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리사 탕시펑씨가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중식당 ‘도림’에서 만한전석에 포함되는 대표적 요리 대여섯 가지를 만들어보여줬다. /사진=김연정 객원기자
중국 최전성기를 이끈 청나라 강희제(康熙帝)가 1714년 회갑(回甲)을 맞았다. 평균수명이 40세가 채 안되던 시절 회갑은 대단한 장수(長壽)이자 축복이었다. 이를 기념하기 위해 강희제는 전국 65세 이상 노인을 2800명이나 궁궐로 초청해 이틀에 걸쳐 대대적인 연회를 개최했다. 이 자리에는 황제가 속한 만주족과 피지배계층인 한족의 귀한 음식이 모두 모였다. 이것이 중국요리의 화려함과 다양함을 집대성했다는 만한전석(滿漢全席)이다.
중국 공영방송 CCTV 인기 프로그램 ‘만한전석 요리대회’ 우승자(2006년)이며 TV에 자주 출연하는 스타 요리사 탕시펑(唐習鵬·43)씨는 “오늘날 만한전석이란 ‘최고의 잔치·요리’를 의미하는 대명사로 통한다”고 말했다. 최연소 중국 레스토랑산업부문 심사위원이기도 한 탕씨는 오는 11일까지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 중식당 도림에서 만한전석의 주요 메뉴를 선보이기 위해 방한했다.
탕씨는 “역대 기록에 나온 음식을 모두 더하면 200여 종의 산해진미가 된다”며 “큰 규모의 만한전석에는 108가지, 작은 규모로 치뤄질 경우는 68가지가 차려졌다”고 했다. “108가지가 차려질 경우에는 하루에 다 못 먹고 사흘에 걸쳐 먹었습니다. 준비기간은 3개월이 필요하고, 비용은 10인상 기준 대략 20만위안(약 3400만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산됩니다.”
탕씨는 “만한전석이 강희제 때 시작됐다고 알려졌지만 정확한 근거는 없다”고도 했다. “청나라 때 만한전석이란 이름의 궁정 연회는 없었어요. 정사(正史)에는 나오지 않고 관청 연회에 ‘만한석(滿漢席)’이라는 잔칫상이 있었다는 기록이 개인 문집에 남아있을 뿐입니다. 하지만 궁정에서 열리는 잔치에 황제와 만주족 관리들, 한족 관리들이 참석했으니 당연히 만주와 중원 음식이 차려졌겠죠.” 이름이 없었을뿐 만한전석은 존재했다는 소리다.
탕씨는 “만한전석에 반드시 포함되야 할 요리나 식재료가 정해져 있거나, 청나라 때 연회 요리를 재현하는 건 아니다”고 설명했다. “상상도 못할 환상적 요리들일 것 같지만, 제비집·상어지느러미·전복·해삼·자라탕 등 대부분 아는 요리들입니다. 게다가 오늘날의 만한전석은 과거 청나라 때의 그것과 100% 같을 수 없어요. 우선 요리법을 찾을 수 없는 경우가 많았습니다. 오래된 사료와 박물관을 뒤져봤지만 요리 이름은 있어도 정확한 레시피는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습니다. 곰발바닥, 표범 태반(胎盤) 등 당시 사용한 식재료 중 요즘은 ‘1급 보호동물’로 지정돼 식용할 수 없는 게 허다하고요.”
그는 “과거의 만한전석을 완벽하게 재현할 수도 없지만 그럴 필요도 없다고 본다”고도 했다. “요리법이나 조리도구가 과거보다 훨씬 발달했습니다. 오늘날 일반인이 먹는 음식이 과거 황제가 먹던 음식보다 더 나을 지도 모른단거죠. 현재 가능한 최고의 맛을 추구하고 모아놓은 것이 만한전석입니다.”
CCTV 만한전석 요리대회는 매번 일정 인원이 탈락하는 개인 서바이벌 형식으로 진행된다. 중국을 5개 지역으로 나누고 지역마다 6명의 대표 요리사가 매년 출전한다. 해산물·육류·가금류 등 매주 1가지 주제가 주어지면 거기에 맞춰 각각 요리를 만든다. 탕씨가 출전한 2006년 대회의 결승전은 중국 최대 명절인 춘절(春節·설)에 방영됐다. “결승에서 닭·중국햄·관자 등 다양한 재료를 넣고 진하게 우린 육수인 ‘라오탕(老湯)’으로 쪄낸 생선요리, 그리고 노루힘줄을 볶아서 자라 등껍데기 테두리에 붙은 쫀득한 젤라틴질로 감싼 요리로 최종 우승을 차지했지요.”
탕씨는 “만한전석을 재현하는 음식점이 베이징에 몇 있었지만 최근들어 대부분 문 닫았다”고 말했다. “시진핑 주석이 반(反) 부패 드라이브를 걸면서 찾는 손님이 뚝 떨어졌지요.”
/지난4월8일자 사람들면에 쓴 기사의 원본입니다. 구름에
gourmet (
구교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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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남식
2014년 5월 16일 at 6:55 오전
베이징 덕이 세계 3대 요리라고 하는데 나머진 궁금합니다.
푸아그라,캐비어,트뤼풀은 말하자면 재료 입니다.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봐도 그 이상을 알수없으니…쩝
알려 주시면 고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