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 드라마 ‘셜록’, 절반의 부활

KBS가 내일부터 영국 드라마 ‘셜록’을 편성했다. 지난 봄 영국 BBC가3부작으로 방영해 상당한 인기를 끌었던 작품이다.이미 국내에도 꽤 퍼졌는데,더빙판은 얼마나 다를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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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선배의 추천으로 11월 동안 한 주에 한 편씩 모두 봤다. 40분짜리가 대세인 미드와 달리 90분, 꼭 영화 한편의 길이였고, 스케일도 비슷했다. 전반적인 느낌은… 절반의 부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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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보다도 중요한 배우의 싱크로율은 매우 만족스럽다. 무엇보다도 마르디 마르고 180은 훨씬 넘는 키. 캐릭터도 홈즈는 홈즈답고, 왓슨은 왓슨 같다. 명민하면서도 신경질적인 분위기의 홈즈, 평균 이상의 지식인이지만 홈즈에게만 ‘무시당하는’ 왓슨… 소설 속 그대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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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21세기 홈즈에게는 새롭게 ‘무장’했다. 기존의 돋보기 이외에 스마트폰과 노트북을갖췄다. 사건 현장에서발견한 흙, 피해자의 옷에 묻은 비로 추론한 날씨를 확인하는데 동원된다. 1편에서는 어색하지만,3편부터는 ‘빨리 검색해야지’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익숙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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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핵심은 여전히 관찰과 추리이다. 탁월한 인지능력으로 수집한 정보를 풍부한 경험과 통계지식과 순식간에 비교-분석해 낸다. 결론부터 내리고 행동을 우선하는 그가 나중에 풀어놓는 설명에 ‘아’하고 탄성이 나오는 건 전과 마찬가지. 특히 그가 네비게이션을 능가하는 기억력으로 런던 시내의 지름길을 누비는 부분은 단연 압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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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액션 홈즈’는매우 낯설고 이상하다. 격투 실력도 수준급인데다가 권총도 종종 휴대한다. 내가 본 홈즈 소설 대부분이 청소년판이어서였는지 모르지만, 홈즈는 결코 무장(武將)이 아니었다. 삼국지로 치면 공명의 느낌? 머리는 비상하지만, 칼을 쓰는 장수는 아니었다는 이야기다. 언뜻 펜싱을 배우고, 권총을 한두발 쏜 적은 있었지만… 왓슨은 군의관 출신이니 이해할 수 있지만, 홈즈의 액션은 뭔가 어색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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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첫 시리즈의 성공으로 2011년에는 시즌2가 등장할 듯 하다. 미드 때문에 식상해진(?) 미국의 거리와 달리색다른 영국의 풍경을 보는 재미도 있어 기대된다.

다만스케일이라는 덫에 잡히지 않았으면 좋겠다.홈즈의 매력은모두 작은 공간에서의 치밀한 사건 전개를 보여줘왔기 때문이다. 이런 면에서 시즌1의 에피소드3은 가능성과 우려를 모두 보여줬다. 범죄자가 제시한 수수께기를 10분에 하나꼴로 해결하는 홈즈가 전통적이라면 ‘to be continued’가 불가피한 거대한 라이벌의 등장은 21세기적이었기 때문이다. 후자보다는 전자에 더 열광했다면, 나 역시 구세대인 것일까 ^^

3 Comments

  1. Onsider

    2010년 11월 28일 at 5:36 오전

    원작에서의 홈즈는 복싱과 유도에 능하고 운동신경과 완력이 남다른 것으로 묘사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총 역시 휴대했죠. ‘바스커빌가의 개’ 편에서 괴물 같은 개를 총으로 사살합니다.    

  2. 이영우

    2010년 11월 28일 at 12:32 오후

    미드와는 다른 개성을 띤 영드라고 생각됩니다. 이거 안 볼 수가 없더군요.   

  3. 유머와 여행

    2010년 12월 7일 at 1:20 오전

    기대가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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