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개토대왕] 사라진 캐릭터, 단선화된 스토리

<근초고왕>이 끝나고 <광개토대왕>이 시작됐다. 방송 4주째인 지금 <근초고왕>의 완성도가 높았던 만큼 <광개토대왕>에 대한 실망도 크다. 이유는 많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가장 큰 원인은 ‘이유 없이 싸우는 죽은 캐릭터들’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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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개토대왕의 배역은 이순신이나 세종대왕 만큼 부담스럽다. 게다가 <태왕사신기>에서는 배용준. 이순신을 맡았던김명민, 세종대왕 역의김상경은연기 좀 한다고 소문난 배우들이었다. 현대극 몇 편이 전부인 이태곤으로서는 상대하기 버겁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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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다면 캐릭터라도 살아 있어야 한다. <근초고왕>은 주인공인 부여구(감우성) 뿐 아니라 부여화(김지수), 위홍란(이세은) 등이 모두 생생했다. 두 측근의 배역도 한정수, 강성윤 등으로 막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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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광개토대왕> 초반 4회는 정말 ‘이유없이’ 싸운다. 김진태 등 사극의 고수인 중견 연기자들이 다수 나오지만, 이들은 <왕건>부터 한 회 걸러 나오던 인물들이다. ‘캐릭터’의 여지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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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왕사신기>의 배용준은 21세기형 ‘쿨가이’였다. <근초고왕>의 감우성은 근대의 비극적로맨스를 아는 고단한 영웅이었다. 그러나 <광개토대왕>의 이태곤은 그저 우직한 무장이다. 왕재라기보다는 임꺽정의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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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초고왕>의 반짝이던 캐릭터, 탄탄한 스토리가 <광개토대왕>에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태왕사신기>의 스케일이나 아이디어도 없다. 터닝포인트가 없는 한 <제국의 아침> 이후 최악의 불상사가 벌어지지는 않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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