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스쿨의 찬란한 슬픔의 봄맞이
법학전문대학원의 봄은 언제나 뒤숭숭하다. 졸업생들은 변호사시험 결과가 나오지 않았기 때문에 불안하다. 취직을 하면 한대로, 미취업이면 미취업인대로 이중고에 시달린다. ‘로3’이라 불리는 3학년들도 우울하기는 마찬가지. 1년 남은 변호사시험의 압박과 더불어 ‘사전채용(얼리 컨펌)’된 일부를 제외한 다수에게는 취업시장이 1년간 유보됐기 때문이다.
Early Confirm, 심각한 독과점
주요 로펌(약 8~12개)들은 재학생, 주로 2학년을 대상으로 사전채용을 한다. 소위 ‘얼리 컨펌’이다. 정원의 1/3 정도가 여름방학, 2/3 정도를 겨울방학 실무수습 직후에 확정한다. 광장, 김앤장, 바른, 세종, 율촌, 지성, 태평양, 화우 등(가나다 순) 일반인들에게 알려진 대평 로펌에 갈 수 있는 ‘사실상’ 유일한 기회로 매년 100여명 정도가 채용된다. (사법연수원 채용은 별도) 매년 1500명씩 변호사가 나오는 걸 감안하면 6~7%에 불과함 셈.
이 100여명의 소속 로스쿨도 서울대가 1/3, 연고대 1/3, 다른 학교가 나머지 1/3 정도이다. 서울대 로스쿨생 150명 중에서도 20%만이 재학 중 취업에 성공하는 것이다. 또 정원의 1/3이 안되는 서연고 세 학교가 메이저 로펌의 2/3를 차지한다고도 볼 수 있다. 따라서 비SKY 학생이 재학 중 채용과 연봉 1억의 꿈을 이룰 확률은 매우 낮다.
머나먼 공공영역 채용
소위 판사와 검사로 불리는 법원과 검찰은 9월에야 채용 프로세스가 시작돼 12월 초에나 결과가 나온다. 그나마 변호사 시험 후에 진행되던 초창기에 비하면 많이 당겨졌지만, 여전히 로3 입장에서는 부담스럽다. 변시가 얼마 남지 않은 상황에서 서류준비와 두세 차례의 시험 준비, 그리고 탈락했을 때의 정신척 충격 때문이다.
인원도 많지 않다. 법원과 검찰 합쳐서 100명 내외. 다만 대형 로펌처럼 주요 대학의 독과점이 심하지는 않다. 서울대의 경우 매년 법원에 1~6명, 검찰에 8~12명 정도로 평균 열다섯 정도. 상대적으로 지방 거점 국립대 로스쿨이 강세를 보이기도 한다.
극소수의 사내변호사
전통적인 법조 삼륜(판사, 검사, 변호사)보다 인기있는 게 사내변호사이다. 물론 사내변호사도 엄연한 ‘변호사’이지만, 로펌이나 법률사무소와는 업무나 근무 여건이 사뭇 다르기 때문이다. 특히 초봉 6~7000의 대기업이나 공기업 사내변호사는 어지간한 대형 로펌 가기보다 어렵다고 한다. 급여는 2/3 수준이지만, 일은 1/2이라는 풍문 탓이다.
문제는 자리가 매우 적고, 경력직을 선호하며, 재학생 모집이 거의 없다는 점이다. 매년 신규모집이 100명 안팎이고, 그나마 경력 변호사나 연수원과 함께 경쟁해야 한다. 서울대 로스쿨에서도 기수별로 10명 정도가 이런저런 곳의 사내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20:80이 1:99보다는 낫다?
여전히 학부 저학년이나 고교생들과 학부모는 ‘문과라면 로스쿨’이라고 말한다. 1:99의 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변호사 자격증이라도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하지만 로스쿨이 그 1%가 모여서 20:80으로 갈리는 곳이라는 점은 모르는 것 같다.
매년 서울대 로스쿨 졸업생 150명 가운대 군 입대를 제외한 120명, 그 가운데 절반 정도만 졸업 직후 직장을 갖고 업무를 시작한다. 졸업 후 1년이 지난 지금에야 자발적 미취업자를 제외한 나머지가 거의 자리를 잡았다. 그 중에는 월급 2~300도 안되고, 고용도 불안한 이름 없는 법률 사무소도 많다. 이런 비율은 연고대에서는 절반으로, 그 다음 학교에서는 반의 반으로 떨어진다.
제도의 문제는 아니다. 원래 ‘경쟁’을 극대화해서 법률 서비스의 질을 높이려는 취지였으니까. 오직 당사자가 선택하고 책임질 일이다. 로스쿨을 고등학교 때 서울대를 목표로 하듯이 ‘일단 가고 볼 곳’은 아니다. 적성과 본인의 형편을 모두 고려해 신중한 결정이 절실하다.
큰나랏님
2014년 3월 27일 at 1:58 오전
경쟁’을 극대화해서 법률 서비스의 질을 높이려는 취지???
많이 뽑아 경쟁을 극대화하면 법률서비스의 질이 높아지나요?
시장 수요는 생각지도 않고 우격다짐으로 쑤셔넣기만 하면
수요자도 행복하고 변호사도 만족할까요?
큰나랏님
2014년 3월 27일 at 2:02 오전
대량으로 쏟아져 나오는 신출내기 변호사들도 먹고 살아야 하니
점점 억지 저질소송,변호사범죄가 늘어가고 그로 인한 사회경제적
부담은 국민들의 몫이 됩니다.
큰나랏님
2014년 3월 27일 at 2:58 오전
우리도 로스쿨 교수가 수업시간에 학생들을 보고 여러분들중에서 감방에
가는 사람이 여러명 생길 것이라 천연덕스럽게 말할 때가 올 것입니다.
tony
2014년 4월 3일 at 1:06 오후
같은 대학에서 공부를 하고 국가에 헌신봉사하는 계열이 따로 존재하는것도 아닌데
왜 변호사들의 봉급을 이처럼 많이줘서 위화감을 조성하는가?
장삿속 기업들때문에 연예인들(물론 일부이겠지만) 이 산업전선에서 목숨걸고 열심히 일
하는 산업전사들 보다 너무 높은 수입을….
한창 공부하고 연구에 탐할 젊은이들이 연예인의 망상에 얼마나 희생되고 있는가?
물론 자본주의의 병폐가 빈부격차라지만 이런 병페를 알고 택했다면 그 부작용을 최소화
할 대책이 절실하지 않은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