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 로스쿨 이야기 (8) FAQ

Q) 회사/대학원에 다니고 있습니다. 로스쿨에 가는 게 좋을까요?

A) 커리어 발전의 차원이라면 로스쿨 진학이 나쁠 이유는 없다. 뒤의 <who> 챕터의 샘플 케이스로 소개된 사례처럼 자신만의 커리어를 어느 정도 쌓아둔 점이 로스쿨 입시에서도 상당한 메리트로 작용할 수 있으며 향후 진로 설계에도 유리할 수 있다. 실제 현업에서 얻은 경험과 지식은 학부에서 곧장 로스쿨로 진학하고자 하는 지원자들에게는 없는 무기인 것은 틀림 없다.

다만, 최종적으로 로스쿨 준비 내지는 진학을 결심하기 전에 꼼꼼히 비용편익분석을 해볼 것을 권한다. 잘 풀릴 경우와 그렇지 않을 경우의 커리어와 수입, 그리고 회사 생활을 포기하면서 잃게 된 기대수입에 3년간의 학비와 생활비 등의 비용도 모두 포함시켜야 할 것이다. 섣불리 장밋빛 미래만을 꿈꾸며 무턱대고 법조계에 뛰어드는 것은 오히려 ‘제 팔자 제가 꼬는’ 일일 수 있다.

Q) 공기업과 로스쿨에 모두 합격했습니다. 어디로 가는 게 좋을까요?

A) 사실 이는 궁극적으로는 본인의 가치관에 달린 문제다. 안정과 도전 중 어느 쪽이 본인의 성향에 맞는지, 또 본인이 원하는지가 중요할 것이다. 아마도 공기업을 준비한 사람이라면 높은 연봉보다는 고용 안정성과 워크앤 라이프 밸런스를 중시하는 가치관을 가졌을 가능성이 높다고 추측된다. 그렇다면 로스쿨 진학보다는 안정적 직장인 공기업에서 직장생활을 일단 시작하는 편이 낫다고 본다. 로스쿨 졸업 후에도 안정적인 직장을 가질 수는 있다. 다만 그럴 확률이 공기업에 취업 확률보다 낮았으면 낮았지, 결코 높지는 않기 때문. 법조계에 대한 꿈을 갖고 있다면 공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후에 도전해도 늦지 않다. 물론 머리는 지금만큼 말랑하지 않겠지만, 어느 정도의 경력을 가지고 로스쿨에 진학하는 것이 로스쿨 졸업 후의 커리어에 있어서 분명 도움이 될 것이다.

Q) 재학 중 결혼이 가능한가요?

A) 결혼을 못할 이유는 없다. 현실적으로 결혼을 할 만한 여건이 된다는 것이 전제된다면 말이다.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의 경우 재학 중 결혼을 하는 경우는 기수 당 서너 명 정도로 그리 많지 않다. 부부 중 한 쪽이 이미 직장을 갖고 있어 어느 정도 지원이 가능한 경우이거나, 부모님으로부터 지원을 받아 생활할 수 있는 경우다. 주로 방학, 그 중에서도 3학년 진학을 앞둔 겨울방학 즈음 결혼식을 올리는 것이 보통인데, 실상 이런 케이스보다는 변호사시험을 마친 후 식을 올리는 경우가 더 많다.

사실 로스쿨 생활에서 재학 중 결혼보다는 재학 중 육아 문제가 더 심각한 고충이라 할 수 있다. 실제로 재학 중 출산을 하거나, 아이가 이미 있는 상황에서 로스쿨에 진학하는 경우 육아와 학업을 병행하기가 만만치 않다고 한다. 미혼이나 아이가 없는 사람들의 경우 육아의 고충을 체감하기 쉽지 않기 때문에, 육아를 로스쿨 수업 몇 학점 어치의 부담에 맞먹는다고 비유하기도 한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대개 여성 기혼자들은 로스쿨 재학 중 친정이나 시댁으로부터 육아 도움을 받는 것이 보통이다. 자기 몸이 힘들고 지치는 것도 힘들지만 무엇보다도 아이가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하고 힘들어하는 모습을 볼 때 가장 마음이 아프다고 한다. 워킹맘의 비애 못지않은 것이 로스쿨맘의 비애가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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