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겹치기 출연, 어디까지

KBS 수목드라마 <감격시대> 종영 이후 SBS의 <쓰리데이즈>로 넘어갔다가 순간 당황했다. K후속 드라마 <골든 크로스> 예고편에 나오던 배우가 <쓰리데이즈> 회상 장면에 나왔기 때문이다. 이름은 가물가물했지만 종종 주인공의 아버지나 선배 역할로 낯익은 이대연이었다. <쓰리데이즈>와 <골든 크로스>에서의 역할은 동일했다, 남자 주인공의 아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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젊은 스타급 연기자들은 1년에 두세 작품을 하면 많이 하지만, 중견 연기자들의 겹치기 출연은 조연이라는 이유로 공공연하다. 하지만 이렇게 같은 수목 드라마에 채널만 바뀌어 나오니 당황스러웠다. 물론 <쓰리데이즈>에서 사망 처리된 다음 <골튼 크로스>에 나오기 시작했으니까 완전한 겹치기는 아닐지도. 하지만 여전히 회상씬에는 등장하고, 배역마저 주인공 아버지도 동일한 것은 아무래도 아닌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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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다 큰 문제는 이대연이 직전 KBS 월화 드라마 <태양은 가득히>에서도 주인공의 아버지였고, 어제 시작한 후속 K 월화 드라마 <빅맨>에도 조연으로 출연한다는 것. 같은 방송사 월화 드라마에는 연속으로, 다른 방송사 수목 드라마에는 디졸브로 나오는 셈이다. 그의 연기력을 감안해도 출연하는 배우와 캐스팅한 제작진 모두 시청자에 대한 배려가 부족한 게 아닐까. 드라마의 제작 일정이나 방영 채널 변수가 있다고 해도 이렇게까지 하면 곤란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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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연급인 진세연 역시 비슷한 논란에 휩싸인 적이 있다. 이번 <감격시대>가 종영하지 않은 상태에서 <닥터 이방인>에 캐스팅되어 촬영에 들어갔기 때문이다. 이름을 알린 <각시탈> 때에도 비슷하게 <다섯 손가락>으로 넘어갔다. 비록 전작 종영 후 후작이 방영되기는 하지만, 주연이라는 면에서 겹치기로 볼 수 있다. 이는 배우의 생명을 위해서도 바람직하지 않다. 금방 소모될테니까. 실제로 <각시탈>과 <감격시대>의 진세연은 차별화에 실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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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맨>의 이다희 역시 ‘또 나오네’라는 느낌을 준다. 지난해 6월 <너의 목소리가 들려>에 이어 바로 9월에 <비밀>에 출연했기 때문이다. <비밀>이 종영한지 4개월이 지났지만 이전 두 작품이 너무 맞닿았던 탓이다. 결코 본인에게 득이 되지 않는 연속 캐스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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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기자 입장에서 주요 드라마의 캐스팅을 마다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비슷비슷한 배역으로 연달아 소비되는 건 장기적으로 득이 되지 않을 듯 하다. 주연이라면 1년에 두 작품 정도, 조연이라도 전작의 종영 후, 채널은 바꾸어서 나오는 게 최소한 시청자나 본인을 위해서 좋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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