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기간행물’의 의미
이번 주 서울대학교의<대학신문>이 발행되지 않았다. 월요일이면 포스코 체육관 입구에서 <대학신문>과 <대학내일>을 집어오는 게 일과였는데… 아마 지난주 월화가 연휴였기 때문인 듯 한데, 그래도 괜찮은 걸까? 5일자가 아닌 7일자 내놓고 12일은 그냥 넘어간 것.

세상에는 두 가지 간행물이 있다. 하나가 단행본이고, 다른 하나가 연속간행물이다. 연속간행물은 영어로 serial이고, 그 중 정기간행물은 periodical로 분류된다. 부정기간행물도 있을 수 있지만, 신문과 잡지는 정기간행물로 봐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일정 기간마다 나오는 게 원칙… 설이나 추석도 아닌 어린이날-석가탄신일 연휴도 특별한 사정인지 의문이다.

<정치 외교 동창회보>, <서울대 사람들>, <소리통로> 등의 정기간행물을 만들면서 가장 신경 쓴 것은 ‘약속한 날 내놓는’ 것이었다. 계간이면 3,6,9,12월 1일에 볼 수 있어야 하고, 2주 단위 월요일 업데이트를 공언했으면 하늘이 두쪽 나도 그날 올라가야 한다. 어쩌면 그게 콘텐츠의 완성도보다 중요했다. 기간 약속은 신뢰도의 근본이니까.

그런데 생각보다 이 원칙을 설득하고 공감시키기가 어려웠다. 함께 일하는 후배들은 물론 담당 직원조차 매우 둔감했다. (심지어 서울대 본부 담당자는 계간지를 봄부터 한달씩 딜레이시키더니 겨울호를 건너뛰었다 ㅎㅎ) <소리통로>는 웹진 형태라 더욱 난감해서 시험, 레포트, MT, 실무수습 지원 등에 가차 없이 마감이 밀렸다 ㅋ

업으로 하는 일과 취미로 하는 것에 동일한 책임감을 요구할 수는 없다. <대학신문>은 그 중간에 있어 더 애매할 수 있다. 하지만 중간-기말 기간 2주씩 휴간에 방학 내내 졸업 특집호밖에 안 만들면서 연휴까지 쉰다면… 연휴라 수업이 휴강이면 시간 여유가 생기니까 특집을 만들어야 하지 않나 ^^ 각 대학의 매체가 겪고 있는 위기가 정말 환경 탓인지 스스로에게 되물어보면 좋겠다.

p.s. 5월 연휴에 <조선일보>는 4,5일이 휴간이었고, <중앙일보>는 4,5,6일이 휴간이었다. <중앙일보>는 4일에 일요일판 <중앙선데이>가 발간되니까 실질적으로는 이틀 휴간으로 간주한 모양. 하지만 <중앙선데이>가 별도 신청과 요금을 받는 점을 감안하면 독자 입장에서는 달랐을 듯… 물론 <조선일보>의 3일자도 ‘Why?’와 ‘위클리 비즈니스’ 섹션이 은근 슬쩍 휴간.

업으로 하는 일과 취미로 하는 것에 동일한 책임감을 요구할 수는 없다. <대학신문>은 그 중간에 있어 더 애매할 수 있다. 하지만 중간-기말 기간 2주씩 휴간에 방학 내내 졸업 특집호밖에 안 만들면서 연휴까지 쉰다면… 연휴라 수업이 휴강이면 시간 여유가 생기니까 특집을 만들어야 하지 않나 ^^ 각 대학의 매체가 겪고 있는 위기가 정말 환경 탓인지 스스로에게 되물어보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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