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연아와 ISU의 정치경제학

왜 심판들이 김연아에게 비우호적이었을까?

김연아 선수의 팬으로서 시종일관 의문이었다. ‘러시아’ 탓이 가장 커보이지만, 문득 국제스포츠연맹의 정치경제학으로 설명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다가 몇년 전 아래 링크된 기사를 찾았다. 덕분에 상당히 설득력 있는 ‘추론’이 될 것 같다. 김연아와 ISU의 합리적 선택 때문이라는.

http://www.ukopia.com/ukoSports/?page_code=read&uid=123313&sid=20&sub=2
벤쿠버 올림픽 금메달 이후 김연아는 ISU 수익에 별다른 도움이 안됐다. 세계선수권대회에는 두번 나섰지만, 주 수입원인 그랑프리 시리즈와 파이널에는 한번도 나서지 않았다. 세계선수권 역시 한번은 벤쿠버 직후인 2010년, 다른 한번은 지난해 올림픽 출전권 획득 목적이었다. 만 3년 동안 메이저 대회에 김연아는 출전하지 않았다. 김연아 개인과 한국을 위해서는 합리적이었지만, ISU 입장에서는 섭섭할 수밖에 없다.

보통 SBS가 그랑프리 시리즈 한 차례 중계권료로 5억원을 지불한다고 한다. 그랑프리가 매년 여섯번, 벤쿠버 이전에 김연아가 연평균 세번씩 나갔으니가 10억이 훌쩍 넘었을 것이다. 당장 한국에서만 이러한 돈이 ISU에 들어가지 않았다. 중계권료와 스폰서십에 전적으로 의존하는 국제스포츠기구의 특성상 전세계적인 수입 손해는 훨씬 컸을 게 분명하다.

특히 김연아와 아사다 마오의 라이벌 구도는 큰 흥행 요소였다. 하지만 이게 본격화되어야할 지난 4년 동안 김연아는 은퇴 결심과 부상 때문에, 아사다 마오는 슬럼프로 맞대결이 거의 없었다. ISU 입장에서는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클 수밖에 없다. 마치 미인선발대회 우승자가 그 타이틀로 개인 수입만 챙기고, 주최측의 이익에는 기여를 안 하는 것과 비슷하지 않을까. 실제로 몇몇 미인대회 우승자들은 그런 이유로 자격이 상실된 경우도 있다, 협조에 적극적이지 않다고.

게다가 김연아는 이번 올림픽을 끝으로 은퇴를 공언했다. ISU의 시선이 고울 리 없다. 가장 상품가치가 높은 올림픽 금메달을 갖고 은퇴? ‘먹튀’에 가깝다. 올림픽 2연패의 영예는 선수 개인의 것이지 ISU와는 상관 없다. 차라리 어린 선수를 띄워서 향후 몇년 동안 흥행을 하는 게 훨씬 ‘합리적’이다. 10대의 소트니코바나 리프니츠카야가 대회 전부터 ‘띄워진’ 것도 ‘러시아’인 동시에 유통기한이 많이 남았기 때문은 아닐까?

선수가 이런 것까지 신경써야 한다고, 그래서 김연아 선수가 잘못했다는 게 아니다. 은퇴 여부 때문에 마음고생이 심했고, 부상 때문에 나가고 싶어도 나갈 수 없었으리라는 점도 안다. 하지만 앞으로 우리가 김연아와 같은 선수를 다시 얻는 ‘행운’이 또 찾아온다면(회의적이지만), 이런 큰 그림도 누군가는 곁에서 그려보면 좋겠다. 세상은 같이 먹고 살아야 한다는 경제적 마인드, 그 경제성에 따른 정치적 고려가 병행돼야 스포츠 선수가 운동에 전념하고, 그 노력에 상응한 정당한 성과를 거둘 수 있을 터이니.

2 Comments

  1. 민경혜

    2014년 2월 21일 at 6:50 오후

    훌륭한 글 잘 읽었습니다. 약간 다른 식으로 비유하자면, 우리 사회의 민주화기여 지분의 ‘우려먹기’에 대한 저항감 뭐 그런 비슷한 것일 수 있겠습니다. 선수로서의 꾸준한 각고의 노력은 평가되어야겠지만, 문제는 심미적으로 또는 기술적으로 누구나 인정할 수 있는 새로운 시도나 도약이 없었다는 것입니다. 현재의 ‘그 수준’에 대한 보상은 이미 4년 전에 끝났다는 심리로 생각됩니다.   

  2. 국민연합

    2014년 2월 23일 at 2:13 오전

    "평창 동계 올림픽 개혁 선언문"

    ‘러시아연방’의 ‘소치올림픽 혁명’ 성공을 축하하며
    ‘IT’ 강국 대한민국은 네티즌의 이름으로 다음과 같이
    "평창 올림픽"에 대한 "개혁선언문"을 공포하노라!

    "지구촌 인류의 우정과 화합을 다지는
    동계 올림픽의 ‘정신과 이념’은
    북극곰에게 물려 사망하였으므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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