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따라 J일보가 보이지 않았다. 아침 당직은 10여개 조간을 30여분만에 훑어야 하는데 들고온 신문 뭉치를 두세번 뒤져도 J일보는 없었다. H일보가 두 부인 것으로 봐서는 1층 입구에서 착오가 있었던 듯 했다. 별 생각 없이 1층에 내려가 H일보를 드리고 J일보를 받아와 1면을 보는 순간… 짧은 감탄사 뒤에 긴 한숨, 그리고 허탈한 웃음이 나왔다. 이유는 아래 링크를 확인해 보면 알 듯 ^^
http://article.joins.com/article/article.asp?total_id=3644753
최소한 오늘 하루는 J일보의 압승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세상을 바꿀 특종도, 아무도 몰랐던 단독 기사도 아니었다. 모든 언론사가 갖고 있을 사진 두 장, 그리고 모두가 아는 통계 숫자 두 개… 그걸로 완벽하게 한 방 먹인 셈이었다.
2008년 6월 10일의 서울광장과 2009년 6월 10일의 서울광장의 비교 ^^ 촬영 위치가 달라 확 드러나지는 않았지만, 숫자를 보면 확실했다. 2009년은 2만2000(주최측 15만), 2008년은 8만(주최측 70만)이 운집했다. 말도 많고, 탈도 많았던 2009년 6월이었지만 모인 사람은 작년의 4분의 1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 기사는 대단히 정치적이고, 당파성을 띄고 있다. 하지만 그 성향을 떠나서 너무나 효과적으로 메시지를 전달하고 있었다. 그렇게 난리치더니 별 것 아니었다는 이야기 아닌가? 하고 싶은 이야기를, 모두가 알고, 갖고 있는 재료로 풀어내는 능력… 경쟁사이기는 하지만 J일보는 확실히 소질이 있다. 지난번 김수한 추기경 장례식 사진 편집에 이어 또 한번 감탄을 자아내는 오늘 1면이었다.
언뜻 보기에는 편집의 힘 같다. 사진 둘을 저렇게 배열해서 독자들의 시선을 끄는 동시에 순간적으로 ‘아~’하고 무릎을 치게 만드는 ㅎㅎ 그러나 난 ‘편집’보다는 ‘기획’이 저런 지면을 낳을 수 있었다고 본다. 비록 당일 사진 촬영 자체는 우연히 했어도 그 사진 둘과 숫자 둘을 놓고 1면을 저 정도로 뽑아낼 수 있는 능력… 그건 편집보다는 기획이라고 불러야 옳을 것이다.
특종, 단독… 모두 소중하다. 하지만 저러한 ‘기획’은 가장 효율적인 기사 작성법이 아닐까 싶다. 게으르다고, 잔머리를 굴린다고 비난받을 수 있지만 어떻게 날마다 특종을 하고 단독 기사를 쓸 수 있겠는가?
장기에서 상대의 수를 몰라서 차포를 잃거나 지는 것은 실력 차이가 엄청날 때에만 일어나는 일이다. 비슷한 실력끼리는 뻔히 알면서, 승패를 최소한 대여섯 수 전에는 알게 된다. 하물며 1,2위를 다투는 사이에서야 더 말해 무엇할까 ㅋㅋ
선배들이 기자는 두 부류가 있다고 한다. 취재력이 좋은기자와 기획력이 뛰어난 기자… 디지털뉴스부로 와서 신문 여러 개를 꼼꼼히읽다가 보니 확실히 우리 신문이 취재력은탁월한 것 같다. 하지만 그에 버금가는 기획력은 아쉬울 때가 종종 있다. 이런 것도스타일의 하나인지,아니면 나만의 취향인지… 여하튼 오늘 J신문의 1면은 정말 ‘감동’이었다, 그 자체로 ^^
박국희
2009년 6월 13일 at 3:33 오전
2009 – 2008 바뀐 것 같네요
어진이
2009년 6월 13일 at 3:52 오전
글쿤, 땡규~~~
별궁이
2009년 6월 14일 at 7:29 오전
아~ 그거~ 음… 저는 토요일날 SBS에서 하는 심야토론에서 봤습니다.
한나라당 주성영의원이 들고 나와서 보란듯이 전시(?)를 했지요.
서울시립대 교수라는 분 진짜 점잖게 말 잘하더군요.
동국대 철학과 교수라는 사람은 상대방 말을 왜 이렇게 끊고, 너는 왜 나처럼 생각을 하지 않느냐? 라는 참으로 황당한 의논, 예/아니오로 답하라는 강요, "존경하는 아무개 교수님"이라는 마음에도 없는 말이나 하면서 상대방 황당하게 만들기… 자살한 노무현 정권 초기에 보수라는 규정 당한 사람들을 향해 저지르던 그 행패질과 거의 뭐, 완전 똑같더군요. 토론 프로그램이였다고는 하지만 적어도, 생각하는 법을 가르치지 않는 철학과 수준이라고나 할까?… 제가 오지랖이 넓어서 그런지… 요즘 철학과 수준이 어떨찌 진짜 참 걱정되더군요.
민주당측에서는 도표를 하나 들고 나왔는데, 갑자기 주성영의원이 껄껄껄 웃으면서 "그거 한겨레죠?"라고 해서 난 무슨 말인가 했는데, 도표 설명이 다 끝나자 갑자기 주성영 의원이 이명박 정부는 3월달에 시작했는데 왜 자살한 노무현 정권이였던 1월달을 끼워 넣었느냐고, 왜 선량한 국민들 혹세무민하냐고, 왜 거짓말 하느냐고 웃지못할 일도 벌어졌었지요. 민주당 방송 끝까지 반성하지 못하고, 죄책감 느끼지 못하고, 책임질줄 모르고…
전문가로써의 감동이… 적게는 독자, 많게는 국민들에게 전해져야 하는데, 사실 전문가가 보기엔 대단해 보여도 사람들이 보기엔 별로라는 생각이 드는 경우가 많은게, 전문가이기 때문에 느껴야 하는 비애 아닐까라는 생각이 듭니다. 난 대단해 보여도 별로 알아주는 사람이 적으면…
사실, 2만이든 8만이든 숫자가 무슨 상관입니까? 서울에서만 한 10만 정도는 언제든 폭동을 일으킬 항상 준비된 집단들이 있다고 봐야할껍니다. 이런 사람들을 순식간에 미치게 만들어서 거리로 쏟아져 나오는 만드는 법을 우리 엊그제 배웠잖습니까? 광우병 폭동때 봤던 얼굴들 이번에 대한문 앞에서 2명 봤습니다. 더 있겠지요. 내가 못봤을 뿐이지…
1차 2차 전범국 독일은 국민들 교육 시키는것, 일기예보에서 말하는 것까지 다르다고 하더군요. 정확한 느낌을 가질수 있도록 한다는 군요. 어제 날씨보다 오늘이 더 덥다라는 주관적인 느낌 보다는 어제보다 몇도가 높다고 가정교육에서도 이뤄진다고 하더군요.
어쨋든 저로썬 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