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교동] 알리고떼 키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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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직장인이 된 지 2주 남짓… 점심 시간 일대 식당가가 전쟁터라는 것을 몰랐던 바는 아니지만, 이따금씩 가는 ‘객’이 아니라 매일 생존을 위해서 먹어야 하는 ‘주’의 입장은 참 다르다. 구내식당은 싫고, 매일 직장 선배/동료들과 어울려 먹는 한식이 싫증날 때 갈만한 곳은 사실 많지 않다. 게다가 1년에 서너 번 만나는 학교 선후배끼리 조용히 이야기까지 하려면 ^^

코오롱 빌딩 2층의 알리고뗴 키친은 이런 면에서 매력적이다. 파스타와 피자 모두 평균 이상이고, 점심 시간에도 인간적인 대접을 받으며 밥을 먹을 수 있다.테이블 간격도 널찍하고, 사람도 그리 많지 않다. 하긴 1인당 2만원짜리 점심을 먹을 수 있는 직장인이 많지 않은 탓이겠지만, 덕분에 한 달에 한 번 정도 짧은 점심 시간에 기분 내기에 좋다.

다만 명성과 외관에 비해 서비스는 엉망이다. 서빙 자체는 나무랄 데가 없지만, 기본적으로 테이블 어텐션이 부족하고, ‘점심 시간의 직장인’을 배려하는 센스는 거의 없다. 손님이 많거나 서버가 부족하지 않은데도 눈 한번 맞추기가 어렵다. 알아서 챙길 자신이 없다면 이리저러 막아놓은 파티션을 치워버리는 게 나을 것이다.

아울러 샐러드-피자-파스타-디저트의 순서로 서빙이 되고, 앞의 요리를 다 먹은 후에 다음 요리를 갖다주는 것은 분명히 ‘원칙’이다. 하지만 대다수 직장인은 12시50분, 늦어도 1시에는 일어나 귀사해야 한다. 그렇다면 12시 40분에 샐러드를 먹고 있는 테이블에는 알아서 피자와 파스타를 깔아주거나 최소한 물어볼 줄 알아야 한다. 디저트를 테이크 아웃으로 해 줄 자신이 없다면 ^^ 다른 식당보다 최소한 만 원 이상 더 내는 이곳에 그런 기대를 갖는 것은 무리가 아니리라 믿는다.

여하튼 전쟁터 같은 광화문 점심 시간에 약간의 여유와 사치를 부릴 수 있는 곳, 같은 값이면 파이낸스 지하보다는 코오롱 빌딩에 오는 이유가 바로 그 때문이다. 파이낸스는 비싼데도 햇빛을 쬘 수 없는 지하이므로 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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