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담동] 민스키친
"그것도 이제 거품이 많은 것 같아서 한두 군데만 가려고."
아홉번째 그랜드테이블 행사를 한다는 소식에 친한 미식가 선배에게 연락을 했더니 돌아온 답문이었다. 어느덧 아홉번째, 서울 시내 유명 레스토랑 십여군데가 점심 2만원, 저녁 3만원에 세트 메뉴를 일주일동안 선보이는 행사가 그랜드테이블이다. 초창기에는 신선했으나 회를 거듭하면서 ‘성의’가 부족한 곳들이 생겼고, 이제는 조금 시들해진 것도 부정할 수 없다.
하지만 지난해 봄, 가을 행사를 모두 놓친 나로서는 벼르고 벼르던 한 주. 목요일에 끝난 중간고사를 핑계삼아 금요일 오후부터 행차를 했다. 첫번째는 학동사거리 부근 퓨전 한식인 민스키친.
전채로 나온 호박죽. 평범.
콩나물 냉채(?)
전
은대구 조림으로 추정
쇠고기구이말이
청포묵
식사
삼겹살구이
후식
2년 만에 만난 후배와의 수다에 몰두한 탓일까? 여러가지를 먹었으나 뚜렷이 기억에 남는 것은 없었다. 다 거기서 거기… 2만원이라는 가격의 한계 때문인지 익히 들어왔던 소문에 비해서는 좀 ^^
한쪽 구석에서 음식 한 가지가 나올 때마다 열심히 메모하던 20대 여성이 기억에 남는다. 단발머리에 뿔테 안경을 쓴, 꼭 만화 속에서 금방 튀어나온 듯한 사람이었는데… 우리한테 자신의 먹는 모습과 메모하는 장면을 디카로 찍어달라기까지 했다. 음식보다는 그 여성이 더 기억에 남았던 한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