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아이리스’가 끝났다. 예상대로 결국 ‘아이리스’의정체는 밝혀지지 않았다. 그에 대한 비난이 많지만, 정체를’그 무엇’으로 공개했어도 그 이상으로 ‘비현실적’이라는비판이 쏟아졌을 것이다. 작가로서는 최선의 선택을 한 셈이다.
국제관계를 공부한 입장에서 ‘아이리스’의 유력한 후보로 ‘민간군사기업(Private Military Company)’가 거론되는 것을 보고 깜짝 놀랐다. 전 세계에 걸친 조직으로 필요하면 정권을 바꾸고, 전쟁도 일으키는 조직, 단순한 군산복합체(military industrial complex)를 넘어서는 수준의 ‘존재’가 PMC라는 발상 자체에서 세월의 흐름이 느껴졌기 때문이다. 드라마 설정상 ‘아이리스’는 분명 국제정치적 행위자(actor)인데 아이리스가 PMC라면…결과적으로 PMC가 국가-국제기구와 동급이라는 주장인 셈이다.
불과 5~6년 전, 외교학과에서 PMC를 소재로 논문을 쓰겠다던 학생은프로포절 발표가 한 차례 반려됐다. 가장 큰 이유는 번역을서너달 앞둔미국 책 내용을 거의 그대로 요약한 탓이었지만, 당시까지도 생소하던 PMC를 국제정치적 행위자라고 성급하게 규정한 탓이었다. 어지간한 국제기구도 ‘행위자’ 취급을 못 받던 보수적인 외교학과 학풍에서 그건 ‘자살 행위’였다. 그때까지 PMC가 얼마나 낯선개념이었는지는불과 3년 전까지 그 번역어가 지금의 ‘민간군사기업’이 아닌 ‘민간군사용역회사’였다는 점에서 여실히 드러난다.
그런데 이제는 군산복합체보다 막강한 국제정치적 행위자로 드라마에 등장해 핵 테러를 시도하고, 대통령 암살에 나섰으니… 진정한 격세지감이다. 실제로 미국의 몇몇 PMC는 아프간과 이라크에서 미군을 대신해 군량과 물자를 호위하고, 현지 경찰의 교육을 맡았다고도 한다. 중세 시대부터 있었던 ‘용병’과는 확실히 다른 차원이기는 하다.
하지만 ‘아이리스’의 정체가 PMC라는 주장에는 동의하기가 어렵다. 무엇보다도 극중 아이리스는 1970년대 말, 80년대 초 만들어졌다는데 PMC는 역사가 그렇게 오래되지 않았다. 아울러 PMC는 그 자체가 행위자라기보다는 대리인(agent)에 가깝다. 스스로 목적과 목표를 갖고 행동하기보다는 제3자의 의뢰를 받아 움직인다는 것이다. 또 아직까지 대다수 PMC의 고객은 국가와 정부인 경우가 많다. 드라마에서처럼 국가 전복과 전쟁을 획책할 만한 수준은 아니다.
오히려 오사마 빈 라덴 같은 사람이나 그 집단이 ‘아이리스’라면 조금 더 설득력이 있다. 국제관계에서 그가 일으킨 9/11 테러는 분명 국제정치의 영역(정치/경제/사회/문화)과 행위자 구분(국내/국제)을 깨뜨리는 사건이었기 때문이다. 국가와 그 국가가 만든 국제기구가 아닌 제3의 국제정치적 행위자가 존재한다면… 현재까지 실재하는 건 빈 라덴 정도밖에 없다는 말이다.
NSS가 상상의 기관이듯이 아이리스도 마찬가지였다. 하지만 이러한 ‘만화’ 같은 스토리를 뻔히 알면서도 두달 반 동안 본방을 사수했다 ㅎㅎ 역시 이성과 감성은 언제나 함께 하는 것만은 아니다 ^^
황치주
2009년 12월 21일 at 1:40 오전
그럼혹시???프리메이슨이,아이리스모델이아닐까여???
전세계지도자급에게만개방되며,철저한점조직이라는데~~~
LINK4U
2009년 12월 21일 at 11:39 오전
헐리우드 영화에서도 종종 이런 주제가 나오더라구요. 케네디 암살을 파헤친 영화에서도 그랬죠, 아마도..
noonoo
2009년 12월 22일 at 4:07 오전
글쎄여…아이리스를 한 번도 안봤으니 뭐 별로 할 말은 없습니다만…
오사마 빈 라덴이 피엠씨라믄
조지 부시나 딕체니도 뭐하나 꿍치고 있지 않나싶으이요.
쩝~
토종
2009년 12월 26일 at 3:50 오후
24.
미국 드라마를 한번 보세요.
반잔에 반전.
아이리스가 여기서 뻬낀것 같네요.
전현석
2009년 12월 27일 at 3:49 오후
프리메이슨… 음…
김규용
2011년 3월 27일 at 7:08 오전
아이리스가 그런 ??? ㅊㅊㅊㅊㅊㅊㅊㅊㅊㅊㅊㅊㅊㅊ