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생각보다 볼 만 했던 프레지던트

KBS 드라마 ‘프레지던트’가 끝났다. ‘싸인’을 보느라 본방은 못 봤지만, VOD로 꼬박꼬박 챙겨봤다. 이래저래 치인 드라마였지만, 역시 용두사미였지만… 나름 볼 만 했던, 그리고 최수종의 ‘무한변신’ 역량을 확인할 수 있었던 작품이다.

비록 SBS ‘대물’의 여성 대통령 고현정에게 밀리는 듯 하지만, ‘프레지던트’의 최수종 역시 만만찮은, 정말 극적인 캐릭터이다. 서울대법대 시절 간첩사건으로 형과 함께 잡혀갔다가 형은 사형을 당했고, 자신은 독일 유학 도중 재벌의 딸을 만나 결혼해 정치인의 길을 걸어왔다. 정말 ‘만화적’이다. 그리고 경선에서 꼴지에서 출발해 한 명, 한 명 상대방을 이기고 본선에 진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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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드라마의 에피소드 몇 개는 미국 드라마 ‘웨스트윙’과 다른 영화들을 따온 인상이 짙다. 첫번째는 야구. ‘웨스트윙’의 바틀렛의 시구와 그 연습 과정이 바로 떠오른다. 미국 유학파도 아닌 독일 유학파인 주인공에게 야구가 다소 어울리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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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 극복을 위해 저격을 자작하는 에피소드도 미국 어느 영화에선가 본 내용이다. 물론 그 영화에서는 후보 자신이 지시하지만, 이 드라마에서는 최측근이 주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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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드라마의 주인공 장일준(최수종)이 갖는 흡입력은 3년 전 ‘하얀거탑’에서 장준혁(김명민)이 가졌던 야누스적인 매력과 유사하다. 선과 악이 뒤섞인, 끊임없이 고민하면서도 보다 큰 목표와 대의를 위해 끊임없이 불의를 저지르고, 악과 타협해야 하는 그의 모습이 우리 자신과 닮아 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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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뜻이 드라마의 악역은 그의 부인 조소희(하희라)의 몫인 듯 하다. 그녀 스스로 ‘그림자’를 자청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순진할 만큼 악한 그녀에 비해 장일준은 훨씬 이중적이고 이율배반적이다. 그러면서도 형의 죽음, 측근의 희생 등 때문에 그 짐을 안고 계속 갈 수밖에 없는 그에게 연민을 느낄 수밖에 없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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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실제 부부의 극중 드라마 등장은 약간 우려되는 부분이기도 했다. 하지만 연기 경력이 40년에 가까운 최수종과 하희라는 특별히 흠 잡을 만한 구석 없이 20회를 소화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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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 드라마를 살리는 또다른 요소는 스태프들이다. ‘웨스트윙’이 그러했듯 ‘프레지던트’도 비교적 주변 참모진이 살아 있었다. 물론 그 하나, 하나가 지나치게 한국적인 가정사로 엮이는 문제는 있었지만, 그래도 무난한 편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들 모두가 정치를 혐오하게 돼 청와대 입성 직전에 떠난다는 것은 매우 현실성이 없다. 정치는 선거에서 이기는 것 뿐 아니라 정책을 실현하려는 욕구에서 시작하게 되는 것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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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이리저리 꼬인 가족사의 등장은 개인적으로는 매우 흥미를 반감시켰다. 정치 드라마에까지 출생의 비밀이 등장해 하는지, 그런 것 없이도 흥미진진한 외국 드라마처럼 만들 수는 없는지… 많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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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모든 음모의 근원이 조소희가 아닌 장인이었다는 것은 반전이라기보다는 비약이었다. 장일준의 가족을 지켜주겠다는 지나친 배려인 듯 싶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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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일준에 비해 평면적으로만 그려진 다른 후보들도 역부족이었다. 어차피 주인공 중심이겠지만, 이들은 조금 더 현실성을 가진 인물이어야 했다. 특히 김경모(홍요섭)은 장일준이 본선에서 맞붙은 정동환과 차별화가 불가능할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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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희주(김정란)도 마찬가지. ‘여성 정치인은 남성보다 도덕적이고 청렴하다’는 스테레오 타입에 너무 맞춰져 있었다. 특히 경선에서 패배한 후 박을섭을 제외한 한명, 한명이 모두 드라마에서 사라지는 모습도 우스웠다. 출연료 때문인지는 몰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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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이 드라마에서 그나마 공감이 갔던 장일준의 적은 백창기(김규철) 정도였다. ‘서편제’ 이후 악역 전문 배우가 되어버린 그였지만, 역시 이 드라마에서는 제 몫을 해냈다.

잠깐 등장했던 최송현도 기억에 남는다. 인상적인 연기를 펼쳐서라기보다는 역시 사람은 하고 싶은 일을 해야 한다는 진리를 확인시켜주기 때문이다. 남들은 그 좋은 아나운서 왜 때려쳤느냐고 하겠지만… 아무리 봐도 본인은 더 행복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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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정치 드라마의 가능성을 보여준 ‘프레지던트’, 개인적으로는 ‘대물’보다 좋은 점수를 주고 싶다. 언젠가는 우리도 조금은 더 평범한 인물이, 보다 안정된(?) 가정에서 태어나 대통령이 되는 드라마를 볼 수 있으리라 믿는다. 그만큼 우리 정치가 개선되었다는 반증일 테니까.

4 Comments

  1. 참여하는 눈길

    2011년 2월 27일 at 4:22 오전

    저도 좋은 점수를 주고 싶은 드라마입니다. 더구나 여러가지 꼬인 개인사가 매우 현실적인 편입니다. 안정된 가정의 평범한 인물이 대통령에 도전하는 일은 없을 겁니다…   

  2. 아라곤

    2011년 2월 27일 at 6:32 오전

    하희라가 모든 음모의 중심 이었는데 막판에 판을 틀은것 같네요. 대사중에 하희라가 그녀의 아버지에게 울면서 "건들지 말아야 할것을 건드렸다는 말은" 납득이 가지 않습니다.

    그리고 대통령 부인이 납치(주일란)와 살인미수범(최수종 아들)이라는 것이 말이 안돼죠…   

  3. 김규용

    2011년 3월 27일 at 7:16 오전

    정치드라마 ?? 뭐 하는짓거리 인지 역사드라마나 제대로 만들지 6.25 특집에 미군은 전부 배제하고 요건 한심한 좌레기들의 조작이고 !! 지팡이 시절에는 6.25 직전상황을 오도하려 애를쓰고 정말 더러운 종자들이여 방송 3 사가 전부 전쟁이 터져서 수도 없아 죽어어나가는데 사랑타령하는 6.25 특집은 아무나 못만들지 좀 사실적인거 만들어 보아 !!   

  4. 김규용

    2011년 3월 27일 at 7:21 오전

    6.25 발발 3 개원만에 철저한 준비를한 공산군에 형편없이 패주하여 괴멸당하며 대한민국자체가 거의 쑥대밭이 되는것은 전부 삭제하고 부산 인근까지 밀려나자는것은 전부 빼놓코 인천상륙작전직후에 밀고 올라가느것 만들어놓은 인간들 속이 보인다 !!! 중에 바른 정권이 들어서면 제대로 만들어보아야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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