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부 기동팀일 때는 몰랐는데 내근 위주인 디지털뉴스부에 오니까 매일 4시쯤 간식이 나온다. (나중에 들었는데 사회부에도 있었다지만…) 부서 회비로 구입한 과자와 과일 위주인데 일주일에 한번쯤은 빵이 등장하는데… 얼마 전에 알았는데 이게 고려당 빵이라고 한다.
요새는 워낙 유명한 빵집이 많아서 고려당이 밀리지만, 80년대 말부터 90년대 초반까지 고려당은 최고급 빵집이었다. 국내에서 최초로 지점을 운영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컸고, 맛있었다. 아버지께서 다니던 회사에 들어와 있었는데, 이곳 빵을 학교에 가져가면 친구들이 부러워할 정도였다. 특히 후르츠파운드와 롤케익은 압권이었다.
이사오기 전까지 이 빵집에서 받은 플라스틱 퍼즐이 하나 있었다. 이 빵집 마스코트였던 ‘빵 소년’을 맞추는 것이었다. 지금은 인터넷에서 그 이미지를 찾을 수도 없는데, 당시로서는 꽤 세련되면서도 귀여웠던 것 같다.
90년대 중반 백화점을 중심으로 외국 빵집 브랜드가 들어오고, 호텔 베이커리들이 매장을 확장하면서 고려당은 밀려났다. 그리고 2000년대 들어 파리바게뜨, 크라운 베이커리 등이 공격적으로 나서면서 잊혀져갔다. ‘뻴띠에’라는 브랜드를 몇 군데서 보았는데 요새는 그나마도 찾아보기가 어려운 듯 하다. 서울대 내의 농생대 정도?
그런데 회사에서 거의 10여년 만에 고려당 빵을 만났다. 맛은… 많이 아니었다. 빵맛 자체도 그렇지만, 너무 말라 있었다. 현재 고려당보다 맛있는 빵을 만드는 곳이 많은 탓이겠지만, 과자빵이 무척 오래된 듯 살짝 집기만 해도 부서졌다.
소문에 따르면 코리아나 호텔 1층의 고려당에서 당일 판매가 안된 빵을 ‘기증’받는데 이게여러 곳을 거쳐3층 편집국에 와서 종류도 한둘이고 상태도 그저 그렇다는… 이야기도 있다. 나름 신빙성이 있는데, 상하기 쉬운 크림빵은 거의 안 오고, 대부분 과자빵, 아주 가끔 팥빵이라는 ^^
여하튼 그 옛날 맛있던 고려당의 빵이 변했다기보다는 그러저러한 이유 때문이라고 믿고 싶다. 그 빵소년 마스코트도 다시 한번 보고 싶고…
최희선
2009년 9월 21일 at 12:17 오전
저도 간식이 딱히 맛있다는 인상은 못받았는데,, 역시 공짜였군요ㅎㅎ
NeverCrywolf
2009년 9월 22일 at 12:55 오후
군침이 도네요. 고려당의 그 달콤한 제과들~
정인영
2009년 9월 23일 at 1:42 오전
ㅋㅋㅋㅋ 광화문 고려당빵은 좀 실망이지만 불광동 사거리에 있는 고려당은 아직도 맛나다는… (지점마다 틀린가봐요)
밤과꿈
2009년 9월 27일 at 2:53 오후
지금도 고려당이 있군요^^
50년대 후반부터 있어서 어렸을 때 태극당,뉴욕제과랑
맛나게 먹었던 기억이 납니다~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