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경규와 이윤석, 성실과 진심의 예능

‘잘 나간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참 꾸준한’ 예능 프로그램인 ‘남자의 자격’. 이번에는 요리 경연대회를 열었다. 다들 만들 줄은 알지만 요리라기에는 민망한 메뉴, 라면이 주제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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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편도 고정 멤버가 아닌 일반인 참가자들이큰 힘이 됐다, 마치 ‘하모니’ 때처럼. 예선에서 떨어졌지만 즐거워보이던 이들은 물론 결승에서 갖가지 비기와성의를 보여준 사람들 모두.심사위원과 에드워드권의 예능감도 돋보였다.하지만 보다 확실하게 확인된 것은 이경규의 ‘진심’과 이윤석의 ‘성실’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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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승전에 나온 이경규의 컨디션은 확실히 안 좋아 보였다. 안색도 나빴고, 손놀림도 예선 때보다 둔했다. 마지막 4인분을 20분만에 뚝딱 만든 것은 실력이라기보다는 체력의 한계로 보였다.

하지만 그는 최선을 다했다. 방송은 물론 요리까지. 그가 이번 경연에 보인 열정은 이미 예선전 때 입증되었다. 청양 고추 11조각이라는 적정량을찾아낼 때까지 한 조각씩 줄이고 늘려가며 맛을 보았다니까. 또 훈제 처리해 닭 특유의 비린내도 없앴다고 했다. 방송이어서가 아니라, 라면 한 그릇을 끓이는 그의 모습에는 ‘진심’ 가득해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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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규에게 절대 복종하는 캐릭터는 이윤석, 그는 이번에도 성실했다. "요리에 임하는 태도 만큼은 우승감"이라는 심사위원의 말이 가장 정확했다. 긴 이름의, 사실 보기에도 맛이 좀 이상할 것 같은 ‘요거트 라면’을 만들어냈지만, 진지함과 성의만은 타의 추종을 불허했다.

사실 이윤석의 성실성은 프로그램이 시작한 이래 지속됐다. 1년 간 계속된 밴드에서 드럼을 맡아 실력이 가장 일취월장했고, 합창 편에서도 끝까지 안 되는 율동이지만 마지막까지 연습에 연습을 거듭했다. 그런 모습에서 그의 박사학위가 결코 ‘나이롱’이 아니리라는 확신을 갖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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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남격’은 ‘무한도전’의 아류로 여겨지던 프로그램이다. 2009년 말부터야 조금씩 주목을 받았고, 2010년에 합창 편으로 뜨나 싶더니 김성민 사건으로 위기를 맞는 불운을 겪었다. ‘남격’의 팬으로서는 안타까운 사건이었다.

하지만 한번 탄력이 붙은 걸까? 본인에게는 말할 수 없는 불행이지만, 김태원의 암 발견과 수술은 사실 ‘남격’ 프로그램으로서는 행운이었다. 어떤 대본으로도 얻을 수 없는 리얼리티니까. 다행히 김태원 역시 수술 경과가 좋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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합창 시리즈2가 계획 중이라고 한다. 아마 시리즈1 만큼의 재미와 감동은 힘들 것이다. 그래도 올해 ‘남격’에 기대를 하는 건 제2의 박칼린이나 양준혁이 가세해서가 아니라 지천명의 이경규가 보여주는 진심, 그리고 이윤석의 성실함이 변치 않으리라 믿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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