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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물약초 전문가와 함께 간 봄나물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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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산에 오른 지 얼마 되지 않아 바구니가 꽉 찰 정도로 나물을 캤습니다.사진은 이경호 기자가 찍었습니다.

“오, 취나물이네. 오자마자 찾았네. 이거는 벌개미취고. 여기는 윤판나물 있네. 우와, 바디나물이다…. 헉, 더덕이다. 더덕이이~ 있습니다아~.” 어린이날이었던 지난 일요일, ‘엄마의 약초 산행’(라이스메이커)을 펴낸 신혜정(44)씨와 남편 정경주(49)씨가 경기도 양평의 한 야산으로 나물을 캐러 갔다. 참나무 우거진 산비탈을 걸어 올라가기를 30여분, 부부의 배낭은 각종 산나물로 가득 찼다. “나오면 지천에 먹을거리가 널렸어요. 모르는 사람에게는 다 풀이겠지만요.”

신혜정씨는 “올해는 지금이 딱 나물 뜯기 좋은 시기”라고 했다. “평년보다는 열흘이 늦네요. 보통 4월 15~18일이면 나물을 뜯었거든요. 그런데 지금은 벌써 5월이잖아요.” 도시에서 나물을 사먹은 이들이라면 ‘이제야 나물이 나오나’ 의아할지도 모르겠다. 추위가 한창인 2월 말이면 각종 나물이 대형마트와 시장에 쌓여 팔리니 말이다. 하지만 이런 나물은 비닐하우스에서 재배한 것들이다. 자연에서 나물이 나는 시기는 이보다 늦다. 특히 평지보다 기온이 낮은 산에서 자라는 산나물은 4월 중순은 돼야 나오기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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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릅을 찾고 신이 난 신혜정씨. /사진=이경호 기자

신씨도 어려서부터 나물과 약초와 친숙했던 건 아니다. 그녀의 고향은 전남 고흥, 그것도 바닷가 마을에서 태어났다. 생선이나 해초 따위 바다에서 나는 먹거리만 먹으며 자랐다. 나물은 먹기 싫어서가 아니라 없어서 못 먹었다. 그런 그가 나물과 인연을 맺게 된 건 10년 전이다. “둘째 애를 낳고 나니 몸이 아파요. 우울증 같은 것도 생겼어요. 몸이 너무 무겁고 불면증도 왔어요. 그런데 집 근처에 작은 산이 보였어요. 남편이나 시어머니와 산을 찾았어요. 마음이 풀리더라고요.”

그렇게 시어머니와 산에 오른 어느 날이었다. 평소 다니던 길로 산을 내려오는데, 길가에 올라온 풀줄기가 평범치 않아 보였단다. 그때만 해도 나물에 관해선 까막눈이었지만, 왠지 감이 왔다. 재미 반, 호기심 반으로 시어머니와 풀뿌리를 캐서 집으로 가져왔다. “약초 관련 사이트와 온라인카페를 몇 시간 뒤졌어요. 둥굴레더라고요. 먹을 수 있고 약도 된다는거예요.”

그렇게 하나하나 나물과 약초를 배워나갔다. 신기하기도 하고 재밌기도 했다. 혼자만 보기 아까워 사진을 찍었다. 블로그(blog.daum.net/da0464)를 만들어 사진과 글을 올렸다. 매일 1000여 명이 찾는 인기 블로그가 됐다. 그는 흔히 말하는 ‘파워블로거’가 됐고, 나물과 약초를 다룬 책까지 내게 됐다.

매주 일요일 부부는 나물을 캐러 산에 오른다. 남편 정경주씨도 “신 여사”라고 부르는 아내 덕에 나물 전문가 다 됐다. “나물을 6월까지 바짝 캐요. 데쳐서 얼리거나 말려서 이듬해 봄까지 먹어요. 7월부터는 너무 더워서 거의 안 다녀요. 그러다 가을이 되면 버섯을 따지요. 숲이 너무 우거지면 나물이 잘 자라지 못해요. 소나무숲이나 대나무숲에는 나물이 없고요. 햇볕이 잘 들면서도 그늘도 적당히 있는 참나무숲이 좋아요.”

신씨는 “산은 야박하지 않다”고 했다. “언제든 산에 오면 먹을 만큼은 따 가거든요. 그것보다 오늘 참 좋네요. 꽃도 올라오고 초록도 화사하고… . 정말 좋다.”

/5월9일자 주말매거진에 쓴 기사입니다. 이번 주말에는 나물 캐러 인근 야산에 가보실까요. 구름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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