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석을 만났다. 대다수 사람들은 "그게 누구?"라고 하겠지만 맛집 좀 다니는 이들에게는 ‘스타쉐프’이다. 테이스티 블루바드 열풍을 이끌던 그가 홀연히 사라지더니 무역센터 현대백화점에 햄버거 가게를 차렸다는 소문은 그만큼 빨리 돌았다. 부모님과 한번 맛을 본 다음 약간의 사심(?)을 섞어 최쉐프 인터뷰에 나섰다.
테이스티 블루바드는 서너번 찾았지만 최쉐프를 실제로 본 것은 처음이었다. ‘간지남’이라는 별명에 공감할 수 있을 만큼 장신이었다. 나름 키에서는 밀린 적이 없지만, 189cm까지는…
부근 커피숍에서 이루어진 인터뷰는 썩 잘 하지 못했다. 인물 인터뷰가 1년 만이기도 했거니와 주변의 소란도 한몫을 했다. 정말 세계 최강의 대한민국 아주머니들 ㅠㅠ 무엇보다도 달변인 그의 이야기를 열심히 듣다가 끝난 느낌이었다. 비록 아마추어 시절이지만, 나름 ‘타이밍 감각’이 있다고 믿었는데… 이 날은 영 아니었다.
최쉐프는 커피를 마시지 않았다. 예민해서 약간의 카페인에도 반응이 심하다는 것이다. 콜라는 괜찮단다. 다행이었다. 햄버거는 콜라와 먹어야 제맛인데, 콜라마저 못 마신다면 햄버거 맛도 그만큼 기대할 수가 없으니까 ^^
최현석은 ‘테이스티 블루바드가 썰렁해졌다’는 말에 가슴 아파했다. 원래 쉐프는 자신의 스태프들을 데리고 움직이는데, 이번에는 ‘엄명’을 내려 한 명도 못 따라 나오게 했다는 것이다. 비록 그는 떠났지만, 지금의 테이스티 블루바드는 여전히 그와 동고동락하던 이들이 지키고 있었기 때문이다.
지금의 햄버거 가게는 오래 전부터 그와 일하고 싶어하던 친구들이라고 했다. 원래는 이탈리안을 하고 싶어 했는데 햄버거도 괜찮겠냐고 물었더니 흔쾌히 동참했다고 한다. 최현석과 일할 수 있다는 사실에 메뉴는 개의치 않았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좁은 백화점 지하 식품 매장 한편에서 일하면서도 그들은 행복해 보였다. 특히 최쉐프와 이야기를 나눌 때는 더더욱 ^^
오픈 직후에 찾았었다고 했더니 최현석은 나중에 다시 한번 들르라고 했다. 처음에는 스태프들이 안정되지 않아서 맛에 확신이 없다고… 또 찾게 되겠지만 걱정이다. 그 때도 10여석밖에 안 되는 자리가 남아있을지 ㅋㅋ 벌써 오후 4시에도 20대 여성 서넛이 햄버거 하나씩을 맛있게 먹고 있을 정도였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