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S 드라마 ‘아이리스’가 화제다. 일부 여성들은 SBS ‘미남’에 열광한다지만 수치상 대세는 ‘아이리스’인 것 같다.
이 드라마의 특징은 두 가지다. 하나, 뒤로 갈수록 완성도가 높아진다. 1, 2회는 액션만을 짜깁기해 자칫 ‘백야 3.98’이 되는 것 아닌가 싶었다. 98년 김종학-송지나 콤비가 최민수, 이병헌, 심은하, 이정재, 진희경 등등을다 출연시키고 완전히 망했던… 둘, 등장 인물들에게 공감하기 어렵다. 모든 사람의 행동에는 그만한 ‘동기 부여’가 필요한데 이병헌, 정준호는 물론 김소연까지도 이해할 수 없는 언행을 이어가고 있다.
TV에서 만나는 정준호의 첫 인상은… 잘 생겼다는 것이다 ^^ 하지만 그의 행동은 매우 이상하다. 이병헌-김태희와의 삼각 관계가 제대로 전개되지 않았기 때문일까? 그의 헝가리에서의 행보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백산(김영철)에게 이병헌을 죽이라는 명을 받고 죽이러 간다, 절친한 친구를… 그럴 수 있을까? 그러지 않으면 백산이 김태희에게 시켰을 테고, 김태희가 명령을 듣지 않으면 위험해지니까?
그렇다고 치자. 그 다음 호텔에서 이병헌-김태희가 만나는 것을 지켜보고, 기차역까지 가는 것은 가만히 놓아둔다.마치 보내주려는 것처럼 ^^ 그러다가 북한 요원들을 겨우 따돌린 이병헌이 탈출하는 비행기에는 총질을 한다. 죽이기로 작심한 것이다. 행동의 ‘일관성’이 깨끗이 사라졌다.
변심에는 설명이 필요하다. 그래야 납득이 된다. 그가 군에서 동고동락하던 이병헌을 버리는데 그만한 이유가 있어야 시청자로서는 공감할 수 있다. 하지만 ‘아이리스’에는 없다. 김태희혹은출세에 눈이 멀어 그렇다는 ‘암시’만 있다.왜 갑자기 착하고 순수했던 정준호가 출세에목숨을 걸었을까? 어째서 몇 번 본 게 전부인 김태희에게 마음을 뺏겨서 이병헌을 버릴까? 드라마는무심하다.
사실 ‘이야기가 안 되는’ 것은 이병헌도 비슷하다. 버림받은 마음이야 제3자가 알 수 없고, 백산에게 복수하겠다는 것도 이해는 하지만… 북한 요원들과 손 잡는 것도 이상한데 자신이 있던 NSS 본부로 쳐들어간다. 그들의 목적이 무엇인지도 모른 채 ^^
특급요원이라는 이병헌이 타고 있던 차가 폭발했다는 이유만으로 김태희의 죽음을 믿었다는 대목도 미심쩍다. 아무리 김태희가 죽었다고 생각해도 바로 김소연에게 애정을 갖는 것도 좀… 물론 제작사가 분량 때문에 ‘3개월을 들어냈다’고 해명했지만 ^^
북한 호위총국의 정예 요원인 김선화의 발걸음도 혼란스럽다. 그 힘든 훈련을 이겨냈다는데 이병헌한테는 한 방에 간다. 버팀목인 가족을 북한 정부가 죽였다는 이유로 이병헌 편이 된다. 물론 이병헌도 쉽게 국가를 버리지만, 그녀는 남한 아닌 북한 출신이라는 면에서 우리의 상식에 더욱 반한다.
김태희의 ‘집착’은 그나마 조금 낫다. ‘사랑’이라는 이유로 이러한 캐릭터들을 수많은 드라마에서 보아왔으니까 ^^ 하지만 그녀의 프로파일러 모습은 이병헌 분석하는데 밖에 안 쓰였고, 게임처럼 매겨질 ‘전투력’ 순위에서는 이병헌-정준호-김승우-김소연에 이어 잘 해야 5위일 것 같아 아쉽다.
반환점을 돈 ‘아이리스’에 대해서 시청률은 아직 우호적이다. 호화 출연진에 블록버스터급 드라마에 스토리까지 탄탄할 필요한지 의문이고, 여성 취향이 아닌데도 이 정도 인기를 끄는 것은 분명 성공이다. 하지만 ‘백야 3.98’보다는 ‘개와 늑대의 시간’에 가까워질수록 ‘아이리스’의 스케일이 더욱 빛날 것은 분명하다.
hello
2009년 11월 22일 at 4:22 오전
아이리스의 억측은 아이리스라는
남북한 정치/군부 실세들이 남한대통령과
북한 김정일을 우롱한다는 설정이다.
그러므로 김정일에게 면죄부를 주는 것이
이 드라마의 최고의 어거지라고 본다.
지난 정권이었으면 무식하게 밀어 붙칠텐데
그래도 정권이 바꿔서 눈치는 보는것 같다.
hello
2009년 11월 22일 at 4:24 오전
광화문에 F-15 한번 띄우고
한강 밑으로 반잠수정 띄워서 인천대교 넘어가고,,
월북할때 땅굴로 월북하고,,
그런데 북한 팀이 휴전선 넘어 오는 장면이
너무 너무 허접했음.
전세계 유일무이한 휴전선을 말입니다.
그래도 동남아에 철책이 무엇인지는 보여 주시죠?
권기현
2009년 12월 6일 at 3:31 오전
이 드라마는 정치적 의도가 있는 기획작품처럼 보이는데… 즉, 이명박정부가 김정일과 남북정상회담을 폼나게 하고 싶어서 내논 정권적 작품이 아닐까? 여기서는 김정일과 남북정상회담만 하면 남북통일이 금방 이루어질 것처럼 설정되어 있지요. 그런데 안타깝게도 방해자들이 … 거의 햇볕정책의 선전용 드라마 비슷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