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못사는 친구 사이인 재판장(권해효)과 담당 검사(김의성)는 진실을 고백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한 발짝씩 멀어져간다."
어제 한 중앙일간지에 실린 영화 <소수의견>에 대한 비평 중 한 문장이다. 글쓴이가 영화를 보았다고 하니까 믿겠다. 하지만 지나치게 누군가로 ‘빙의’해서 본건 분명하다. 아마도 타인에게 보일 글을 쓰기 위한 최소한의 객관성이 의심스러울 만큼.
무엇보다도 영화 중 판사(권해효)와검사(김의성)는 ‘죽고 못 사는 친구’가 아니다. 영화 어디에서도 그런 단서는 나오지 않는다. (감독판이라면 모르겠다) 관할권 이전 전의 판사(박철민)과 검사가 절친이고, 그런 이유로 변호인측은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해 재판부를 변경한다. 판사(권해효)가 검사(김의성)를 편들 거라는 단초는 오직 "같은 법조인으로 자기 법정에서 다른 법조인이 죽어나가는 것을 원치 않으리라"는 변호사(유해진)의 추측 뿐이다. 영화평은 전자에서 혼동했거나, 후자를 자의적으로 확대해석한 셈이다.
사실 <소수의견>은 꽤 잘 만들었고, 이전의 이런 고발성 영화에 비하면 상당히 세련됐다. 하지만 홍보 포스터부터 왜곡이 심하다. ‘원고 철거민 vs. 피고 대한민국’, ‘100원짜리 소송’이라는 것 때문이다. 이 둘은 모두 행정소송에 해당되는 부분이다. 즉 국가공권력의 법 집행 과정에서 국가의 부작위로 국민이 사망했으니까 배상하라는 것. 충분히 논리적이고, 용산참사에도 적용될 수 있는 의미심장한 사안이다. 그런데 영화에서 이 소송은 거의 다뤄지지 않는다. 다 합쳐서 2분이나 될까??? 소 제기하고, 정부 측 대리인 바뀌고, 스포트라이트 좀 받고, 기각되고 끝이다. 이런 내용을 메인 홍보 타이틀로 사용한다는 건 지나친 상업적 낚시가 아닐까.
영화의 절대 분량은 형사소송이고, 그 스토리는 진부하다 못해 식상하다. 국가기관의 음모에 선량한 시민과하수인 격인경찰이 희생되었다는 것. 그 음모도 어설프고, 밝혀지는 과정도 새로울 게 없다. 개입은 청와대가 했는데, 뒷수습은 부장검사 하나가 도맡는다는 것도 어색하다. 살인죄로 현장에서 체포된 조폭이 어떻게 보석으로 풀려났는지, 일개 조폭 따위에게 검사가 직접 녹음되는지도 모르고 훈계를 했는지, 위의 행정소송이라면 모르지만 이 형사소송에 경찰청장이 증인으로 나올 이유가 있는지…
<소수의견>은 상업영화를 표방했다. 그건 돈을 벌겠다는 이야기이고, 그렇다면 재미로 승부를 봐야 한다. 하지만 "실화와 무관하다"는 자막만 깔았을 뿐 철저하게 용산 참사를 활용한다. 아이템 자체는 물론 검찰의 수사자료 비공개, 변호사에 대한 징계시도 등 최근 한국사회 진영 논리의 어느 한편에 철저하게 호소하고 있다. 미안하지만, 이건 좀 많이 비겁하다.차라리 고발성 ‘다큐’라고하면 솔직하고, 용감하다는 점은 인정할 수 있었을 텐데… 결국 <소수의견>을 다수가 봐야한다는 건’용산참사’를 최대한 상업적으로 활용하겠다는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듯 하다.
마지막으로 간과할 수 없는 게 검찰에 대한 적대감이다. 영화에서 검사들은 앤타고니스트를 넘어서 ‘찌질한’ 악의 축이다. 별건 수사로 증거물을 압수해가려다가 주인공들에게 뒤통수를 맞는다. 국민참여재판에서 가증스럽게 배심원들을 (여우처럼-유해진의 대사) 홀리는 여검사는 재벌집 며느리로 설정됐다. 그녀가 검사석에 올려놓는 핸드백은 삼춴만원짜리란다. 이건 여성비하 아닌가?
비슷한 시기에 <연평해전>이 개봉했다. 둘이 많이 비교가 된다.실화를 바탕으로, 실명을 사용해서 제작한 <연평해전>과 용산참사와의 무관한 상업영화임을강조한 <소수의견>. 흥행=상업성으로 정의한다면 오히려 <연평해전>이성공할 것 같다. 이것도 박근혜 탓이라 할 지, 궁금하다.
