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로배우 김영옥 전성시대?

아이티 지진 탓에 거의 열흘 만에 집에서 저녁을 먹을 수 있는 시간에 퇴근했다. 꾸준히 보던 <다함께 차차차>를 보는데, 줄거리 업뎃도 전에 어머니의 원망이 쏟아졌다. "저러면 안 되지, 며느리한테… 남편 죽었다는데도 15년 먹여 살렸는데…" 극중 심혜진의 시어머니 김영옥에 대한 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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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동안 기억상실에 걸린 홍요섭이 기억을 찾아원래 부인 심혜진한테 돌아오겠다는데… 홍요섭의 어머니이자 심혜진의 시어머니인 김영옥이 홍요섭에게 지금 사는 이응경과 살라고 하기 때문이다. 이응경과 사이에서 난 10살 안팎의 딸이 불쌍하다며 ^^ 석달 가까이 드라마를 늘이다가 보니 무리수를 두는 것인데, 어머니는도저히 용납이 안되시는 모양이다. "저래서젊은 사람들이 나이 든 사람 싫어한다"며9시까지 흥분 모드다.

극중 캐릭터에게 나까지 감정을 실을 생각은 없다. 하지만 매일 두번씩 같은 배우를 보는 좀 그렇다. 월요일~금요일 주5일 동안 KBS 1TV에 등장하는 김영옥. 그가 월화수목토일 10시대 드라마에도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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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수로-배두나-유승호-고아성 등의 호화 출연진과 누구나 갖고 있는 고등학교의 추억을 소재로 인기몰이 중인 ‘공부의 신’. 월화 드라마인이 작품에서김영옥은 유승호의 할머니로 등장한다. 비중은 작지만, 두세번은 꼭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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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10시대 수목 시간 시청률 1위의 드라마 ‘추노’. 여기서는 극중 악역을 맡은 이종혁의 어머니다. 비중은 ‘공부의 신’보다 약간 더 적은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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챙겨보는 드라마가 아니어서 모르지만 토일 드라마인 ‘보석비빔밥’의 출연진에도 이름이 올라 있다. 어느 정도 배역인지는 모르겠다. 덕분에 10시대 드라마는 사실상 모두 김영옥이 차지했다.

김영옥이란 배우는 매우 훌륭한 연기력을 갖춘 원로 배우다. 그녀 개인을 비난할 생각은 추호도 없다. 또 주연도 아닌 조연으로서 겹치기 출연을 할 수도 있다.

하지만 역설적으로 그 정도 배역이라면 다른 배우가 맡아도 충분히 역할을 살려줄 수 있을 것이다. 굳이 비슷비슷한 할머니 역할로 일주일에 11번씩 시청자와 만날 이유가 있을까? 배용준-이병헌 만큼은 아니겠지만 경력 순으로 출연료가 지급되는 시스템에서 그녀의 출연료도 만만치는 않을 텐데 말이다.

사정이 있을 수 있다. 연출자와의 의리, 방영 일자의 변동… 하지만 주인공들의 어머니와 할머니가 모두 김영옥일 이유는 없다. 다행히(?) ‘다 함께 차차차’는 이번 주로 종영이다. 이제 ‘국민 어머니’ 이자 ‘국민 할머니’도 8시30분대에는 좀 쉬실 수 있을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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