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호 사건 보도에도 작동하는 진영 논리

세월호 만큼 유명해진 다이빙벨이 결국 실패한 모양이다. 일말의 기대가 있었는데 실망스럽다. 그리고 이를 다루는 매체의 태도는 절망적이다. 진영 논리가 다이빙벨 투입보다 더 극명하게 작동하고 있기 때문.

진보적인 매체들은 이종인 대표가 ‘사과’했다는데 초점을 맞추고, 사진도 위축된 모습을 썼다. 콘텐츠도 건조하게 아래 링크한 경향처럼 사실관계만 다루거나 한겨레처럼 올리지도 않았다.

반면 보수 매체들은 ‘속았다’는 유족들의 멘트 위주이고, 이종인 대표의 말은 ‘사업적’, ‘사기 훼손’ 등을 발췌 인용해 천인공노할 대상으로 만들었다. 사진도 엊그제까지의 당당한 분위기.

쥐만 잘 잡으면 고양이 색깔은 상관없다는 말이 나온지 40년이 다 되어간다. 세월호에서 생존자든, 희생자의 시신이든 빨리 수습할 수 있다면 다이빙벨이든, 아니든 무관한 것 같은데 각 진영에서는 그렇지 않은 모양이다. 한쪽에서 다이빙벨만 쓰면 될 것처럼 목소리를 너무 높인 탓이 있겠지만, 그렇다고 이렇게 고소하다는 반응도 오십보백보.

방송통신심의위원회가 jtbc의 이종인 대표 인터뷰를 문제 삼은 것도 이러한 상황 때문이다. 확실한 검증이나 충분한 반론이 병행되지 않은 개인의 주장이 여과없이 전파되었을 때의 결과가 바로 작금의 상황. 언론의 자유 중요하고, 만일 그 덕분에 다이빙벨 투입이 가능해졌다고 해도 그 cost가 더 큰 게 아닐까.

언론만의 문제는 아니다. 다이빙벨 소식을 실시간으로 중계하다시피 하던 일부 ‘배웠다는 사람들’의 SNS도 조용하다. 사과는 대통령도 제대로 안 했다니까 그렇다 쳐도 본인이 열심히 퍼나른 내용에 대해 유감이나 후속 업데이트까지는 해야하지 않을까? SNS에 표현의 자유를 원한다면 그 반의 반만큼 책임감도 필요할 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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