"죽고 못사는 친구 사이인 재판장(권해효)과 담당 검사(김의성)는 진실을 고백하는 사람들 사이에서 한 발짝씩 멀어져간다."
어제 한 중앙일간지에 실린 영화 <소수의견>에 대한 비평 중 한 문장이다. 글쓴이가 영화를 보았다고 하니까 믿겠다. 하지만 지나치게 누군가로 ‘빙의’해서 본건 분명하다. 아마도 타인에게 보일 글을 쓰기 위한 최소한의 객관성이 의심스러울 만큼.
무엇보다도 영화 중 판사(권해효)와검사(김의성)는 ‘죽고 못 사는 친구’가 아니다. 영화 어디에서도 그런 단서는 나오지 않는다. (감독판이라면 모르겠다) 관할권 이전 전의 판사(박철민)과 검사가 절친이고, 그런 이유로 변호인측은 국민참여재판을 신청해 재판부를 변경한다. 판사(권해효)가 검사(김의성)를 편들 거라는 단초는 오직 "같은 법조인으로 자기 법정에서 다른 법조인이 죽어나가는 것을 원치 않으리라"는 변호사(유해진)의 추측 뿐이다. 영화평은 전자에서 혼동했거나, 후자를 자의적으로 확대해석한 셈이다.
사실 <소수의견>은 꽤 잘 만들었고, 이전의 이런 고발성 영화에 비하면 상당히 세련됐다. 하지만 홍보 포스터부터 왜곡이 심하다. ‘원고 철거민 vs. 피고 대한민국’, ‘100원짜리 소송’이라는 것 때문이다. 이 둘은 모두 행정소송에 해당되는 부분이다. 즉 국가공권력의 법 집행 과정에서 국가의 부작위로 국민이 사망했으니까 배상하라는 것. 충분히 논리적이고, 용산참사에도 적용될 수 있는 의미심장한 사안이다. 그런데 영화에서 이 소송은 거의 다뤄지지 않는다. 다 합쳐서 2분이나 될까??? 소 제기하고, 정부 측 대리인 바뀌고, 스포트라이트 좀 받고, 기각되고 끝이다. 이런 내용을 메인 홍보 타이틀로 사용한다는 건 지나친 상업적 낚시가 아닐까.
영화의 절대 분량은 형사소송이고, 그 스토리는 진부하다 못해 식상하다. 국가기관의 음모에 선량한 시민과하수인 격인경찰이 희생되었다는 것. 그 음모도 어설프고, 밝혀지는 과정도 새로울 게 없다. 개입은 청와대가 했는데, 뒷수습은 부장검사 하나가 도맡는다는 것도 어색하다. 살인죄로 현장에서 체포된 조폭이 어떻게 보석으로 풀려났는지, 일개 조폭 따위에게 검사가 직접 녹음되는지도 모르고 훈계를 했는지, 위의 행정소송이라면 모르지만 이 형사소송에 경찰청장이 증인으로 나올 이유가 있는지…
<소수의견>은 상업영화를 표방했다. 그건 돈을 벌겠다는 이야기이고, 그렇다면 재미로 승부를 봐야 한다. 하지만 "실화와 무관하다"는 자막만 깔았을 뿐 철저하게 용산 참사를 활용한다. 아이템 자체는 물론 검찰의 수사자료 비공개, 변호사에 대한 징계시도 등 최근 한국사회 진영 논리의 어느 한편에 철저하게 호소하고 있다. 미안하지만, 이건 좀 많이 비겁하다.차라리 고발성 ‘다큐’라고하면 솔직하고, 용감하다는 점은 인정할 수 있었을 텐데… 결국 <소수의견>을 다수가 봐야한다는 건’용산참사’를 최대한 상업적으로 활용하겠다는것, 이상도 이하도 아닌 듯 하다.
마지막으로 간과할 수 없는 게 검찰에 대한 적대감이다. 영화에서 검사들은 앤타고니스트를 넘어서 ‘찌질한’ 악의 축이다. 별건 수사로 증거물을 압수해가려다가 주인공들에게 뒤통수를 맞는다. 국민참여재판에서 가증스럽게 배심원들을 (여우처럼-유해진의 대사) 홀리는 여검사는 재벌집 며느리로 설정됐다. 그녀가 검사석에 올려놓는 핸드백은 삼춴만원짜리란다. 이건 여성비하 아닌가?
비슷한 시기에 <연평해전>이 개봉했다. 둘이 많이 비교가 된다.실화를 바탕으로, 실명을 사용해서 제작한 <연평해전>과 용산참사와의 무관한 상업영화임을강조한 <소수의견>. 흥행=상업성으로 정의한다면 오히려 <연평해전>이성공할 것 같다. 이것도 박근혜 탓이라 할 지, 궁금하다.
Share the post "소수를 더욱 외롭게 만드는 영화 <소수의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