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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맛골목-마산 복국, 아귀찜, 통술, 생선회 - 김성윤의 맛
맛골목-마산 복국, 아귀찜, 통술, 생선회

지금은 경남 창원시에 속한 구(區)에 불과하지만, 한때 마산은 전국 7대 도시에 포함될만큼 번성했다. 국내 최초의 수출자유지역이었던 마산에는 사람과 물자와 돈이 몰렸다. 여기에 풍요로운 남해에서 나는 온갖 바닷것들이 더해졌으니, 음식문화가 번창했던 건 말할 필요가 없겠다. 남해안 최대 무역항의 영화(榮華)는 이제 퇴색했지만, 화려했던 음식은 바래지 않고 남아있다. 마산의 맛을 대표하는 복국과 아귀찜, 통술, 생선회를 내는 식당이 몰려있는 거리·골목을 다녀왔다.

복요리 거리

마산은 자타가 공인하는 ‘복국의 도시’이다. 마산어시장 입구와 맞은편 골목인 ‘복요리 거리’를 따라 복국집 30여 개가 늘어서 있다. 대부분 식당들이 2대를 훌쩍 넘는 역사를 자랑하는데, 그중에서도 가장 오래된 집은 ‘남성식당’이다. 3대째라는 이 식당 주인 김승길씨가 벌써 73세이니 연륜을 짐작할 수 있다. 김 사장은 “할머니가 살아계셨으면 150세쯤 되셨을텐데, 왜정(倭政)시대 일본사람을 상대로 복국을 팔았다고 하니, 개업연도는 알 수 없지만 100년은 훨씬 넘었다”고 자부했다.

맑은탕(지리)로 끓여 낸 복국 국물이 시원하게 맑으면서도 진하다. 모순적이지만 이보다 적확하게 맛을 표현할 말이 없다. 김 사장은 맛의 비결이 오로지 싱싱한 재료라고 했다. “2대 주인이었던 우리 어머니는 인공조미료(MSG)를 쓰면 국을 부어 내삤다고(내버렸다고).” 매일 새벽 어시장에 나가 그날 쓸만큼의 복어를 구입한다. 이중 질(質) 떨어지는 복어로 국물을 끓인다. 주문이 들어오면 이 국물에 복어를 새로 넣고 끓여서 낸다. 그는 “멸치나 다시마로 국물을 내 쓰는 식당도 있지만, 그렇게 하면 복 자체의 맛을 가려 제맛이 나지 않는다”고 했다. 새벽 5시 문 열고 재료가 떨어지는 저녁 8시쯤 문 닫는다.

복국 말고도 매운탕, 수육, 찜, 튀김, 불고기 등 다양한 복 요리를 낸다. 참복국 2만원, 졸복국 1만5000원, 까치매운탕 1만5000원, 참복수육 8만원, 졸복수육 6만·7만원, 복튀김·불고기 3만·4만원. 나머지 복요리집들도 내는 요리나 가격은 같거나 비슷하다. 남성식당 (055)246-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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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술 거리

마산의 독특한 술문화인 ‘통술’은 통영의 ‘다찌’와 비슷하지만 약간 다르다. 맥주나 소주 대여섯 병으로 된 ‘기본’을 주문하면 술안주가 딸려 나오는 다찌와 달리, 마산 통술집에서는 술과 안주를 따로 시켜야 한다. 한정식집 뺨치는 다양하고 푸짐한 안주가 한상 가득 나오고 또 나온다는 점은 같다. 주인이 어시장에 나가 봐서 그날그날 가장 싱싱하고 맛있는 해산물로 만들어 낸다는 점도 같다.

‘신마산’이라 불리는 중앙동에 ‘통술 거리’가 있다. 오동북19길에도 통술거리가 있다. 중앙동 통술 거리에는 뜨락, 방가방가, 양지, 홍시, 한바다 등 통술집 대여섯이 모여있다. 한 마산 토박이의 추천을 받아 ‘양지통술’을 찾았다.

술을 주문하자, 인상 좋은 여주인이 큼직한 얼음 사이사이 소주와 맥주가 박힌 플라스틱 버킷을 들고왔다. 이어 생선회, 생굴, 꼴두기회, 해삼, 소라 데침, 백합찜, 달걀찜, 부추전, 묵사발, 삶은 땅콩 따위를 내오자 상이 가득 찼다. 주인이 “(안주를) 놓은 그대로 두이소, 다 자리가 있으예”라고 말했다. 게찜, 백합양념찜, 돌게장, 삶은 문어, 메로대가리 구이, 생선찜, 생선조림이 연이어 나왔다. 이곳을 추천한 마산 토박이는 “자꾸 집어 먹어야 계속 나온다”며 어서 술과 안주를 먹어치우라고 재촉했다. 새로운 안주와 술이 파도처럼 계속 밀려왔다.

