 같은 모양과 크기의 잎 4장이 두 장씩 서로 마주 보며 붙어 있어요. 전체적으로 십자가 모양이지요. 알아보기 쉬워요.” 신씨는 더덕 뿌리는 챙겨 넣어두고 부드러운 순과 잎은 산행을 하면서 씹어 먹는다. “줄기를 질겅질겅 씹으면 달착지근해요. 갈증도 없어지고 피로도 풀리는 기분이에요.”

엄나무(음나무)순
가시가 돋은 가지 끝에 두릅 비슷한 새순이 올라온다. 두릅처럼 생겼지만 이파리가 단풍잎 모양이고 윗면에 윤기가 흐른다. 두릅과 닮았다고 하여 ‘개두릅’이라고도 하는데, 신혜정씨는 이 이름이 불만이다. “보통 ‘개’라고 붙으면 원래보다 못한 것을 말하잖아요. 하지만 개두릅 그러니까 엄나무순은 두릅보다 맛있어요. 엄나무순을 먹어본 사람은 두릅하고도 안 바꾼다고 해요.” 오랫동안 물에 우려 쓴맛을 뺀 다음 나물로 먹거나 고기를 싸 먹는다. 약재로는 엄나무 껍질이 주로 쓰인다. 통증 완화 효과가 뛰어나 관절염, 신경통, 근육통 따위에 효과가 있다고 알려졌다.

고추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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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춧잎처럼 생겼어요. 노란 꽃이 지고 나면 고추처럼 빨간 열매가 달리는 것도 고추랑 비슷하죠. 씹으면 아작아작 맛있어요.” 가지 끝을 잡고 반대쪽으로 훑으면 이파리가 후드둑 떨어진다. 신혜정씨는 간장과 참기름, 고춧가루, 다진 마늘, 소금 등 갖은 양념에 무치고 깨소금을 뿌려 먹는다. 다 자라면 역시 약초로 쓴다. 피를 토하고 코피를 흘리는 증상이나 혈변 등을 개선하고, 외상이나 타박상 따위의 치료를 돕는다고 한방에서는 말한다.

둥굴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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둥굴레차는 뿌리를 우린 물이다. 새순은 나물로 먹는다. 살짝 데쳐서 찬물에 담가 쓴맛을 뺀 뒤 된장이나 고추장에 찍어 먹는다. 첫맛은 달큰하고 끝 맛은 약간 쌉싸름하다. 갖은 양념에 무쳐 나물로 먹어도 맛있다. 데쳐서 말려뒀다가 먹을 때 다시 데쳐 프라이팬에 들기름을 두르고 간장과 다진 마늘 따위를 넣고 볶아 묵나물로 요리해도 훌륭하다. 뿌리는 가을인 9월경 채취한다.

고비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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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사리의 일종이에요. 여러 종류가 있는데 이건 참고비죠. 독성 좀 있어서 많이 우려야 되요.” 갈색이고 솜털이 보송보송할 때가 먹을 때다. 솜털이 사라지고 파랗게 변하면 너무 자라서 못 먹는다. 끓는 물에 삶아 하룻밤쯤 찬물에 담가 떫은맛을 우려낸 다음 초고추장에 찍어 먹는다. 고추장과 간장, 다진 마늘, 들기름을 넣고 무쳐서 먹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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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판나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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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아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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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개미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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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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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추나물.

/5월9일자 주말매거진에 쓴 기사입니다. 구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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