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치 올림픽 속 평창 홍보와 아리랑

궁금했던 소치 올림픽 폐막식 중 ‘평창 프리젠테이션’에 관한 유일한 기사. 김연아와 안현수 때문에 잊은 것 같은데 다음 동계올림픽 개최는 우리나라이다. 폐막식에는 다음 개최국을 위한 시간이 있고, 이번 총감독은 뮤지컬 감독 출신의 윤호진, 재일교포 작곡가 양방언과 가수 조수미, 나윤선, 이승철 등이 나선다는 정도만 예고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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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와 달리 난 긍정적으로 봤다. 일단 ‘아리랑’을 BGM처럼 깐 것은 매우 잘한 것이다. 최근 올림픽 개폐회식의 문화행사는 보편성보다 특수성이 대세이고, 특히 아리랑은 세계문화유산 지정을 놓고 중국과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는 사안이다. 올림픽의 이상은 평화와 화합이지만, 현실은 전쟁이고 그건 경기장 안팎에서 동일하다. 이런 호기를 놓칠 이유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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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선수들을 참여시킨 점, 강강수 월래를 한 것도 괜찮은 선택이다. 어색해 보이긴 해도 의미가 컸고, 사전 연습 없이 누구나 할 수 있는 전통공연이 강강수월래 만한 게 또 있겠는가. 다만 선수들을 폐회식에 참여시킬 계획이었다면 조금 더 많았어야 한다, 미리 귀국시키지 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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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아쉬운 점은 분명히 있다. 가장 큰 건 중계 카메라의 무성의. 어찌된 일인지 숄더 카메라가 단 한 대도 없었고, 덕분에 디테일이 살아있는 눈사람과 한옥 중문이 전달되지 않았다. 90%가 롱샷과 풀샷 뿐이라 스틸샷을 보고 나서야 정체가 확인 가능했다. 방송팀과 동선 협의가 안되었는지 마지막 무등놀이도 잡히지 않아 아쉬웠다. 아울러 공간에 비해 참여 인원이 전반적으로 적어 썰렁해보인 점도 부정할 수는 없을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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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림픽은 경기 만큼 개폐회 행사도 중요하다. 88년 서울올림픽 개회식의 굴렁쇠 소년과 폐회식의 다듬이질은 가히 ‘신의 한 수’였다. 보다 기발하고 세련된 콘텐츠에 대한 고민이 시작돼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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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가장 짜증나는 건 준비 없는 지상파의 중계방송… 애국가를 부른 평창과 강릉의 초등학생에 대한 소개, 가야금 연주자에 대한 부연 설명, 퍼포먼스의 의미 해설 등이 전혀 없었다. 기껏 한다는 말이 평창군수와 강릉시장, 강원도지사가 서로 나서려는데 IOC가 조정했다는 것 뿐이었고 이후에는 ‘김연아’만 졸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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