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족의 모델
BY hanmeu ON 5. 21, 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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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포 참사의 충격이 큰 것은 희생자 대부분이 미성년자이기 때문이다. 1994의 소위 육해공 참사(구포역 열차 탈선, 서해 페리호, 여객기 비상착륙)에 이어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붕괴로 엄청난 인명피해가 있었지만 이번 만큼은 아니었다. 거기에 가려 안타까운 부분은단원고 젊은 교사들의 희생, 그리고 그 가족들의 슬픔이다.
사고 한달이 지나서야 돌아온 전 교사가 더 마음에 남는 건 그 가족들 때문이다. 희생된 다른 교사들처럼 전선생님도 훌륭했지만, 그 부모가 보여준 모습은 다른 유족들과 상당히 다르다. 어느 부모가 자식을 가슴에 묻지 않겠는가? 학생이 아닌 교사라지만, 이제 겨우 스물다섯, 전도 유망한 재원이었다. 하지만 전교사의 부모는 사건 초기부터 의연했기에 더욱 존경스럽고 슬퍼진다.
알고 보니 아버지는 고급공무원이었고, 어머니는 교사였다.’역시’라는 반응을 보인다면, 편견이고 선입견이 될까? 한달 남짓 동안다양한 군상의 민낯을 집중적으로 볼 수 있었다.대부분 내 민낯이 드러나면 저들과 닮은 꼴이 있을까 두려운 모습이었다. 단 하나, 정말 피하고 싶은 불행이지만,불가피하게 겪어야 한다면 저렇게 견디고 싶다는 생각을 들 게 한 것은 전교사의 아버지 뿐.
그의 모습을 보면서 1999년 개봉했던 영화 <철도원>이 떠올랐다. 하루에 두 번 오는 열차를 맞기 위해 갓난쟁이 딸과 아내의 임종을 모두 지키지 못한, 스스로의 최후도 플랫폼에서 맞이한 호로마이역의 역장. 개발국가 시절의 답답하고 무기력한 아버지의 재현이었다. "주변에 알린다고 달라지는 것도 없다", "아버지로서, 같은 공무원으로서 자랑스럽다"는 전교사의 아버지는 그와 무척 닮았다. 그가 비정하다고, 체제유지에만 기여하는 보수, 반동적 인물이라고 비난할 수 있을까?
모든 사람은 언제든지 유족이 될 수 있다. 누구라도 이번 세월호처럼 어이없고 황당한 사고로 가족을 잃고 싶지는 않을 것이다. 그리고 각자의살아온 사연에 따라 슬픔의 정도와 애도 방법은 달라질 것이다. 그태양이 시비의 대상은 아니지만, 개인적인 호불호는 존재한다.같은 불행이나와 우리 가족에게 찾아온다면,전교사와 그의 부모처럼마주하고 견뎌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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