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로스쿨은 강남 3구와 특목고 전유물인가?” – 노컷뉴스, 2012. 4. 9.
“로스쿨 = ‘돈스쿨’ 아우성” – 주간동아, 2014. 4. 8.
“로스쿨 검사 45% 특목고 ‧ 강남 출신” – 매일경제, 2014. 10. 22.
로스쿨이 미디어에 비치는 모습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기사 제목들이다. ‘돈스쿨’이라는 로스쿨의 대표적인 부정적 이미지에 더하여,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을 둘러싸고 부유층 자제, 나아가 각계각층의 고위층 자제들이 많고 부의 대물림을 위한 수단이라거나 현대판 음서제가 시행되고 있는 곳이라는 비난이 끊이지 않고 있다.
‘강남 3구’ 출신의 학생들이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어느 정도나 될까? 국회 교육문화체육위원회 소속 김태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의 자료에 따르면 2014년 서울 강남 3구 고교 출신은 18명으로 전체의 11.8%를 차지했으며 이는 2009~2013년 평균치인 16.2%보다는 약간 낮아진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은 자료만을 근거로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을 부잣집 자제들만 다니는 학교로 속단해도 좋은지 의문이다. 실상 정시 합격생 열 명 중 일곱 명이 강남 출신이라는 서울대학교 학부 입학생의 구성 비율과 비교하면 오히려 강남 3구 편중현상은 법학전문대학원 단계에서는 완화되는 양상을 보이기 때문이다.
실상 ‘귀족학교’니 ‘돈스쿨’이니 하고 부르는 것은 첨예한 대립하는 이해관계에 따른 낙인찍기에 가까운 경우가 많다. 로스쿨에 대한 위와 같은 비판은 주로 사법시험 존치의 근거로 활용되곤 한다. 그러나 종래의 연수원생과 로스쿨생 사이에 과연 의미 있는 경제적 격차가 있는지 의심스러울 뿐더러, 실제 사법시험이 개천에서 용 나는 통로로 활용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2014년 43기 사법연수원 수료생의 경우 특목고 출신은 14.3%, SKY 출신은 52.4%를 차지한다. 42기의 경우에는 각 17.9%, 62.7%의 비율을 차지하고 있었다. ‘위의 수치에 비하면 양호한 것이 아닌가?’하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그러나 150명 인원의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구성과 비록 최근 그 규모는 줄고 있으나 1000명 단위로 선발해온 사법연수원생의 구성을 동위에 놓고 비교하는 것 자체가 무리다.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연도별 평균 등록금 및 재학생 1인당 장학금 (단위 : 천 원)
공시년도 |
학교평균등록금 |
재학생 1인당 장학금 |
2014 |
6,716 |
4,429 |
2013 |
6,733 |
3,562 |
2012 |
6,750 |
3,440 |
자료 : 대학알리미
서울대학교 특별전형 입학자 (단위 : 명)
구분 |
기초생활수급권자 등 |
농어촌지역 출신자 |
특수교육 |
국가유공자 |
북한이탈주민 |
계 |
2014년 |
4 |
3 |
1 |
|
2 |
10 |
2013년 |
8 |
1 |
|
|
|
9 |
2012년 |
5 |
3 |
1 |
|
|
9 |
2011년 |
7 |
|
2 |
|
|
9 |
2010년 |
3 |
4 |
2 |
|
|
9 |
2009년 |
2 |
4 |
3 |
1 |
|
10 |
합계 |
29 |
15 |
9 |
1 |
2 |
56 |
자료 : 유기홍(새정치민주연합) 의원
항간을 떠도는 불명예스러운 평가와는 달리, 로스쿨은 장학 제도와 특별전형 운영을 통하여 오히려 기회 균등에 일조하고 있다.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장학금 수혜율을 살펴보면 재학생 1인당 장학금은 점차 증가하고 있으며, 공시년도 2014년 기준 그 금액은 1인당 4백 42만 9천원이며 학생들에게 지급되는 장학금 총액은 20억 원을 초과한다. 이 중 9억 원 가량은 교내장학금이며 그 중에서도 약 8억 2천만 원은 순수하게 저소득층 장학금으로 지급되었다.
사회적 취약 계층을 위한 지원은 장학금 지급에서만 끝나지 않는다.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은 저소득층, 신체장애인, 탈북자 등을 대상으로 하여 2009년 개원 이래 매년 9명~10명의 신입생을 선발하여, 매해 신입생 정원의 6%(9명) 이상을 꾸준히 특별전형을 통해 채우고 있다. 전체 법학전문대학원 단위로 시선을 넓혀보면 2014년에만 신입생 2000명 중 132명이 특별전형을 통해 법학전문대학원에 입학했다.
물론 로스쿨을 마칠 때까지 상당한 등록금과 생활비가 든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다. 현행 로스쿨 제도 하에서는 개인이 상당한 금액을 투자하여 교육을 받은 후 자격증을 취득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이러한 로스쿨 제도의 특성으로 인하여 로스쿨은 부의 대물림을 위한 손쉬운 수단으로 폄하당하기 일쑤다. 그러나 자신의 비용으로 자격증을 취득하되 장학제도를 통하여 저소득층이나 취약계층을 지원하고 있는 현 로스쿨 제도와, 선발을 통해 법조인을 양성해내는 비용을 국민이 나누어 부담하는 현 사법시험 중 어느 것이 더 서민친화적인지는 다시 한 번 따져볼 일이다.
학교를 다니다보면 부유한 환경에서 자란 동기들을 제법 보게 되는 것은 사실이다. 그럼에도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을 귀족학교라고 칭하는 것은 침소봉대라고 느껴진다. 소위 ‘명문대’ 학생들의 구성과 비교해보아도 과연 유의미한 차이를 보일지 의문스럽다. 이러한 ‘쏠림 현상’은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구조적인 문제이지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만의 문제로 치부할 수는 없는 것이 아닐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