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교육의 필요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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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교육이 왜 필요한지 보여주는 글이다. 표준 교과 과정의 역사를 충실히 배웠다면, 이렇게 글을 쓰지는 않을 것 같다. 이건 사관의 다양성으로 묻어갈 수 없는 지극히 편파적인 주장이다.

무엇보다도 제2차 세계대전 이후 마셜플랜을 독일에 대한 시혜로 보면 대단히 곤란하다. 어디까지나 소련에 대응하기 위한 미국의 전략적 선택이었고, 덕분에 서유럽 자유진영은 독일을 완충지대로 삼아 안보를 확보했으며, 독일은 미국과 나토 기지에 상당 부분의 영토를 양보해야 했다. 결과적으로 경제적 부흥을 얻었지만, 40년 넘게 냉전의 최전선에서 싸운 댓가였다. 다른 곳도 아닌 비슷한 처지의 한국이 이를 공짜로 보면 안되지 않을까.

또 그리스를 유로존에 끌어들인 게 독일 탓이다? 이게 무슨 한일합방도 아니고 ㅎㅎ Grexit보다 먼저 나온 말이 Brexit일 만큼 영국은 EU에 거리를 뒀고, 파운드화도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스가 영국급이냐고 반문하기에 앞서, 영국조차도 그렇게 재고 따지는데, 덜컥 들어간 모럴해저드를 반성해야 할 것이다.

더불어 레퍼런스 역시 편향됐다. 슈피겔은 대표적인 진보 성향의 잡지, 또다른 매체도 필자 스스로 중도좌파로 규정했다. 균형 감각을 포기한 셈이다.

최근 이런 기자들의 ‘뒷이야기’가 인터넷에 많이 보인다. 독자로서 재미있다. 기자 입장에서도 형식과 분량이 제한적인 기사보다 개인의 주관을 보일 수 있어 매력적일 것이다. 하지만 독이 될 때가 더 많다. 미디어는 사실보도와 의견보도가 엄격히 구분돼야 하고, 후자보다 전자가 위주여야 객관성과 공정성이 담보될 수 있기 때문이다.

특히 이런 글들은 기자 스스로도 가볍게 작성하고, 게이트키핑도 불충분해서 질을 담보할 수 없지만, 독자는 다른 보도기사와 동일하게 판단할 가능성이 높다. 이 글 역시 sbs가 ‘자식들’이라는 ‘스브스 뉴스’로 내보냈는데, 과연 <8시 뉴스>의 기사만큼 시간과 노력을 들였는지 의문이다. 연차가 있는 기자라는 이유로 지나친 자율권을 준 건 아닌지?

예능을 다큐로 받은 감이 없지 않은데… 대단한 역사지식이 아니라 중고등학교 세계사 시간에 졸지 않고, 어깨너머로 <먼나라 이웃나라> 정도 봤으면 알 만한 내용들이다. 시민기자도 아니고, 충분한 숙성이 없었다면, 소속사가 아닌 개인 SNS에나 올리는 게 맞다. 아무리 홈페이지 트래픽 확보 차원이어도~

p.s. 아우러 독일이 과거사 반성에 철저한 건… 다양한 해석이 가능하지만, ‘야만인 취급’을 다시 받고 싶지 않기 때문일 것 같다. 게르만족은 세계사의 주연이었지만, 유럽사에서 상응한 대접을 받지 못했다. 야만인으로 취급되다가 흉노족에 밀려 로마제국에 들어와 로마제국의 동서 분할과 서로마 제국 멸망의 원흉이었기 때문. 종교개혁으로 중세 기독교 공동체의 몰락을 초래했고, 후기산업혁명을 주도해 라틴세계를 상대적 쇠락을 가져오기까지 했다.

양차 대전에서 미국만 아니었다면, 독일은 이천년 한풀이에 성공했을 텐데… 실패했고, 껍데기만 남은 문화와 역사로 소프트파워를 유지하는 라틴계 국가들에게 (겉으로만) 숙이고 있다고 봐야할 듯 ^^ 만일 독일이 그리스에 냉정하다면, 먹고 살 것도 없어 돈 빌려가면서도 독일 무시하고, 큰소리 치는 라틴계 돼지들(PIIGS)에 대한 본보기인 셈. 별로 심한 것 같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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