혹자가 제기한 것처럼 "어떻게 교도소에 애가 들어올 수 있느냐"고 시비(?)를 할 생각은 없다. 그 정도는 ‘설정’으로 받아들일 수 있다. 실제로 며칠 만에 발각되니까, 그럴 수도 있다.
핵심은 용구(영구를 연상시키려는 의도가 엿보이는)의 수사와 재판. 아무리 경찰청장이 딸의 죽음에 정신이 나갔어도 피의자 한 명을 잡기 위해 그런 ‘광기’를 부릴까. 시대적 배경은 1997년, 문민정부 말기이다. 어떤 이들은 DJ와 노무현 이전 시대는 다 군부독재인 듯 말하지만, YS정권도 분명 민주 정부였다. 비록 IMF로 우울했지만.
그럼 오로지 ‘영화’로만 보자? 그러기에는 완성도가 부족하다. 이미 훌륭한 ‘바보’ 연기가 많았던 탓에 류승룡의 용구는 그저 그렇다. 조연으로 도가 튼 배우 예닐곱을 감방 하나에 몰아 넣었지만, 그 역시 피상적인 스케치에 머문다. 입체적인 공감을 목표로 했다면 인물 수를 줄이고, 사연의 깊이를 풀어놓았어야 한다. 어느 작품에서나 존재감을 드러내던 정진영마저 다른 배우가 연기했어도 충분했을 것 같은 느낌이다. 덕분에 캐릭터와 에피소드에 대한 몰입도가 떨어졌고, 일부 관객들처럼 ‘웃을 만 하면 웃고, 울 만 하면 웃기’가 불가능했다.
‘판타지 가족 영화’에 지나치게 날을 세웠다고 할 지 모르겠다. 하지만 진짜 ‘판타지 가족 영화’였다면 성장한 예승을 등장시켜 모의법정을 통해 무죄 판결을 내리는 일은 하지 말았어야 한다. 정식 재심도 아니고, 사법연수원 모의법정이라는, 그것도 국민참여 형태로 판을 벌인 의도가 무엇인지? 이미 영화를 통해서 관객들은 용구가 충분히 억울하고, 예승이 불쌍하다는데 동의한다. 굳이 이런 여론재판은 용구의 억울함을 풀기 위한 것인가, 아니면 또다른 누군가를 단죄하려는 의도인가?
김준곤
2014년 2월 2일 at 10:37 오후
완전공감…… 이 영화가 흥행몰이에 성공한것은 관객들의 수준을 대변 합니다……변호인이란 영화가 대박나는것과 비슷한 현상이죠
해군
2014년 2월 3일 at 3:34 오후
윗분 말씀처럼 영화의 흥행도 관객의 수준에 달렸습니다
정치가 그런 것처럼…
그래서 천만 관객을 동원하는 국내 영화가 자주 나오지만 별로 반갑지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