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자사고가 과대평가됐다는 생각은 해왔지만, 예상보다 빨리 터졌다. 특히 A고는 이종사촌이 다니다가 자퇴하고, 작년 가장 친한 수강생 진학지도를 시원찮게 해 개인적인 유감도 많았지만 ^^ 진보 교육감의 ‘자사고 때리기’에는 반대하지만, 이처럼 자사고 거품은 정리될 필요도 있다.
일부 교육 전문지 기사는 A고가 엄청나게 좋은 학교인 것처럼 묘사했다. 일단 서울대 진학 실적이 25명이나 된다는 것. 그런데 전교생이600명 선이다. 20명 중에 하나 가는, 한 반에서 둘 갈까, 말까 하다. 어지간한 경기권 외고도 20명 중 한명은 서울대 보낸다. 게다가 여기는 ‘광역’ 자사고이다. 기독교 계열 학교라서 독실한 크리스천들이 전국에서 모여든다. 경기권 외고는 경기도 애들만 오는 반면.
사실 더 재미난 건 저 25명의 문이과 비율이다. 학원가에 전해진 바로는 15명 이상이 이공계. 이 업계에서 서울대 이공계 진학 수는 별로 쳐주지 않는다, 의약 계열이 아닌. 전국 의대를 다 돌고 나서 서울대를 쓰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외대부고(용인외고)가 대원외고와 서울대 진학자 수 동점이지만, 나서지 않는 이유도 마찬가지. 자사고로 전환하면서 이공계로 진학자 수를 채운 탓이다. 대원외고는 물론 경기권 외고도 대부분 문과 진학자이므로 ‘질적’ 차이가 있다.
게다가 진학 지도도 엉망이다. 기본적으로 한 학교에서 서울대 동일 학과 수시 일반전형에 셋 이상이 쓰는 건 위험하다. 같은 고교에서 몇명을 뽑는다는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경험적으로 셋 이상이 합격하는 경우는 희귀하다. 대원외고조차도 경제, 경영 등을 제외하면 같은 모집 단위에 두 명 이하로 지원자를 조정한다.
그런데 작년에 이 학교는 동일 학과에 세 명씩 지원하게 했고, 그 중 한 명이 내 학생이었다. 난 스펙이 약해서 어려울 것 같다고 하향지원을 권했는데, 학교에서 "우리 학교니까 된다"고 했단다. 심지어 셋이나 쓴 건 1차 서류전형 떨어지고 알았다고.
마지막으로 정시 결과도 살펴봐야 한다. 서울대 정시 합격자가 거의 없고, 이건 기초 학력에 대한 의심으로 이어진다. 정말 우수한 애들이 모인 학교라면, 수시 체제가 아무리 잘 되어 있어도 내신의 불리함 때문에 SKY를 수시로 못 가는 애들이 생기고, 얘네가 정시로 진학을 한다. 대원외고가 대표적으로 보통 수시:정시 서울대 진학율이 7:3 정도가 된다. 실제 서울대 선발 비율과 비슷하다. 하지만 정시 합격자가 극소수라는 건 수능 점수가 나쁘다는 단적인 증거. 요즘처럼 물수능인 시대에 점수를 못받는다는 건 의미하는 게 뻔하다.
입시성과는 학교를 평가하는 다양한 지표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하지만 자사고가 출범 당시 학부모들의 주목을 받았던 것은 입시에 대한 기대라는 걸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등록금도 더 받고, 이런저런 부담도 지운 게 아닌가. 그러나 대다수 자사고는 그만큼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고, A고 역시 교사와 학생 모두 신실하다는 것 외에는… 그렇다면 일반고로 돌아가는 게 순리 아닐지.
일부 자사고가 과대평가됐다는 생각은 해왔지만, 예상보다 빨리 터졌다. 특히 A고는 이종사촌이 다니다가 자퇴하고, 작년 가장 친한 수강생 진학지도를 시원찮게 해 개인적인 유감도 많았지만 ^^ 진보 교육감의 ‘자사고 때리기’에는 반대하지만, 이처럼 자사고 거품은 정리될 필요도 있다.
일부 교육 전문지 기사는 A고가 엄청나게 좋은 학교인 것처럼 묘사했다. 일단 서울대 진학 실적이 25명이나 된다는 것. 그런데 전교생이600명 선이다. 20명 중에 하나 가는, 한 반에서 둘 갈까, 말까 하다. 어지간한 경기권 외고도 20명 중 한명은 서울대 보낸다. 게다가 여기는 ‘광역’ 자사고이다. 기독교 계열 학교라서 독실한 크리스천들이 전국에서 모여든다. 경기권 외고는 경기도 애들만 오는 반면.
사실 더 재미난 건 저 25명의 문이과 비율이다. 학원가에 전해진 바로는 15명 이상이 이공계. 이 업계에서 서울대 이공계 진학 수는 별로 쳐주지 않는다, 의약 계열이 아닌. 전국 의대를 다 돌고 나서 서울대를 쓰는 게 현실이기 때문이다. 지난해 외대부고(용인외고)가 대원외고와 서울대 진학자 수 동점이지만, 나서지 않는 이유도 마찬가지. 자사고로 전환하면서 이공계로 진학자 수를 채운 탓이다. 대원외고는 물론 경기권 외고도 대부분 문과 진학자이므로 ‘질적’ 차이가 있다.
게다가 진학 지도도 엉망이다. 기본적으로 한 학교에서 서울대 동일 학과 수시 일반전형에 셋 이상이 쓰는 건 위험하다. 같은 고교에서 몇명을 뽑는다는 명문의 규정은 없지만, 경험적으로 셋 이상이 합격하는 경우는 희귀하다. 대원외고조차도 경제, 경영 등을 제외하면 같은 모집 단위에 두 명 이하로 지원자를 조정한다.
그런데 작년에 이 학교는 동일 학과에 세 명씩 지원하게 했고, 그 중 한 명이 내 학생이었다. 난 스펙이 약해서 어려울 것 같다고 하향지원을 권했는데, 학교에서 "우리 학교니까 된다"고 했단다. 심지어 셋이나 쓴 건 1차 서류전형 떨어지고 알았다고.
마지막으로 정시 결과도 살펴봐야 한다. 서울대 정시 합격자가 거의 없고, 이건 기초 학력에 대한 의심으로 이어진다. 정말 우수한 애들이 모인 학교라면, 수시 체제가 아무리 잘 되어 있어도 내신의 불리함 때문에 SKY를 수시로 못 가는 애들이 생기고, 얘네가 정시로 진학을 한다. 대원외고가 대표적으로 보통 수시:정시 서울대 진학율이 7:3 정도가 된다. 실제 서울대 선발 비율과 비슷하다. 하지만 정시 합격자가 극소수라는 건 수능 점수가 나쁘다는 단적인 증거. 요즘처럼 물수능인 시대에 점수를 못받는다는 건 의미하는 게 뻔하다.
입시성과는 학교를 평가하는 다양한 지표 가운데 하나일 뿐이다. 하지만 자사고가 출범 당시 학부모들의 주목을 받았던 것은 입시에 대한 기대라는 걸 부인할 수 없다. 그래서 등록금도 더 받고, 이런저런 부담도 지운 게 아닌가. 그러나 대다수 자사고는 그만큼의 기대를 충족시키지 못했고, A고 역시 교사와 학생 모두 신실하다는 것 외에는… 그렇다면 일반고로 돌아가는 게 순리 아닐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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