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otice: WP_Widget에서 호출한 생성자 함수는 4.3.0 버전부터 폐지예정입니다. 대신
__construct()
를 사용해주세요. in /webstore/pub/reportblog/htdocs/wp-includes/functions.php on line 3620 드라이브 & 다인 – 미니 & 에스프레소 마키아토 - 김성윤의 맛
드라이브 & 다인 – 미니 & 에스프레소 마키아토

작지만 여전히 민첩하고 짜릿해… 거칠었던 승차감 부드럽게 성숙 쓴맛 뒤에 단맛·신맛·감칠맛 나는 에스프레소 마키아토와 닮은꼴

사진=BMW코리아 제공

사진=BMW코리아 제공

BMW 미니는 겉과 속이 매우 다른 차다. 겉보기엔 작고 예쁘고 깜찍하다. 여성들이 이 차를 특히 사랑하는 건 귀여운 외모가 큰 몫을 차지한다. 그런데 미니를 타고 조금만 달려보면 겉모습과 달리 거칠고 터프한 차라는 걸 알게 된다. 핸들은 뻑뻑하고 서스펜션은 단단하다못해 딱딱했다. ‘길바닥에 방석을 깔고 달리는 듯 노면 상태가 엉덩이에 고스란히 느껴진다’는 이들도 많았다. 가속페달은 하이힐 신은 여성이 밟기엔 버거울 정도로 무거웠다. 뒷좌석이 있기는 한데 과연 인간을 태우기 위한 공간인지 의심스러울 정도로 좁았다. 귀엽고 사랑스럽지만 에너지가 넘쳐서 일반 가정에서 키우기엔 버거운, 비글 같은 애완견이 1·2세대 미니에 대한 인상이었다. 그랬던 미니가 확 바뀌었다. 최근 출시된 3세대 미니 쿠퍼 S를 시승했다. 헤드라이트가 약간 뒤로 눕긴 했지만 언뜻 봤을 때 별 차이를 느끼지 못할 정도로 디자인은 달라지지 않았다. 하지만 전장은 127㎜ 길어지고 전폭은 44㎜ 넓어지고 전고는 7㎜ 높아지는 등 전체적으로 차가 커졌다. 덕분에 실내공간 특히 뒷좌석 무릎공간이 여유로워졌다. 트렁크 공간도 32% 더 커졌다. 쉽게 말해서 일상생활용으로 몰고 다니기에 조금 더 적당해졌다. 미니의 변화는 실내에서 더욱 확연했다. 대시보드 한복판에 붙어있던 속도계가 다른 차들과 마찬가지로 운전대 뒤로 이동했다. 운전해보니 달리기 성격이 완전히 달라졌다. 달라졌다기보다 성숙해졌다고 해야하겠다. 조그만 요철도 조금만 빨리 넘으면 울컥하더니, 이제는 웬만한 과속방지턱을 넘어도 충격을 어느 정도 감내해준다. 핸들은 훨씬 가벼워졌다. 승차감이 예전보다 많이 부드러워졌다. 하지만 주행 실력은 여전했다. 작지만 힘이 넘쳤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휙 앞으로 달려나간다. 부드러워졌지만 여전히 단단한 하체는 어떤 코너를 돌건 민첩하게 반응하면서 방향을 트는 모습은 모처럼 목끈을 풀어주자 신이 나서 달리는 강아지 같았다. 특히 스포츠 모드에서 그랬다. 하지만 미드나 그린 모드로 바꾸면 자신의 에너지를 스스로 절제하는 성숙함을 보여줬다.

