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현석 쉐프가 ‘테이스티 블루바드’를 떠난 지금 3만원대 런치코스로맛난 스테이크를 맛보기가 쉽지 않아졌다. 가로수길에는 100g에 3만원 가까운 집도 있고, 호텔 레스토랑들의 명성은 여전하지만 거리감이 크다.그런 면에서 3만8000원(부가세 10% 추가)에 최 쉐프의 스승인 김형규 쉐프가 ‘오띠모’를 열었다는 소문은매우 반가웠다.
디자이너스 골목의 트라이베카 맞은 편이라는 엄청난(?) 곳에 자리잡은 오띠모는 아담하면서도 세련됐다. 특히 20석 안쪽으로 보이는 1층은 단체 모임을 하기에 적당했다. 토요일 점심인데도 세 팀 정도만 홀을 채웠다.
식전빵… 맛있는 마늘빵 정도 ^^
샐러드와 에피타이저를 결합한 전채. 스프를 생략한 대신 악센트가 들어가 합리적인 선택이라는 느낌~
메인인 안심. 미디엄 웰던인데도 팍팍하지 않다는 ㅎㅎ
등심… 두께는 보통, 크기는 만족!
1명이 결석해 그 예산으로 주문한 피노누아 반병짜리. 맑지만 강렬함은 아쉬운…
메인인 양갈비와 왕새우. 새우보다 양갈비 한 대를 더 먹고 싶다는 ㅋㅋ
티라미슈… 일행 중 한 명은 ‘비스테카’와 똑같다고 ㅎㅎ 역시 티라미슈의 지존은 ‘지노 프란체스카티’인 듯 ^^
커피… 매우 평범.
갤러리 레스토랑이 아니어도 요새는 그림이 대세~
메인도 강했고, 코스 중 하나를 줄여 전채를 보완하면서 가격을 3만원 대로 맞춘 선택은 성공했다. 최소한 점심 세트 메뉴는 맛을 즐기는 이들에게 충분히 매력적이다.
다만 서빙과 와인 리스트는 아쉬움이 크다. 음식 서빙이 계속 왼쪽에서 옆의 빈 자리를 거쳐서 이뤄졌다. 4명 예약에서 1명이 준 탓인지는 모르겠으나 보통 서빙은 바로 옆에서 일정한 방향으로 해야 먹는 사람이 예측할 수 있다. 막판 커피 한 잔은 미지근하게 나왔는데 ‘보일러 용량 탓’이라는 엉뚱한 변명이 돌아왔다. 다시 나온 커피는 새로 끓인 게 아니라 전자렌지에 데운 게 거의 확실해 보였다.
와인 리스트도 고급 일변도였다. 영업 전략인지는 모르겠지만 6만원 이하를 거의 찾을 수 없었다. 빌라M이 5만원대… 쌍칼질을 하면서 와인 맛도 조금은 보고 싶은 초보들로서는 매우 서운한 가혹한 가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