안주 1상(2~4인 기준)이 5만원, 맥주·소주 5000원, 민속주 8000~1만원이다. 양지통술 (055)222-37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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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어시장 대풍횟집거리


마산이 쇠락한 것과 비교하면 마산어시장은 여전히 활기가 넘치고 규모도 컸다. 250년 역사를 자랑하는 어시장이다. 1760년 조선 영조 때 마산창이 설치되고 관원과 조군이 배치됐다. 선창 주변에 마을이 들어섰고, 어시장이 모습을 갖췄다. 어시장 초입에 건어물 골목이 있고, 채소와 해조류를 파는 도매시장, 젓갈가게, 반찬가게, 생선가게가 늘어선 진동골목, 삶은 돼지를 파는 돼지골목, 청과골목 그리고 대풍횟집거리가 있다.

대풍횟집거리에는 커다란 수조를 앞에 둔 횟집 수십 개가 몰려있다. “오빠 아니 삼촌, 들어오이소! 잘해줄게예!”라고 외치는 ‘마산 아지매’들이 골목을 더욱 활기차게 한다. ‘둥지횟집’ 주인에게 “요즘 맛있는 생선이 뭐냐”고 묻자 “줄돔, 쥐치, ‘깡냉이’가 좋다”고 했다.

깡냉이? 서울에서 들어보지 못한 생선이다. “감성돔 새끼. 지금(겨울)이 꼬시고(고소하고) 맛있어예. 세꼬시(뼈회)로 묵으면 맛있어예.” 바닷가에 오면 이렇게 서울에서 듣도보도 못한 해산물을 발견하는 기쁨이 있다.

잠시 뒤 주문한 깡냉이회와 쥐치회에 여러 밑반찬이 딸려 나왔다. 깡냉이회는 연한 뼈가 살짝 씹히며 감칠맛을 더했다. 탱탱하니 씹는 맛도 훌륭했다. 고추냉이를 푼 간장이나 초고추장도 좋았지만, 경상도식으로 다진 마늘과 참기름을 넣은 된장이 맛을 더욱 살리는 듯했다. 쥐치회는 부드럽고 담백했다. 생선회를 먹고 나면 회를 바르고 남은 대가리와 뼈로 매운탕이나 맑은탕(지리)를 끓여 낸다.

생선은 모둠으로 주문해도 좋고, 원하는 생선을 무게로 주문해도 된다. 모둠은 4·5·7만원짜리가 있다. 5만원 이상을 시켜야 비싼 고급 생선이 포함된다. 무게로 주문할 경우 생선에 따라 가격이 다르다. 여기에 ‘양념값’이라고 하는, 생선을 뜨고 반찬과 함께 내주고 매운탕 끓여주는 수고비를 1인당 4000원씩 추가해야 한다. 둥지횟집 (055)242-80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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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구찜 거리

‘아구찜’이라는 마산 사투리가 표준어 아귀찜보다 더 익숙할 정도로, 마산을 대표하는 음식은 누가 뭐래도 아귀찜이다. 누가 처음 만들었는지는 확실치 않지만, 마산 토박이들이 “옛날에 먹던 그 맛이 난다”고 인성하는 곳이 ‘오동동진짜초가집’이다.

토박이들이 말하는 “그 맛”이란 말린 아귀에서 나오는 듯하다. 아귀찜은 말린 건(乾)아귀를 쓰느냐 생(生)아귀를 쓰느냐에 따라 계보가 갈린다. 아귀찜을 처음 만든 마산은 건아귀를 쓰고, 후발주자 격인 ‘부산식’ ‘인천식’ ‘군산식’은 생아귀를 쓴다. 겨울에 잡아서 햇볕과 바람에 바싹 말려 냉동보관하는 아귀를 요리 직전 녹이고 불려서 사용한다. 아귀만 넣고, 재래된장으로 양념한다. 맵지만 구수하게 맵다. 나머지 지역에서는 대개 생아귀에 다른 해산물을 더하고 된장은 거의 사용하지 않고 고춧가루로 아주 맵게 양념한다.

대개 아귀찜 1만5000·2만·2만5000·3만원, 아귀수육 3만·4만원 받는다. 오동동진짜초가집 (055)246-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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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산이 가고 싶네요. 설과 추석 등 명절에는 갈 수 있었는데, 올해는 못갔죠. 봄이 되면 도다리 먹으러 가려 합니다. 구름에

1 Comment

  1. 풍금소리

    2014년 2월 8일 at 12:08 오전

    아, 맛있겠습니다.
    마산 초가집 아구찜은 원조 대청마루에 척 앉아서 먹어야 맛있는데,
    처음 생길 때는 신기해서 마구 먹고, 냄비 가져가서 사와서 먹고,
    원조 아지매가 아무한테도 말하지 말라면서 아구찜 비법이라면서 가르쳐주던 것을
    음식이라곤 알지도 못하던 나이에 고개를 끄덕이던 그때, 고스란히 떠올리게 하네요.
    어디가나 제일 먹고 싶은 음식은 마산 아구찜입니다. 건아구로 맵게 버무린….
    들고 있는 회도 마산회가 맞네요. 가늘게 마구 채친…
    복어지리도 어시장의 명물 아지매가 아직 생존해 계실까요.
    다 궁금하고 추억을 불러 일으키는 글 잘 읽었습니다. 언제 시간을 내서 갈 수 있을지,,,
    참, 회는 어시장의 대성횟집이 최고인데요~~
    지금 생각하면 그런 정겨운 바다냄새를 어디서 맡아볼지 아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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