사진=BMW코리아 제공

사진=BMW코리아 제공

새로 나온 미니를 몰다보니 마키아토(macchiato)가 마시고 싶어졌다. 카페 마키아토(caffe macchiato), 에스프레소 마키아토(espresso macchiato)라고도 한다. 마키아토는 이탈리아말로 ‘점을 찍다’ 내지는 ‘얼룩지다’는 뜻이다. 에스프레소 커피에 우유 거품만을 올린다. 그러니까 커피에 우유거품으로 점을 찍거나 얼룩지게 했다는 소리다. 진하게 볶은 커피원두에 강한 압력의 증기를 통과시켜 추출하는 에스프레소는 양이 적지만 맛이 농축된 커피다. 잘 뽑은 에스프레소는 굳이 설탕을 더할 필요가 없다. 에스프레소가 담긴 잔을 들어 입으로 가져가면 먼저 참기름처럼 고소한 냄새가 코를 자극한다. 쓴맛 뒤에 단맛·신맛·감칠맛이 숨어있다가 에스프레소를 삼킨 뒤에도 목으로, 입으로 계속 올라온다. 작지만 민첩하고 짜릿한 주행성능을 선물하는 미니를 음식으로 만든다면 아마 에스프레소 한 잔이 될 것이다. 

서울 한남동 '원더 커피'의 에스프레소 마키아토. /사진=김성윤

서울 한남동 ‘원더 커피’의 에스프레소 마키아토. /사진=김성윤

하지만 많은 이들에게 에스프레소 커피는 한약처럼 쓰고 양은 적은 음료일 뿐이다. 그런데 마키아토는 승차감이 적당히 부드러워진 3세대 미니 같다. 우유거품을 더한 덕분에 에스프레소의 쓴맛이 한결 완화된다. 그렇다고 우유와 에스프레소를 8대2 비율로 섞는 카페 라테(caffe latte)나 3대1 비율로 섞는 카푸치노(cappuccino)처럼 우유 때문에 에스프레소 맛이 희미해지지는 않는다. “에스프레소를 무슨 맛으로 마시는 지 모르겠다”는 지인에게 “우선 마키아토를 마셔보라”고 권한다. 물론 마키아토가 에스프레소의 그 강렬한 맛과는 절대 같을 수 없다. 마찬가지로 예전보다 부드러워진 3세대 미니는 아무래도 이전보다 미니 특유의 감성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점이 아쉽긴 하다.

서울 한남동 '원더 커피'의 에스프레소 마키아토. 입을 헹구고 마시라고, 또는 마신 다음 헹구라고 탄산수를 함께 서빙합니다. 이건 이탈리아에서도 나폴리에서만 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사진=김성윤

서울 한남동 ‘원더 커피’의 에스프레소 마키아토. 입을 헹구고 마시라고, 또는 마신 다음 헹구라고 탄산수를 함께 서빙합니다. 이건 이탈리아에서도 나폴리에서만 해주는 서비스입니다. /사진=김성윤

마키아토를 잘 만드는 카페는 이제 국내에도 제법 많다. 스타벅스나 커피빈 등 웬만한 커피 전문 프랜차이즈에서도 괜찮은 마키아토를 맛볼 수 있다. 단 달달한 시럽을 잔뜩 넣은 ‘카라멜 마키아토’와 헷갈리는 종업원이 많으니 반드시 ‘에스프레소 마키아토’라고 확실히 주문해야 한다. 최근 다녀본 커피전문점 중에서 가장 훌륭한 마키아토는 ‘원더 커피(Wonder Coffee)’에서 마셨다. 이태원과 한남동 사이, 이른바 ‘꼼데가르송 길’이라고 불리는 큰 길 뒷골목에 있다. 짧고 진하게 뽑은 에스프레소에 빡빡한 우유거품을 얹어주는데, 설탕을 넣고 스푼으로 섞으면 에스프레소와 우유거품이 섞이면서 촉촉한 커피크림 비슷한 상태가 된다. 이 상태가 된 마키아토를 입으로 ‘훅’ 빨아들이듯 들이킬 때 입술과 혀를 보드랍게 자극하는 쾌감이 매혹적이니 꼭 경험해보길 바란다. 마키아토 4500원, 에스프레소 4000원, 카푸치노·라테 5000원. 서울 용산구 한남동 739-18, (02)793-5521     매달 1회 발간되는 자동차섹션에 연재하고 있는 ‘드라이브 & 다인’, 이번 달에는 새로 출시된 미니를 타봤습니다. 에스프레소에서 마키아토로 변했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만, 여러분은 어떠신지요. 구름에

댓글 남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